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출가자 감소와 출가 포스터
38. 출가자 감소와 출가 포스터
  • 법장 스님
  • 승인 2019.10.23 10:39
  • 호수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가, 도피 아닌 자유와 자비 향한 최상승의 길

학인들에게 출가 동기 물으니 
자신에 충실하고자 출가 결심
누구나 한번쯤 산사에 머물며  
자비의 출가 동참인연 짓기를

‘출가, 자유와 자비의 길.’

현재 대한불교조계종의 출가 홍보포스터에 나오는 문구이다. 최근 불교계에서는 출가에 관한 포스터와 문구 등을 제작하여 여러 사찰에서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다. 출가 인구가 감소하여 이러한 홍보활동을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출가’라는 말의 의미를 잘 모르고 그것이 어떠한 삶인가를 알려서 불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출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사회적인 아픔 등을 떠나기 위한 도피처와 같이 생각해왔다. 그러나 과거에 그런 이유의 출가가 종종 있었지만 현대의 출가는 다른 의미로 이루어지고 있다. 영화나 미디어 등에서 앞서 말한 형태의 출가가 비춰지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출가 승려들을 보고 그러한 이미지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필자 역시 대중교통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어떤 힘든 일이 있어서 출가했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현재 해인사승가대학의 경우에는 여러 사미승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다들 저마다의 출가 동기는 다르지만 모두가 한결같이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본인이라는 자신에게 충실하고 그를 통해 삶과 사회를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불교는 ‘신(God)’이라는 절대자를 인정하지 않고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까지 수행을 하여 삶의 끝없는 연속이라는 윤회를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에 삶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수행하는 종교이다. 하지만 단순히 삶의 도피처 정도로 생각하고 출가를 하게 되면 그 안에서의 생활과 여러 가지 제약 등에 다시 불만을 갖고 나가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된다. 출가도 우리 삶의 연장이다. 다만 출가 이후의 삶은 누군가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확인하고 그것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신을 다시 발견하여 매순간에 충실한 본인 본래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 삶의 방식에 가장 큰 차이점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출가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자신이 사는 것이기에 그에 따른 어떠한 물질적 욕구나 보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 안에는 자신의 자유가 펼쳐지는 것이다. 출가에 따른 계율의 제지와 통제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분의 것으로,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의 크기는 비교할 것이 아니다. 이렇듯 바른 출가적 삶을 실천하는 수행자는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회향하려고 한다. 그렇기에 불교에서 ‘중생제도’라는 표현을 말하는 것이다.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환희심이 세속적인 삶에서의 불만족과 갈증을 해소해주었기에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함께 나누려는 의미에서 자비심을 일으켜 포교활동을 하는 것이다. 즉 출가를 통해 자유와 자비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그냥 지나친다면 어떠한 것도 본인이 느낄 수 없다. 출가라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무거운 이미지가 강하기에 선뜻 마음을 내서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찰에서는 템플스테이나 단기출가학교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사찰에서의 삶이나 출가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인사의 경우에도 ‘선림원’이라는 공간을 마련하여 템플스테이와 함께 좌선 수행도 배워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에는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출가를 미리 경험해보고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그것과 상응하는가를 미리 확인해볼 수도 있다. 

이처럼 출가를 홍보하는 이유는 단순히 출가인구가 줄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출가를 통해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삶의 갈증과 구속감을 풀어줄 수 있고 우리 가 찾고자 하는 ‘자신’이라는 존재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출가한 이들이 경험하고 느꼈기에, 그것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알려주고 싶은 바람에서 이러한 포교를 하는 것이다. 한여름 뜨거운 햇살이 가라앉고 서늘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하는 가을이다. 한적하게 산사를 찾아 자유와 자비의 길에 살짝 발을 들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09호 / 2019년 10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