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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최후 귀결점 정토법문

“여러 종의 고덕께서 귀의한 건 결국 정토법문”

정토법문, 처음에는 범부 위한 방편 인식
나중엔 모든 종이 도달하는 최후 귀결점
담란, 지자, 도작, 선도, 연수 대사 등도
정토법문으로 스스로 실천하고 교화펼쳐
정토 문에만 들면 무량법문 모두 증득

중국 산시성(山西省)에 있는 윈강석굴 사원의 내부 벽면에 그려져 있는 초조 달마와 고승들.
중국 산시성(山西省)에 있는 윈강석굴 사원의 내부 벽면에 그려져 있는 초조 달마와 고승들.

“제14칙 : 정토법문은 범부가 도에 들어가는 방편이고 모든 종의 최후 귀결점이다.”

중생의 기연이 다해야 석가여래께서는 세간에 응화하신 사명을 그치시니, 불타께서 대자대비로 중생을 이롭게 하는 마음은 한결같아 다함이 없다. 이로부터 대제자들이 각자 사리를 분포하고 경장을 결집하여 법계에 두루 유통하여 불법의 감로를 일체중생에게 두루 적시고자 했다. 동한 시기에 이르러서야 큰 가르침이 중국에서 시작되었지만 학불(學佛)하는 풍조가 형성되지 않아 당시에는 북방에만 유통되었다. 손오와 적오 4년에 이르러 강승회 존자가 특별히 건업에 가서 중생을 교화하고 여래의 사리가 강림하는 감응을 얻었고 손권이 불교에 독실한 신앙을 일으켜 절을 보수하고 탑을 세웠다. 이것이 불법이 남방에 전파된 시작이다. 진 나라에 이르러 불법이 고려, 일본, 티베트 등 여러 국가에 두루 분포되었고 그 후로 날로 번성하였다. 당나라에 이르러 불교의 각 정파가 중국에 모두 갖추어져 황금시대라 할 수 있다. 천태종, 현수종, 자은종은 교승을 넓혔고 임제종, 조동종, 위앙종, 운문종, 법안종은 종승을 넓혔으며 남산은 계율을 엄정하였고 연종은 정토를 전수하였다. 각 종파는 각각 그 소임을 주관하였는데 마치 육근에 각각 쓰임이 있는 것과 같았다. 왜냐하면 교를 부처님의 말씀으로 삼고 종을 부처님의 마음으로 삼으며 율을 부처님의 행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마음과 말씀과 행, 이 셋은 절대 분할하기 어렵다. 주로 그들이 수학하는 중점이 다른 까닭에 잠시 이러한 이름을 세웠을 뿐이다.

정토법문은 처음엔 범부가 도에 들어가는 방편으로 건립되었지만 실제로는 모든 종의 최후 귀결점이다. 그래서 장차 아비지옥에 떨어질 사람도 말품을 증득할 수 있고 제불과 증득한 경지가 평등한 성자도 왕생을 구해야 한다. 여래께서 세상에 계실 적 수많은 근기를 함께 교화시켜 수많은 가르침이 하나로 돌아갔다. 불타께서 멸도하신 후 대사들은 각자 일법을 넓혔고 일문에 깊이 들어가 제법에 모두 통하길 원했다. 예컨대 인드라망의 수천 구슬 각각은 서로 섞이지 않지만 한 구슬이 두루 수천 구슬에 들어가고 수천 구슬도 다 같이 한 구슬로 섭수될 수 있다. 들쑥날쑥하되 난잡하지 않고 분리되었지만 또한 원융하다. 자취에 얽매이는 이는 일체법은 각각 다르다고 보지만 본질을 체득한 이는 일체법이 모두 원통하다고 본다. 성에는 네 문이 있어 멀든 가깝든 모두 들어올 수 있고 문이 다를지라도 성에 들어감에는 차이가 없다.   

만약 이러한 뜻을 잘 안다면 제불조사께서 설하신 매우 깊은 진제와 이치가 진심으로 돌아가 본성을 통달하고 마음을 밝혀 견성하는 법일 뿐만 아니라 세간의 모든 일체 오음, 육입, 십이처, 십팔계, 칠대 등이 죄다 진심으로 돌아가 본성을 통달하고 마음을 밝혀 견성하는 법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또한 하나하나 모두 진이고 본이며 심이고 성이다. 이에 ‘능엄경’에서는 오음, 육입, 십이처, 십팔계, 칠대가 모두 여래장의 묘진여성이라 본다. 여래장의 묘진여성이 중생과 부처를 거두어 기르고 공과 유, 세간과 출세간을 포괄하니 그 밖으로 벗어날 수 있고 그 가운데 없는 법은 하나도 없다. 이처럼 한 법도 불법 아님이 없고 한 사람도 부처 아님이 없다. 어찌 중생은 보배구슬처럼 자신의 옷 솔기에 감추어 또렷이 알지 못하고 몸에 보배를 간직한 채 사방으로 걸식하며 헛되이 곤궁한 운명을 겪는가? 여래의 마음으로 중생의 업을 지어서 세간 출세간 일체에 대해 원래 청정 적멸한 만법을 망령되이 분별하여 헛되이 윤회의 괴로움을 겪으니 슬프지 않단 말인가?

“제15칙 : 여러 종의 고덕께서는 모두 마음을 정토에 귀의하셨다.”

불교가 동쪽으로 전래된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혜원대사는 염불을 종으로 삼으셨다. 처음에는 동학인 혜영법사와 나부에 머무르려 했으나 도안법사가 만류하여 혜영법사가 먼저 가셨다. 심양에 이르러 자사인 도범이 도풍을 흠모한 나머지 377년, 서림사를 창건하여 혜영법사를 그곳에 머무르게 하였다. 384년 혜원대사는 비로소 여산으로 오셔서 처음에 서림사에 머물렀다. 그 후 함께 닦는 행인이 많아지자 서림사는 협소하여 자사인 환이가 그를 위해 여산 동쪽에 절을 세우고 동림사라 하였다. 390년, 혜원대사가 승속 123인과 함께 백련사를 결성하여 염불로 서방극락에 태어나길 구하셨다. 유유민에게 문장을 짓고 돌에 새기게 하여 염불의 지향을 표명하였다. 이때 혜영법사도 참가 정진하며 서림에 머물렀는데 산 정상에 따로 초막을 짓고 언제나 그곳에 가서 고요히 좌선을 닦았다. 초막에 이른 사람은 모두 특별한 향기를 맡았고 그래서 향곡(香谷)이라 하였다. 이로써 혜영법사의 경계를 짐작할 수 있다. 혜원대사께서 막 결사를 시작한 때 참가한 123명은 모두 불법문중의 용상이고 유교문중의 태두였는데 모두 혜원대사의 도풍이 멀리 퍼져 몰려든 사람이었다. 혜원대사가 한평생 30여년간 머무신 백련사에 들어가 정업을 닦고 접인을 받아 왕생한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 후로 담란, 지자, 도작, 선도, 연수 등 여러 대사들은 정토법문으로 스스로 행하고 타인을 교화하셨다. 담란대사가 저술한 ‘왕생론주’는 고금에 유례없이 절묘하다. 지자대사는 ‘십의론’을 저술하여 득실을 잘 설명하였고 ‘관경소’를 저술하여 체관을 깊이 밝혔다. 도작대사는 정토삼부경을 200번 남짓 강설하였고 선도대사는 정토삼부경에 소를 달아 전수염불을 힘써 권하셨다. 청량대사는 ‘보현행원품’에 주소를 달아 구경성불의 도를 발휘하였고 연수대사는 ‘사료간’을 설명해 곧장 즉생요탈의 법을 가르쳤다. 자고이래(自古以來)로 여러 종의 고덕께서는 모두 마음을 정토에 귀의하셨다.

선종의 조사들은 오르지 은밀히 닦길 힘써 정토법문을 천명하는 이는 매우 적었다. 연수대사가 정토수행을 제창한 후로 선종의 대덕들도 모두 언교를 드리워서 대중에게 정토를 수지할 것을 간절히 권하셨다. 사심신 선사는 ‘권수정토문’에서 이르길 “아미타불은 염하기 매우 쉽고 정토는 왕생하기 매우 쉽다” 또 “참선인이야말로 염불하기 좋다. 근기가 우둔하고 금생에 확철대오할 수 없을까 염려되면 잠시 아미타부처님 원력을 빌어 접인받아 왕생하라”, “염불하여 정토에 태어나지 못하면 노승이 혀를 뽑는 지옥에 떨어지리라”고 하셨다. 진헐료선사는 정토설에서 이르길 “조동종 문하의 스님들은 모두 은밀히 정토법문 닦기를 힘쓰니 무슨 까닭인가? 진실로 염불법문은 수행의 지름길이고 바로 대장경에 의거하여 상상근기도 접인하고 중하 근기도 아울러 이끈다”, 또 “종문의 고승대덕들은 공하지도 않고 있지도 않은 법을 이미 깨치고서 정토법문에 뜻을 굳게 잡아 게으르지 않고 정업을 전수하니 정업으로 견불하는 것이 종문보다 훨씬 간단하고 쉽다는 설명이 아니겠는가?”, 또 “부처님도 조사들도 선과 교에서 모두 정업을 닦아 함께 한 근원으로 돌아가니 이 문에만 들어가면 무량법문을 다 증득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509호 / 2019년 10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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