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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조계종 교육원 집행부에 거는 기대

조계종 제8대 교육원이 출범하였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9월19일 개최된 임시회의에서 진우 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하였으며, 진우 스님은 9월23일 교육국장에 원용 스님을 임명하는 등의 인사 절차를 진행하였다. 이로써 제8대 교육원 집행부는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교계 구성원들은 새롭게 출범한 교육원 집행부가 과연 어떻게 산적한 교육현안을 해결해나갈 것인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될 것이다. 

제8대 교육원 집행부의 출범을 역사적인 첫걸음이라 표현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지금의 교육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기본교육기관 조정’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1994년 개혁종단 출범 이후 조계종 교육원은 별원으로 독립되었으며, 독립성이 보장된 이후 결코 적지 않은 교육 사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승가교육 체계의 정비와 각 단계별 교육내용 변화는 큰 업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불과 25년여 만에 조계종 교육원은 승가고시 제도를 확립하였으며, 사미(니) 의제도 뚜렷하게 정착시켰다. 이른바 재교육 차원의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하게 시행해 나가고 있는 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교육원의 업적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기본교육기관과 관련한 문제는 마치 목에 가시처럼 종단 구성원 모두의 걱정거리로 여전히 남아있는 현실임이 분명하다. 다소 극단적인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제8대 교육원 집행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과제는 바로 기본교육기관의 조정 문제이다. 이 과제는 더 이상 미루어져서도 안 되며,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도 아니다. 한 해 출가자 150여명을 넘기기도 힘든 현실에서 조계종은 무려 17개에 달하는 기본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 교육기관에서 10명의 출가자를 수용하기도 힘든 현실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과 현실, 그 어느 것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종단교육 관계자 모두는 그저 한 해 한 해를 견디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기본교육기관 조정안이 발표되어왔다. 교육원 스스로도 이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정안, 혹은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다양한 안들은 그저 ‘안’의 상태에 머물고 있을 뿐, 여기에서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종단 출가자의 급감 추세는 이미 여러 해 동안 지속되고 있는데, 이 분들을 어엿한 종도로 양성하기 위한 의무교육기관은 전혀 변화를 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종단 관계자들의 ‘쉽지 않은 문제’라는 식의 답변은 이제 더 이상 변명으로 들리지도 않는 현실이다. 

물론 기본교육기관 조정 문제는 교육원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총무원과 중앙종회, 그리고 17개 교육기관 모두의 합의와 동참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14개 사찰승가대학(강원)을 운영하고 있는 교구본사의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수반되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10여년 사이 기본교육기관 조정 문제를 둘러싼 종도들의 인식은 분명 달라졌다. 이것은 논자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교계 곳곳에서 뚜렷하게 확인되는 ‘여론’이기도 하다. 

교육원 제8대 원장으로 취임한 진우 스님은 “현재의 승가교육을 토대로 대중의 의견을 수렴해 가장 효율적이고 적절한, 그리고 양질의 교육제도를 재정립해 나가겠다”면서 “다수가 공감하는 여법한 교육제도를 만들어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함께 피력하였다. 다소 조심스럽고 피상적인 표현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교육원장스님은 현재 조계종 기본교육기관이 처해 있는 현실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 부디 제8대 교육원 집행부의 첫 사업으로 기본교육기관 조정, 또는 기본교육기관 일원화라고 하는 종단의 숙원사업이 실행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 kimsea98@hanmail.net

 

[1506호 / 2019년 10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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