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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불교와 포교

기자명 법장 스님

경전 맨 마지막에 유통분 두어 포교원력 당부

깨달음 얻고 승가 커짐에 따라
부처님, 전도선언서 전법 강조
불교는 자비실천하고 전도하니
민중의 종교이자 자비의 종교

최근 불교계에 다양한 문화, 예술 분야의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유튜브 등의 1인 방송을 통해 불교를 알려주거나 사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생기기도 하고, 사찰에서 SNS를 개설하여 여러 행사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처럼 불교는 이전의 다소 엄숙하고 진지한 종교에서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기고 어울릴 수 있는 종교로 발전하고 있다. 이전에도 여러 시도들이 있었으나 모든 것이 급변하는 현재의 다양한 플랫폼에 맞춰서 대중들과 함께 하는 모습은 너무나 생동감 있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과거에도 우리 한국불교는 언제나 대중들과 함께하는 종교였다. 통일신라의 다양한 국가행사나 민간신앙에 나타난 의례들을 보더라도 그 안에 불교적 요소나 성격이 들어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사찰은 누구나가 찾아와서 휴식을 취하거나 기도를 하는 등 지역과 마을의 쉼터와 같은 역할을 하던 공간이었다. 이처럼 대중들과 모든 것을 공유하고 함께하던 불교가 본래의 역할을 되찾고 이제는 사회로 더욱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우리 한국불교는 대승불교라고 하여 출가와 재가가 함께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행하는 종교이다. 이는 경전의 마지막에 반드시 ‘유통분(流通分)’을 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통분에서는 그 경전의 가르침을 모든 불제자가 평등하게 공유하고 아직 모르거나 접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서는 널리 포교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불교적 삶과 생각을 모든 이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포교를 하라는 내용인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포교는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승가가 커짐에 따라 곧바로 전도 선언을 하시며 제자들에게 곳곳으로 흩어져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려주도록 하신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처럼 불교는 기도나 발원을 한다는 부분에서는 엄숙하고 진지한 수행적 측면이 있으면서도, 누구라도 불교를 알고 경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사회로 나아가 포교하는 종교이다. 그렇기에 부처님께서도 4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인도 곳곳을 다니시며 전법포교를 하셨던 것이다.

이러한 포교를 떠올리면 많은 이들이 경제적이거나 자신의 부족함을 이유로 힘들어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불교는 자비의 종교이며 민중의 종교이다. 자비란 많은 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러한 발심과 실천이 있다면 어떠한 것도 부족하거나 작을 수 없다. 오히려 망설임으로 인해 포교를 하지 않는 것이 불교에서는 문제가 된다. 

‘범망경’ 제44경계인 ‘부중경률계(不重經律戒)’에서는 불제자들이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과 경율을 닦으며 법답게 공양(보시)하지 않는다면 죄가 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태현 스님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공양하라는 것이 참뜻”이라고 주석하고 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기에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 되었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건 어떠한 구별도 하지 말고 불교를 알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이 바로 법다운 보시가 되는 것이다. 내가 노래를 할 수 있으면 노래를 보시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할 수 있으면 그림으로 불교를 알리며 재능기부로써 포교에 동참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물질적인 것을 보시하더라도 자신의 상황과 처지에 맞게 한다면 그 보시물에 어떠한 가치나 무게를 매길 수 없는 법다운 보시가 되는 것이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고 함께 열반이라는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종교이다. 그 안에는 나만을 추구하는 생각보다는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배려와 존중이 토대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에 부처님께서도 중생제도를 위해 열반하시는 그 날까지도 길 위에 계셨던 것이다. 앞으로의 우리 불교가 보다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우리와 함께 하루하루의 삶을 나아가는 친구와 같은 종교로 발전되어가는 모습이 기대된다. 그리고 그러한 움직임에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우리 불교인 모두의 힘과 동참이 필요하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07호 / 2019년 10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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