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철조비로자나불상과 청동비로자나불상
34.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철조비로자나불상과 청동비로자나불상
  • 이숙희
  • 승인 2019.10.08 10:53
  • 호수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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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재지 알 수 없는 철불과 청동불
고려 초기 불상의 전형적 특징 갖춰

철불, 균형감 있는 신체 비례
미소와 자비로운 얼굴 인상적
청동불, 광배·대좌 파손에도
불상은 비교적 잘 남은 상태
국립중앙박물관 철조비로자나불좌상, 통일신라말-고려초, 높이 112㎝. ‘비로자나불상’(영축산 법성사, 2017).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원래 있었던 봉안처나 유래과정에 대해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사진 1). 철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진 철불좌상으로 가슴과 팔, 다리 부분에 주물의 외형을 이어붙인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전반적으로 균형감 있는 신체비례와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자비로운 얼굴 표정이 매우 인상적이다. 종교적 신비함을 가진 위엄스러운 얼굴이라기보다 현세적 이미지가 강해 친근한 모습이다. 이 불상의 안정감 있는 자세나 머리 위 큼직한 육계(肉髻), 두 다리 사이에서 모아진 부채꼴 모양의 옷자락 등은 통일신라시대 불상 형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양감이 줄어든 신체와 형식화된 옷주름 등 세부표현 등에서는 시대가 내려가는 요소가 보인다. 몸에는 우견편단의 옷을 입고 있는데, 왼쪽 어깨 위에서 옷주름이 한번 접힌 다음 끝단이 넓은 띠주름으로 표현되었다. 왼쪽 팔이 접히는 부분에는 리본 형태의 주름이 보이고, 팔과 두 다리 끝부분에는 선각에 가까운 옷주름이 간략하게 표현되었다. 

이러한 착의법이나 옷주름 표현은 원주지역에서 발견된 고려 초기 철불좌상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이다. 결가부좌를 한 다리는 왼발을 오른쪽 다리 위에 얹은 다음 오른발을 밖에서 왼쪽 다리 위에 얹어 놓은 길상좌를 하고 있다. 특이하게 발바닥이 옷자락에 덮이지 않고 모두 드러나 있다. 두 손은 가슴 앞에서 곧추 세워 비스듬하게 지권인을 하고 있다. 이 불상은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조형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불상으로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에 걸쳐 조성된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청동비로자나불좌상, 고려, 높이 38.2㎝. ‘진리의 빛, 비로자나부처’(국립경주박물관. 2007).

이 철불과는 이미지가 완전 다른 예로 고려시대 비로자나불상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청동비로자나불좌상 역시 원소재지를 알 수 없으며 화재로 훼손된 상태다(사진 2). 현재 불상의 광배와 대좌는 심하게 파손되어 완전한 형태가 아니지만 불상은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전반적으로 상체가 다리에 비해 크고 긴 편이라 고려시대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머리에는 나발이 얕게 조각되었으며 육계는 낮고 큰 편이다. 길쭉한 얼굴에는 작게 표현된 눈, 코, 입이 가운데로 몰려 있어 양쪽 볼이 통통하면서 둥근 형태이다.

이러한 얼굴 표현은 고려 초기 불상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몸에는 양쪽 어깨를 덮은 통견(通肩)의 법의를 입고 있는데 양쪽 팔위에 옷주름이 집중적으로 표현된 것이 특징적이다. 오른쪽 어깨에서 내려온 옷자락은 배 앞에서 옷 안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가슴 위로는 비스듬히 입은 내의가 보인다. 두 다리와 무릎 위에는 몇 개의 옷주름 선만 간략하게 표현하였을 뿐 세부표현은 생략되었다. 두 손은 가슴 앞에서 지권인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제작시기가 서로 다른 2구의 비로자나불상은 금속 재료가 주는 강한 조형감이 있지만 불교의 진리 그 자체를 의미하듯이, 친근하고 현세적인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507호 / 2019년 10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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