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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불교 공동선언문 채택…“장엄한 인간정토 건설”

  • 교계
  • 입력 2019.10.30 18:28
  • 수정 2019.10.31 18:34
  • 호수 1511
  • 댓글 0

‘불교와 인류운명공동체’ 주제 학술강연회서
현대사회 불교가치 실천 위한 합의문도 서명

한중일 삼국 불교도들이 상호 유대한 가운데 ‘인류운명공동체’로서 동북아, 나아가 세계인의 평화를 위해 기여하기로 마음을 모으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원행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와 중국불교협회(회장대행 연각 스님), 일중한 국제불교교류협회(이사장 타케 카쿠초 스님) 등 삼국 불교계는 10월30일 ‘22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의 일환으로 진행된 ‘불교와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주제 학술강연회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공고한 유대를 토대로 불교의 역할을 확대키로 했다.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삼국 불교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인류공동체의 필요성과 삼국 불교계가 짊어지고 있는 역할과 사명 등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과 소통을 진행했다. 이에 오늘날 세계발전을 위해 대면하게 되는 새로운 형세와 새로운 도전을 위해 불교 역할의 확대가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삼국 불교계는 공동선언문에서 보다 긴밀하고 지속적인 교류와 실천을 약속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인류의 상호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더욱 깊이 있고 광범위해 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 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 상대가 있는 운명공동체와 다르지 않다”며 “어느 문명이나 어느 국가도 인류가 대면하고 있는 문제와 도전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오로지 화합과 공생, 서로의 장점을 공유해 발전하고, 교류 속에서 서로 배워야만 인류의 빛나는 미래를 함께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삼국 불교도는 세 가지 목적을 도출하고 이를 실천해 나갈 것을 선언했다. 첫 번째로 삼국불교계는 “불교의 자비, 평화의 가치를 널리 펼치면서 선교방편의 지혜로 차별을 없애고 분쟁을 봉합해 각 국가와 민족이 발전하기 위해 힘을 모아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불교의 중도원융 정신을 널리 알리면서 삼국불교의 ‘황금유대’ 관계를 본보기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평등과 포용을 실천하는 동시에, 불교와 다른 종교 및 다른 문명과의 대화교류를 적극 전개해 인류문명의 지속적인 발전을 촉진한다.

마지막으로 삼국 불교도들은 “불교의 연기사상을 토대로 환경 보호, 저탄소, 재활용, 지속 가능한 생산을 이끌어 인류와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촉진하고 청정하고 장엄한 인간정토 건설에 노력한다”고 결의했다.

특히 “불교 연기사상과 평등, 지혜, 자비의 가르침에 따라 삼국 국민의 화합에 더욱 노력하고 ‘인류운명공동체’라는 공감대를 모아가자”고 호소했다. 이를 위해 같은 마음으로 협력하고 법맥과 우의를 증진시켜 지속적인 우호가 이어지길 발원했다. 또 동북아 평화는 물론, 세계인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등 새로운 시대 발전을 위해 불교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지민 스님과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명생 스님, 일중한 국제불교교류협의회 이사장 타케 카쿠초 스님은 공동선언문 낭독에 이어 합의서에 서명하고 삼국의 결의를 선포했다.

한편 공동선언문 채택에 앞서 진행된 학술강연회는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명생 스님의 ‘황금유대와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주제 기조발언을 시작으로, 한국불교종단협 부회장 범해 스님의 ‘불교는 인류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주제 기조발언(지민 스님 대독), 일본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상임이사 니시오카 료코 스님의 기조발언, 한국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의 ‘불교의 자비를 통한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주제 발표,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 스님의 발제 등 각국 스님들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범해 스님은 종단협 사무총장 지민 스님이 대독한 발제문에서 미세먼지와 폭염, 폭설 등 기후 이상 및 환경 변화, 한반도 남북 갈등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민족 갈등 등 수많은 인류의 과제 해결을 위해 불교적 세계관과 실천론을 살펴바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님은 “연기사상에 따르면 모든 존재들이 그물의 그물코처럼 서로 의지하고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니 이것이 곧 불교적 세계관의 총화이기에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실적 한계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이념, 계층, 종교, 지역 등 진영논리의 절대화에서 벗어나 인류의 절체절명 화두를 풀기 위해 불교는 가장 위대한 시대정신임을 알고 적극적인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단협 부회장이자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도 발제를 통해 “불교는 자비의 종교이기에 그 핵심가치는 인류사에 있어 시대와 지역을 관통하는 보편적 실천이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선 정사는 ‘업(카르마)’에 대한 설명을 기반으로 “인류 운명의 현재는 과거의 소산이며 미래는 지금 우리의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인류의 보다 나은 공동체를 위해 자비의 길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자비는 욕망과 지혜와의 관계를 통해 그 의미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며 “잘못된 욕망으로 인해 업을 짓고 윤회하며 허망분별의 차별성을 증폭시킨다면 깨달음인 지혜는 허망분별과 집착을 버려 윤회의 현상세계를 넘어서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자비는 그릇된 욕망과 지혜, 비본래적인 삶과 본래적인 삶, 윤회와 해탈 등 그 양극단을 다시 화해시키는 마음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인선 정사는 “자비는 인류공동체가 사는 세상을 정토로 만들기 위한 실천이념이나 보편적 선(善)”이라며 “ 때문에 인류공동체가 직면한 문제들의 해독제이자 보다 건강한 인류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매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중한 국제불교교류협의회 상임이사 니시오카 료코 스님은 “모든 종교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힘을 모아 인간을 위해 협력하고 기도하는 등 종교와 민족을 뛰어넘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0월29~30일 양일간 진행된 ‘22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는 학술강연회에 이어 경축만찬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불교종단협을 중심으로 한 한국대표단은 31일부터 광저우 광효사, 샤오관 남화선사 등 성지순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 주해시=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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