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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석조비로자나불상

기자명 이숙희

본래의 봉안 사찰·유래과정 몰라도 완전한 형태 통일신라 비로자나불

파손부분 없이 보존상태 양호
조각기법은 섬세하고 정교해
근엄한 얼굴·아담한 신체표현
조형감 있음에도 왜소한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석조비로자나불좌상, 통일신라후기, 높이 280㎝. ‘영원한 생명의 울림 통일신라 조각’(국립중앙박물관, 2008).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석조비로자나불좌상, 통일신라후기, 높이 280㎝. ‘영원한 생명의 울림 통일신라 조각’(국립중앙박물관, 2008).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석조비로자나불상은 1911년 일제강점기 때 덕수궁미술관에서 구입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사진>. 

원래 불상이 봉안되어 있던 사찰이나 그 유래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다. 현재 광배와 대좌를 모두 갖추고 있는 완전한 형태의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석조비로자나불상이다. 파손된 부분이 거의 없어 보존상태가 좋은 편이며, 조각기법도 섬세하고 정교하여 뛰어난 면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근엄한 얼굴 표정과 아담한 신체표현에서 균형 잡힌 조형감을 보여주나 어깨와 무릎의 폭이 줄어들어 약간 왜소한 모습이다. 

불상의 육계(肉髻)는 낮지만 큼직하게 표현되었고 얼굴은 둥글면서 이목구비가 작은 편이다. 특히 둥근 얼굴과 아담한 신체는 758년에 조성된 경상북도 김천시 금릉군 갈항사지 석불좌상과도 양식적으로 유사하여 시대가 올라가는 요소가 보인다. 

몸에는 양쪽 어깨를 덮은 통견(通肩)의 법의를 입고 있는데, 옷자락이 양 어깨 위에서 약간 접혀지면서 뒤로 넘겨져 있다. 이러한 착의법과 옷주름 표현은 경주 안압지 출토의 금동삼존불상이나, 일본 법륭사 금당벽화의 제 6호벽인 ‘아미타삼존도’의 본존불 등 8세기 초의 불상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그러나 이 석조비로자나불상에서는 옷주름의 형태가 좀 더 간략해지고 형식화된 경향이 있으며 오른쪽 다리 위에 옷자락이 두 겹으로 표현된 것은 고려시대 불상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광배는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주형거신광(舟形擧身光)이며 두 줄의 선으로 두광과 신광을 구분하였다. 그 안쪽에는 보상화문과 당초문을 조각하고 바깥쪽에는 구름문과 화염문이 새겨져 있는데 조각기법이 섬세하면서 화려하다. 

대좌는 3단으로 구성된 팔각연화대좌로 하대석에 사자(獅子)가 등장하고 있어 비로자나불상의 전형적인 대좌형식을 보여준다. 중대석에는 공양자상으로 보이는 8구가 배치되어 있고 하대석에는 안상(眼象) 안에 사자가 부조 형식으로 조각되었다. 공양자상은 연화대좌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두 손을 합장하거나 선정인(禪定印), 지물을 들고 있는 등 다양한 자세를 하고 있다.

특히 중대와 하대석 사이에 팔각의 별석(別石)이 놓여 있는데 이는 863년경에 조성된 대구 동화사 비로암 석조비로자나불상을 비롯하여 경상북도 봉화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상, 경상남도 창원 불곡사 석조비로자나불상 등 경상도 지역에서 조성된 통일신라 후기의 불상에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석조비로자나불상은 원 봉안처나 출토지 등을 알 수 없으나 불상의 특징이나 형식 등으로 볼 때 경상북도 지역에서 많이 조성되었던 통일신라 후기의 불상으로 추정된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506호 / 2019년 10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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