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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

기자명 희유 스님

자비심은 진실해 헛되지 않고
선행은 진실한 생각에서 나와
부처님 제자라면 실천가 돼야

얼마 전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일자리 포럼을 비롯해서 저희 기관을 후원해주는 봉사그룹 KLC 회원들의 모임, 미술관 신인작가전 ‘이날생전’, 사회복지행정학회 등을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책상을 벗어나서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하는 일들이 참 좋았습니다. 특히 강릉에서 열린 학회에 다녀온 것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학회를 다니면서 사회복지 환경의 변화를 알아보고, 배운 것을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들이 우리가 만나는 클라이언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면서 각자의 분상에서 열심히들 일을 합니다.

사실 우리 센터의 아침은 오전 7시부터 시작됩니다. 주방의 조리팀들이 어르신들을 위해 영양만점에 맛도 일품인 점심을 준비하느라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입니다. 또 아침 8시에 센터를 열기 위해서 시설팀과 당직 직원이 나와 어르신 맞을 준비를 합니다. 예전에는 센터 정문 앞에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서계셨는데, 지금은 그런 일들은 없습니다. 어르신들의 생활 패턴도 굳이 이른 아침부터 나오시지 않습니다. 저희 직원들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빨리빨리’가 아닌 ‘천천히 천천히’를 이야기하며 선배시민으로서의 인식전환을 하고 여법하게 여유를 가지는 일상을 살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어르신들도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었지요. 

얼마 전 우리 기관을 후원하고 봉사하시던 분들이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그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요즘도 센터 앞에 어르신들이 줄을 서냐고 물으셨습니다. 옛날의 센터를 생각해보면 일의 편의성을 위해 어르신들이 불편함을 감수한 일들도 있었지만, 어르신들의 편안한 삶과 활기찬 미래를 위해 열심히 정진하는 것이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일 겁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한다는 ‘역지사지’는 사실 쉬운 것 같아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요. 사람들은 왕왕 상대방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합니다. 자신의 입장을 먼저 이야기하고 자신의 불편을, 또 불만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상대방의 입장은 자신의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생각하게 되지요.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이 바로 자비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처님은 자비심을 ‘열반경'에서 이렇게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부처님에게 가까이 가려면 오직 마음에 자비심을 가지는 것이 근본이다. 자비심을 가지게 되면 끝없는 선행을 베풀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무엇이 모든 선행의 근본이냐' 묻는다면 ‘자비심'이라고 대답하라. 자비심은 진실해서 헛되지 않고, 선행은 진실한 생각에서 나온다. 진실한 생각은 곧 자비심이며, 자비심은 곧 부처님의 마음이다.”

진실한 생각이 곧 자비심이라는 것을, 자비심이 곧 부처님 마음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하는 우리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도 바로 자비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실천을 위한 진실한 생각이 바로 자비심과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마음도 바로 자비심이 충만해야 가능할 테지요. 부처님의 제자로서 아니 사회복지를 하는 실천가로서 자비심을 생각하면서 실천하는 그런 시간들이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마무리합니다. 성불합시다.

희유 스님

희유 스님 서울노인복지센터 시설장 mudra99@hanmail.net

 

[1511호 / 2019년 11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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