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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불 기자회견, JTBC와 ‘짜고 치는 고스톱’일까

  • 기자칼럼
  • 입력 2019.09.26 19:15
  • 수정 2021.02.10 13:49
  • 호수 1506
  • 댓글 25

‘달력사업’ 조계종 해명 회견에도
정평불 등 확인 안된 주장 되풀이
달력제작업체 대표에 확인해 보면
쉽게 해명되는 내용도 ‘횡령’ 고수

기자회견 열었지만 새로운 것 없고
특정인물 모욕주기 위한 의도 불과
기자회견에 일반 언론 대부분 불참

조계종 해명보도 안했던 JTBC 참석
정평불 등 기자회견 의도 자못 궁금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와 손상훈 교단자정센터 원장, 김영국 전 불교개혁행동 대표가 9월26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이들의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는 새로운 내용이 없었고, 이미 조계종이 명확한 근거를 들어 해명한 내용까지 왜곡해 주장하면서 빈축을 샀다.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와 손상훈 교단자정센터 원장, 김영국 전 불교개혁행동 대표가 9월26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9월17일 조계종 전 총무원장 등이 달력사업과 관련해 국고를 횡령한 의혹이 있다면서 검찰에 고발했던 당사자들이다.

이들의 검찰고발로 논란이 커지자 조계종은 9월24일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자료들을 공개하며 “이들의 주장은 검찰 고발을 위해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조작 내지 날조된 허위”라고 반박했다. 특히 조계종 측은 “2012년 5월경 조계종출판사가 승려노후복지기금에 기탁할 목적으로 전문달력업체 다해미디어와 VIP용 고급달력 3000부(판매용)를 제작하기로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그해 10월30일 문화사업단과 템플스테이 홍보용으로 1억원에 계약을 체결해 총 5000부를 제작했다”면서 “템플스테이 홍보용 달력 제작과정에서 국고횡령과 같은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조계종 측은 5000부 제작과 관련한 계약서 2건을 기자들에게 직접 열람하도록 했으며, 달력이 어떻게 배포됐는지에 대한 DM발송 목록도 제시했다. 때문에 정평불 등이 제기한 의혹은 사실상 말끔히 해소됐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그랬기에 이들 단체가 반박 기자회견을 예고했을 때만해도 조계종의 주장을 뒤집을만한 어떤 증거가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들의 기자회견은 궁색했다.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할 뿐 새로운 내용이 없었고, 조계종이 명확한 근거를 들어 해명한 내용까지 왜곡해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고보조금 횡령”을 확신한 듯 검찰청부터 달려가 놓고 조계종이 해명을 내놓자, 이제 와서 관련 자료를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검찰에 고발까지 했기에 조계종 해명에 반박할 정도의 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끝내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조계종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며 자신들의 기존 주장을 기계적으로 되풀이했다. 특히 이들은 이날 “VIP용 달력은 여전히 3000부만 제작됐다”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최모 다해미디어 대표가 언론기자에게 여러 차례 이야기 했다”는 게 유일한 근거였다.

법보신문은 기자회견 직후 최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를 묻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최 대표는 “7~8년 전이라 정확하지 않은 기억에 의존해 말했던 것을 저들이 불법녹취해서 일을 이렇게까지 만들었다”면서 “달력 제작은 5000부가 맞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이어 “그 달력은 외국에서 수입해 온 고급용지로 제작됐고, 5000부 제작 분량의 용지를 구입한 세금계산서와 작가에게 5000부 제작에 따른 저작권료를 지급한 내역도 있다”면서 “검찰조사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최 대표에게 확인만 했더라면 VIP달력이 몇 부 제작됐는지는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또 ‘조계종 측 주장대로 VIP용 달력을 5000부 제작했다면, 다해미디어에 언제, 얼마를 제작비로 지원했는지를 밝혀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는 자신들이 이날 공개한 기자회견 자료 속에 포함된 내용이다.

이들은 이날 ‘조계종 출판사 총계정 원장 중 2013년 조계종 VIP달력 총괄부분’이라는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는 조계종 출판사가 판매용으로 제작한 3000부에 대한 비용을 다해미디어 측에 집행한 내역과 홍보용으로 제작한 2000부에 대한 제작비용을 문화사업단으로부터 받은 것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자신들이 어떤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해당 자료가 어떤 것인지를 분석해봤더라면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VIP용 달력이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명의로 제작된 것은 국고를 지원한 사업임에도 그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기에 국고횡령”이라는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불교문화사업단의 당연직 운영위원장이고, 불교문화사업단장을 임명하는 위치다. 불교문화사업단의 직제에서도 조계종 총무원장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템플스테이 홍보 목적으로 제작되는 VIP달력을 단체의 대표 명의로 발송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청와대도 매년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에 대통령 명의로 선물을 발송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에게도 국고를 횡령했다고 고발할 것인가.

이들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조계종이 내놓은 해명을 반박할 만한 새로운 내용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특정인물을 모욕주기 위한 의도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충분한 근거도 없이 검찰 고발을 했음을 기자회견에서 자인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정평불 등 입장을 토대로 조계종 달력 의혹을 다루고 있는 JTBC 뉴스룸 캡쳐.
정평불 등 입장을 토대로 조계종 달력 의혹을 다루고 있는 JTBC 뉴스룸 캡쳐.

때문에 이들이 이런 무리한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진다. 일각에서는 JTBC를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JTBC는 지난 9월17일 이들 단체가 조계종 전 총무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할 당시 여느 언론보다 비중 있게 이 소식을 다뤘던 언론이다.

그러나 JTBC는 9월24일 조계종이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해명 기자회견을 했음에도 이에 대해서는 지금껏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조계종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기자회견에서 JTBC 취재진은 정평불 등이 주장하는 내용이 허위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직접 열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JTBC는 아직까지 아무런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교계언론을 제외하고 일반 언론의 취재진은 쉽게 찾기 어려웠다. 조계종의 반박 기자회견으로 사실상 의혹이 사라졌다고 단정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조계종의 해명을 이틀이나 지나도록 보도 않던 JTBC는 이날 정평불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어쩌면 JTBC가 이들의 기자회견을 전면에 내세워 자신들의 편향적 보도행태를 만회하기 위해 양비론적 구도로 가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오영 기자<br>
권오영 기자

틈만 나면 조계종을 흠집내기 위해 수시로 기자회견을 열어왔던 단체들은 그렇더라도 JTBC가 공정성을 상실한 보도로 일관할 경우 결국 대중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불교계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다. JTBC는 이제라도 정평불 등의 기자회견 뒤에 숨어 허물을 감추려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조계종의 해명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고 잘못 보도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직하게 보도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들이 표방한 ‘공정한 방송’의 첫 걸음이다. 정평불의 오늘 기자회견 의도가 어디 있었는지 행여 ‘짜고 치는 고스톱’은 아닌지 JTBC의 조계종 달력 의혹 보도를 지켜볼 일이다.

oyemc@beopbo.com

[1506호 / 2019년 10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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