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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체중생의 염불인연

“닦을 필요가 없거나 닦을 수 없는 사람은 없다”

염불로 왕생하여 성불하면 
범부도 바뀌어 성인 성취해 
불계 인연 따르면 부처되고
중생계 인연 따르게 된다면
이마음 그대로 중생이 되네

중국 산서성 운강진에 있는 석굴사원 벽면에는 대형 불상 외에도 소박한 크기의 많은 불상들이 조성되어 있다.
중국 산서성 운강진에 있는 석굴사원 벽면에는 대형 불상 외에도 소박한 크기의 많은 불상들이 조성되어 있다.

“제4칙 : 염불일법은 여래의 만덕홍명(萬德洪名)을 인연으로 삼는다.”

염불법문은 그 유래가 오래되었다. 우리의 일념심성(一念心性)은 마치 허공과 같아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 비록 오래도록 변하지 않을지라도 또한 염념마다 인연에 따른다. 불계(佛界)의 인연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구법계(九界)의 인연에 따르고 삼승(三乘)의 인연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육도(六道)의 인연을 따르며 인천(人天)의 인연을 따르지 않고 삼악도(三惡道)의 인연을 따른다.

이 인연은 물든 인연과 청정한 인연으로 같지 않아서 그 고락(苦樂)의 과보는 완전히 달라진다. 비록 본체의 측면에서 말하면 조금도 바뀐 것이 없지만 바깥 사상의 측면에서 표현하면 하늘과 땅 만큼의 현격한 차이가 있다. 비유컨대 허공에 태양이 비치면 온통 밝아지고, 먹구름이 모이면 햇빛을 가려 세상이 온통 어두워진다. 비록 허공의 본체가 먹구름과 태양으로 인해 늘어나고 줄어들지 않지만 그것이 드러내 보이거나 가리고 덮는 바깥 상은 같이 놓고 말할 수 없다. 여래께서는 이런 뜻을 사용하여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염불의 인연을 맺게 하신다.

그래서 ‘능엄경 대세지염불원통장’에 이르시길 “만약 중생이 심념으로 부처님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부처님을 심념에 매어둔다면 현전이나 당래에 반드시 결정코 부처님을 친견할 것이다(若眾生心 憶佛念佛 現前當來 必定見佛)”라고 하셨다. 또 ‘관무량수경’에 이르시길 제불여래께서는 그대로 법계신(法界身)이니 두루 일체 중생들의 심상(心想) 가운데 들어와 계시느니라. 그러므로 그대들이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면 이 마음이 곧 32상과 80수형호를 모두 갖춘 부처님이니 이 마음 그대로 부처가 되고 이 마음 그대로 부처이니라. 제불 정변지(正遍知)의 바다는 중생의 심상으로부터 생겨난다”고 하셨다. 

무릇 불계의 인연을 따르면 이 마음 그대로 부처가 되고 이 마음 그대로 부처이다. 각각 중생계의 인연을 따르면 이 마음 그대로 중생이 되고 이 마음 그대로 중생이다. 이러한 이치를 알고서도 염불하지 않는 사람은 지금까지 불계의 인연이 없었다. 

이에 염불일법은 여래의 만덕홍명(萬德洪名 : 온갖 공덕을 갖춘 위대한 명호)을 인연으로 삼는다. 이 만덕홍명은 여래께서 과지(果地)에서 증득하신 위없는 각도(覺道 : 바른 깨달음의 길)이다. 왜냐하면 염불인은 여래 과지상의 깨달음을 인지(因地 : 발심수학 단계)에서 수행하는 마음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로써 과지의 바다를 포용할 수 있고 과지는 인지의 근원을 통달한다. 

마치 향기에 물든 사람의 몸에서 향기가 나는 것과 같고 마치 나나니벌이 뽕나무벌레를 데려다 제 새끼가 되길 기도하며 오래도록 기르면 정말 제 새끼로 변하는 것과 같다. 즉 염불하여 왕생하여 일생에 성불하면 범부가 바뀌어 성인을 이루니 그것의 공능(功能)과 역용(力用)은 일대시교(一代時教)의 일체법문을 넘어선다. 왜냐하면 일체법문은 모두 자력(自力)에 의지하여 미혹을 끊고 진여실상을 증득하여 바야흐로 생사를 요탈(了脫)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염불법문은 자력과 불력(佛力), 양자를 모두 구족한다. 그래서 혹업(惑業)을 이미 끊은 사람은 빨리 법신을 증득할 수 있고 혹업이 여전히 있는 사람은 업을 지닌 채 왕생한다(帶業往生). 

이 법문은 지극히 평범하여 어리석은 촌부일지라도 그것의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이 법문은 또한 지극히 현묘하여 등각보살(等覺菩薩)일지라도 그것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닦을 필요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닦을 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시작하기 쉽고 성공률은 높으며, 힘은 적게 쓰고 효과는 빨리 얻는다. 따라서 이는 실로 여래의 일대시교 가운데 특별법문이니 절대로 일반적인 법문의 교리로 평가하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말법중생은 복이 별로 없고 지혜가 옅으며, 장애가 두텁고 업이 깊어서 이 법문을 닦지 않고서 자력에 의지해 미혹을 끊고 진여실상을 증득하여 생사윤회를 벗어나려고 하면 어렵고도 어렵다.

“제5칙 : 정종은 율종과 교종, 선종과 밀종의 귀결점이다.”

대각 세존께서는 일체중생이 미혹에 빠져 자신의 본성(自心)을 등지고서 육도에 윤회하여 길고도 오랜 겁이 지나도록 벗어날 수 없음을 불쌍히 여기신다. 이로 인해 아무런 조건 없는 큰 사랑과 한 몸같이 여기는 대자비의 마음을 일으켜서 인간 세상에 탄생하시어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 이루시고, 중생의 근기에 수순하여 갖가지 법문을 두루 설하셨다. 

개괄해서 말하면 오종(五宗)이 있다. 무엇이 오종인가? 바로 율종과 교종, 선종과 밀종, 그리고 정종이다. 율(律)은 부처님의 몸이고, 교(敎)는 부처님의 말씀이며, 선(禪)이란 부처님의 마음이다. 부처님께서 부처님이 되는 까닭은 오직 이 세 가지 법에 있고, 부처님께서 중생을 제도하시는 까닭도 이 세 가지 법에 있다. 중생이 과연 부처님의 율과 교와 선에 따라 수지하면 중생의 삼업이 그대로 전변하여 제불의 청정한 삼업이 되고, 삼업이 이미 전변하였으면 번뇌가 곧 보리이고 생사가 곧 열반이다.

부처님께서는 또한 중생의 숙세에 쌓인 업장이 무거워, 혹 쉽게 바꾸지 못할까 염려하셔 다라니·삼밀(三密)·가지(加持)의 힘으로 끊임없이 중생을 훈습하여 인도하시니 마치 나나니벌이 뽕나무벌레를 데려다 자신과 닮길 기도하면서 늘 나와 같다. 나와 같다 말하면 7일 후에 뽕나무벌레가 과연 나나니벌로 바뀌는 것과 같다. 또한 중생의 근기가 너무 하열하여 윤회를 벗어날 수 없고 하루아침에 재차 몸을 받아 미혹하여 자신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이에 특별히 믿음과 발원으로 염불하여 정토에 태어나길 구하는 정토법문을 열어 보이시어 일체 성인과 범인이 함께 이번 생에 서방극락에 왕생하게 하시니 성인은 곧 빨리 무상보리를 증득하고, 범부는 곧 영원히 생사의 속박에서 벗어난다. 왜냐하면 이는 부처님의 사랑하는 힘에 의지하므로 그 공덕이익이 불가사의하다.

율종은 교종과 선종, 밀종과 정종의 기초임을 알아야 하니 만약 금계(禁戒)를 엄격히 지키지 않으면 교종과 선종, 밀종과 정종의 진실한 이익을 얻을 수 없다. 마치 매우 높은 누각을 지으면서 지반을 견고히 다지지 않으면 완성하지 못한 채 곧 허물어지고 마는 것과 같다. 정종은 율종과 교종, 선종과 밀종의 귀결점이니 마치 수많은 내천과 강물이 모두 대해로 흘러 돌아가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정토법문은 시방삼세제불께서 위로 불도를 이루고 아래로 중생을 교화함에 시작을 이루고 마침을 이루는 법문이기 때문이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506호 / 2019년 10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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