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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선원은 한국불교 결기 모아낼 성소”

위례결사대중, 11월4일 봉불법회
“부처님 가르침 따라 용맹정진”
원행 스님 등 사부대중 2000명
“결사대중 원력 성취되길” 발원

“부처님, 당신이 고행을 버리고 은둔자들의 숲을 떠나 마을 가까운 숲으로 찾아가셨듯이, 저희도 이제 위례신도시의 황량한 뜨락으로 찾아왔습니다. 저희에겐 이곳이 붓다가야가 될 것입니다.”

한국불교중흥을 발원하며 목숨 건 정진에 나서는 9명 위례천막결사 대중들이 11월4일 위례 상월선원에서 봉불식을 봉행하고 결사에 임하는 각오를 부처님께 고했다. 특히 결사 대중들은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선정에 들면서 맹세했듯, 어느 세상에서도 얻기 어려운 저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서 죽어도 결코 일어서지 않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이날 봉불식은 오전 10시부터 상월선원이 위치한 위례신도시 종교용지에서 봉행됐다. 봉불식에는 결사 대중스님들의 거룩한 뜻을 잇고자 2000여 사부대중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경과보고를 통해 “이번 결사는 지난 2월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가장 낮은 곳에서도, 다 놓아버린 곳에서도, 세상이 바라보지 않는 곳에서도 틀림없이 공부가 있을 것이니, 승가본연의 모습으로 차별 없이 정진해보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월 종정예하의 확고한 가르침을 받고 선원수좌의 격려를 경건하게 받아 정갈하게 다듬고 이심전심으로 청규를 제정했다”면서 “11월, 화엄의 기운이 가득한 부처님을 정성스레 모시어 장엄한 봉불식을 거행하고 광명이 들어차는 상월선원의 문을 활짝 열게 됐다”고 말했다.

9명의 결사 대중을 대표해 진각 스님은 부처님께 위례천막결사를 알리는 고불문을 낭독했다. 고불문에는 결사 대중들이 동안거 기간 동안 상월선원에서 지키기로 다짐한 청규가 오롯이 담겼다. “하루 14시간 이상 정진한다.” “공양은 하루 한 끼만 먹는다.” “옷은 한 벌만 허용한다.” “양치만 허용하고 삭발과 목욕은 금한다.” “외부인과 접촉을 금하고, 천막을 벗어나지 않는다.” “묵언한다.” “‘규약을 어길 시 조계종 승적에서 제외한다.’는 각서와 제적원을 제출한다.” 고행의 길에 나선 결사 대중들의 서슬 퍼런 청규가 발표되자 자리에 참석한 사부대중들은 결사 대중들의 원력이 꼭 성취되길 기원하며 손을 모았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그동안 수행자가 수행자답지 못하고, 교단이 교단답지 못하다는 세간의 일부 의문에 대해 출가대중이 출가 초발심을 망각하고 실천에 미흡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런 면에서 천막결사는 우리 불교계와 사회에 던지는 큰 울림”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부처님 가르침을 수행하기 위해, 열악한 환경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 청규를 만들어 오로지 수행에 전념하고자 하는 스님들의 발원에 사부대중은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대 한국불교가 당면하고 있는 탈종교 시대의 불교 위기를 새롭게 극복해 낼 수 있는 커다란 희망을 위례천막결사에서 그 대안을 찾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원행 스님은 또 위례천막결사가 열리는 위례신도시 종교용지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스님은 “위례신도시 부지는 불교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종단적으로 마련한 소중한 성소(聖所)”라며 “부처님오신날 임시 연등을 설치하고 교류했던 원력이 신계사 복원이라는 큰 성과를 냈듯, 위례천막결사는 종단의 포교도량 건립으로 회향돼 신도시 포교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수행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불교의 중흥을 발원한 아홉 선지식의 원력이 부디 신뢰받는 청정승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 불교계 전체의 발전으로 회향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은 “서리를 맞고 달을 벗삼아 정진한다는 상월선원의 개원은 이와 사의 정신이 모여 강단 있는 결기를 모아내는 대단히 의미 있는 시도”라며 “출가수행자 본연의 모습을 통해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신도들에게는 신심을 불어넣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어렵게 시작된 이번 정진을 두고 구업을 짓는 행위로 서로를 편 가르고 폄훼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는 삼가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서로의 마음이 모일 때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듯이 상월선원의 참뜻을 우리가 더욱 발전시켜 한국불교가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보자”고 당부했다.

봉불식에는 결사에 동참하기로 했지만 지난여름 다친 다리 회복이 더뎌 결국 불참하게 된 상월선원 선덕 정묵 스님도 참석했다. 정묵 스님은 “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부득이 위례천막결사에 동참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님은 이어 “우리 앞에는 조사관문을 뚫어야 하는 난제가 있고, 뒤로는 생로병사라는 낭떠러지에 봉착해 있다”며 “상월선원 대중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정진을 하겠다는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다. 진심에서 우러난 정진이기 때문에 대중들이 무탈하게 회향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위례천막결사 대중들의 발원이 원만히 회향되길 기원하는 사부대중의 뜻을 담은 발원문을 낭독했다. 이 회장은 발원문에서 “오늘 이 특별한 봉불법요를 시작으로 상월선원 대중은 부처님 지혜를 증득하는 기쁨을 누리고, 우리 땅 곳곳에 새로운 불교의 등불이 피어나서 국민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화합이 이뤄지고 한국불교의 미래가 환하게 밝아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봉불식에 이어 결사 대중들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직접 친필로 작성한 상월선원 현판 개막식도 진행했다.

현판식에 이어 봉불법회에 동참한 대중들은 결사 대중스님들이 목숨 건 정진을 진행할 상월선원 내부를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이날 상월선원 봉불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원로의원 원행, 자광 스님, 중앙종회의장 범해, 호계원장 무상, 교육원장 진우 스님과 용주사 주지 성법, 화엄사 주지 덕문, 관음사 주지 허운, 선운사 주지 경우, 봉선사 주지 초격 스님과 중앙종회의원, 조계사 주지 지현, 봉은사 주지 원명, 중앙승가대 총장 원종 스님과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 등이 참석했다. 또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을 비롯해 윤성이 동국대 총장, 박범훈 불교음악원장, 김세곤 동국대 경주캠퍼스 대외협력처장, 김형규 법보신문사 대표 등이 동참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12호 / 2019년 11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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