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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기후위기와 토지 그리고 식습관 혁명

기자명 고용석

2050년 수십억 이주위기 직면한다 

호주국립기후복원센터 보고서
급격한 기후변화로 재앙 전망
축산업에 사용되는 땅 80%
채식 땐 땅 사용 획기적 변화

최근 호주국립기후복원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2050년에는 수십억 명의 인구가 이주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지구 면적의 35%, 전 세계인구 55%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생활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뭄바이·자카르타·광저우·톈진·홍콩·호치민시·상하이·방콕·마닐라 등에선 인류의 생존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네덜란드·미국·남아시아 등 해안도시도 범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는 기후위기를 안보 차원에서 검토하고 비선형적 시스템 변화를 반영했다. 연구팀은 인류문명의 파멸을 이끌 임계점은 2020~2040년의 탄소배출 절감 노력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서는 전시 수준과 유사하게 자원을 동원해야 함을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상당히 진척되고 임계점이 임박한 상황에서 단기 온실가스 감축과 삼림조성을 동시에 해결하는 기후 대응전략으로서의 채식은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 이산화탄소를 흙에 가두는 효과가 입증된 전통적인 유기농법을 합하면 시너지가 크다. 

첫째, 축산업은 인류가 사용하는 땅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채식은 빠르며 쉽고 저렴한 기후대책일 뿐 아니라 인류의 토지사용에 획기적 변화를 일으킨다. 단기 온실가스를 줄여 빠른 냉각효과를 가져오고 재생에너지를 통한 장기적 이산화탄소 감축에 시간을 벌뿐아니라 탄소흡수저장력이 높은 우림을 보호하고 사료 경작지 역시 조림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든다.

둘째, 2009년 독일·벨기에·영국과 토론 후 네덜란드 환경부는 토지사용의 변화에 초점을 둔 기후 안정화 비용을 산정했다. 그 결과 향후 10~15년간 채식을 한다면 2050년까지 지구 온도 2℃ 제한 비용인 40조 달러의 70%, 비건(완전채식)은 80%의 절감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지구 표면적의 25%와 세계 농지의 70%를 차지하는 2700mha(메가헥타르) 방목지와 가축 사료용 34%의 곡물 경작지 100mha가 필요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생물다양성의 60%가 되살아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셋째, 농약과 화학비료를 많이 쓰는 농법에서 배출될 이산화탄소가 유기농의 경우에는 땅속에 저장되어 온실가스 흡수원의 구실을 하게 된다. 흙은 대기의 3배, 숲의 5배에 해당하는 탄소저장능력이 있다. 경작 과정도 유기농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질소질 비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도 관행농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1947년부터 유기농을 연구해온 미국 로데일 연구소는 지구의 35억 에이커의 농경지에 유기농을 실시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40%까지 흡수한다고 한다.

문제는 네이처지 등 세계적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유기농은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다 보니 같은 양을 수확하는 데 관행농보다 훨씬 많은 농지가 필요하여 그만큼 식목할 토지가 줄어들어 탄소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즉 유기농은 채식과 병행할 때 시너지가 생겨난다. 독일 생태경제연구소와 푸드워치의 연구를 보더라도 육식을 포함한 관행농을 유기농으로 바꾸면 8%의 감축효과가 나는 반면 비건을 하면 86%, 유기농 비건은 무려 94%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IPCC(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 총회는 ‘기후변화와 토지에 관한 특별보고서’를 통해 인류의 토지 악용이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이며 화석연료 감축과 함께 토지이용의 획기적 전환 없이는 기후재앙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식습관 혁명을 연결고리로 땅과 동식물들과의 관계를 새로이 하고 기후변화·생물다양성·사막화뿐 아니라 물부족·인류건강·식량·양극화 등의 통째 해결이란 오랜 가능성의 일단을 확인해 준다. 인류는 식습관 변화를 통한 악순환과 선순환 가운데 양자 택일의 순간에 서 있다. 역사상 전례 없는 밥상 혁명의 순간이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directcontact@hanmail.net

 

[1508호 / 2019년 10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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