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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 스님이 일러준 주인공으로 사는 지혜

  • 불서
  • 입력 2019.09.30 14:32
  • 호수 1506
  • 댓글 0

‘자신과 마주하는 임제록’ / 성윤갑 강설 / 조계종출판사

‘자신과 마주하는 임제록’

“깨친 자는 어느 곳에 가더라도 물들지 않고, 가고 오는 것에 구애됨이 없이 인연 따라 걸림 없이 산다. 이것이 주인으로서 사는 것이며, 그때 모든 곳이 진리 아님이 없다. 진리는 저 멀리 우리가 닿을 수도 없고 가볼 수도 없는 곳에 있지 않고, 바로 지금 눈앞에서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 -성윤갑의 ‘임제록’ 강설 중”

‘선어록의 왕’ ‘어록의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 평가받는 선종의 고전 ‘임제록’에서 임제 스님은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을 강조했다. “어디를 가든지 그곳에서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그곳이 진리가 되리라”는 말이다. 그래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고 역설했다. 깨달음에 방해가 된다면 일체의 권위와 독단적 신념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 임제 스님의 가르침이 담긴 ‘임제록’을 성윤갑 건국대 석좌교수가 강설하고 엮어 ‘자신과 마주하는 임제록’으로 펴냈다. 

‘임제록’은 전체 내용을 압축한 서문(序文), 임제 스님이 법좌에 올라 법문하는 내용을 다룬 상당(上堂), 격식에서 벗어나 대중들에게 자유로이 가르침을 설하는 시중(示衆), 선승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선문답이자 법거량인 감변(勘辯), 임제 스님의 구도 여정을 담은 행록(行錄), 그리고 임제 스님의 탑을 세우면서 후세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쓰인 전기라 할 수 있는 탑기(塔記)로 구성돼 스님의 사상을 전하고 있다.

임제 스님은 여기서 “마음 밖에서 부처를 구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자신들의 참모습을 자기 마음속에서 찾지 않고 문자나 언어, 혹은 타인에게서 찾고 구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유혹이나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라고 했으며, 시종일관 우리의 참모습은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그렇게 임제 스님의 가르침은 우리가 자신의 참모습, 즉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바른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 가르침을 강설한 성윤갑 건국대 석좌교수는 “인간과 컴퓨터 간의 연결성이 깊어지고 현실과 가상공간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무엇보다 유효하다”며 ‘임제록’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임제 스님을 통해 우리 자신이 살아 있는 부처라는 사실에 눈뜨게 되며, 평상시의 마음이 진여의 작용이자 도이며 일상사의 일 그 자체가 부처의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존귀한 존재, 귀인”이라며 모두가 서 있는 곳에서 그대로 진리를 드러낼 수 있는 존재임을 강조한 대목에서는 우리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공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책은 그렇게 어디서든 주인공이 되어 능동적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2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06호 / 2019년 10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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