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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한민국 육식의 민낯

기자명 고용석

마블링 신화, 한국에서만 유효하다

마블링, 축산자본의 담합 산물
미국·호주, 해롭기 때문에 거부
한국 닭 사육장, 질병온상 전락
작은 닭 먹는 근본이유는 질병 

마블링은 소의 지방덩어리로 소에게 옥수수사료를 먹여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다. 이 마블링 신화는 마블링 등급을 최초로 도입한 미국 축산업계와 옥수수사료업계뿐 아니라 한우협회·축협·쇠고기유통업계·고급요식업·축산물품질평가원 등 국내외 축산자본의 거짓과 담합에 의한 것이다. 이미 미국과 호주는 마블링을 몸에 해롭다며 피하는 추세이다. 최고급 프라임 고지방육 생산량은 3.3%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2, 3등급인 저지방육이다. 그러나 한국은 프라임 이상인 1등급이 전체의 60%이며 지방함량도 프라임에 비해 훨씬 높다. 

미국의 닭고기 평균 중량은 2.5kg, 일본은 2.8kg 그러나 한국은 1.5kg에 불과하다. 지구촌에서 가장 작고 맛없는 닭고기를 가장 비싸게 먹고 있는 현실이다. 팝콘치킨은 닭을 인위적으로 교배해 석달 안에 속성으로 키워내는 다국적 기업의 육종 기술을 말한다, 이 팝콘치킨을 도입한지 불과 20년 만에 한국의 사육장은 질병의 온상으로 전락했다. 항생제로도 다스릴 수 없는 수많은 호흡기 질병과 피부병 때문에 닭은 불과 한 달 만에 시장으로 내던져진다. 질병의 징후가 나타나기 전에 병아리를 고기로 되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닭고기 업체가 사들인 작은 닭이 바로 우리가 먹는 프라이드치킨이다. 

한국은 삼겹살 공화국이다. 예전에는 돼지고기는 효자 수출품이었다. 기름기 적은 등심과 뒷다리를 일본에 팔아 큰돈을 벌었다. 남겨진 뱃살은 국내 소비자가 먹어줘야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점차 삼겹살에 중독되어 갔고 이제는 돼지 한 마리를 도축하면 삼겹살 부위만 팔리고 나머지는 냉동 폐기되는 실정이다. 돼지고기의 40%인 삼겹살에 편중된 소비문화에 맞추다 보니 돼지 사육두수가 적정보다 3배 이상인 천만 마리를 넘었다. 심지어 칠레 등 여러 나라에서 버려지다시피 하는 삼겹살을 웃돈 얹어 사 오는 형국이다. 

소 한 마리는 사람 11명분, 돼지는 2명분 분뇨를 배출한다. 국내 사육 소 300만 마리는 사람 3300만 명, 돼지 1000만 마리는 2000만명 분에 해당한다. 5000만이 살지만 실제는 1억 인구가 사는 것과 같은 환경부하다. 인구 밀도가 ㎢당 520명으로 세계최고 수준인데, 가축까지 감안한 환경 밀도는 1000명이 넘는 셈이다. 이 축산분뇨로 인해 우리나라 지하수의 40%가 이미 오염되었고 토지 과잉영양도 세계 1위다. 우리나라 전체 농경지에 필요한 2배 이상이 축산퇴비나 액비 형태로 뿌려지는데 비료 성분인 질소와 인도 OECD 40국 가운데 1위와 2위다. 또한 축산분뇨에서 발생한 암모니아는 2차 배출원의 전구물질로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75%가 2차 배출원에 기인한다. 지난해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도시가 전북 익산이었다. 흔히 석탄 발전이 많은 충남이나 대도시를 생각하지만 의외로 익산인 이유가 축산분뇨 때문이다. 

서구와 달리 육류의 모든 부분을 다 먹는 식습관을 감안한 우리의 육류섭취량은 미국의 80% 이상이며 과다섭취 집단은 미국보다 훨씬 높다. 수입 사료의 GMO와 밀집 사육에 따른 항생제 내성과 성장호르몬도 아이들 건강에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우리의 헥타르당 인구부양력이 돼지고기 1.3명, 소고기 0.3명에 비해 고구마는 26명, 쌀은 20명인 점도 경작지가 줄어들고 식량자급률이 낮은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매번 되풀이되는 구제역 조류독감 등으로 인해 살처분·생매장·렌더링 되는 생명체들이 1억 마리에 달한다. 참혹한 생명학살 현장에 오열하고 괴로워하다가 그 일이 지나면 다시 사육두수와 육류수요가 급증한다. 간혹 육류가격 안정을 위해 수십만 가축들을 도살한다는 뉴스에도 웬 상관인 양 아예 무덤덤하다. 생명존중이 한 번의 태도나 느낌이 아니라 밥상에서 표현되고 삶 속에서 체화되는 근본적 성찰이 절실하다.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directcontact@hanmail.net

 

[1509호 / 2019년 10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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