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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상월선원 결사

기자명 법장 스님

“아홉 분 결사, 한국불교 중흥의 길로 이끄시길”

스님들의 위례천막결사 보며
두타수행 원력일념 수희찬탄
이 시대의 불교 전환점 될 것
외호대중 이타행실천 동참을 

2019년 동안거를 앞두고 위례신도시에서 대한불교 조계종의 9분 스님들께서 ‘상월선원’을 개원하고 위례천막결사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엄동설한의 동안거에 한국불교 중흥을 발원하며 화두일념의 두타수행을 한다는 소식에 전국의 많은 사찰과 신도회들도 외호와 기도를 하면서 결사에 동참하겠다는 원력을 나타내고 있다.

불교는 부처님이 계시던 시기부터 수행자들의 자발적인 공동체 생활로 원력과 지향점을 구현했다. 불교 삼보의 하나인 ‘승가(僧伽, saṃgha)’가 4인 이상의 출가 수행자가 모인 수행공동체를 가리키는 것에서도 그 탄생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또한 그렇게 모인 출가자들은 공통의 수행이나 발원으로 모인 집단이기에 ‘화합승(和合僧)’ 또는 ‘화합중(和合衆)’이라고 불리며 함께 90일 간의 수행기간인 안거를 보냈다. 불교에서 화합대중이라고 하여 ‘화합’을 강조하는 이유도 불교 초기부터 이어져 오던 불교만의 중요한 수행의 하나로써, 공통의 목표를 두고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함께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불교에서는 홀로 수행하는 것보다 승가라는 단체에서 대중들과 어울려 수행하는 것을 중요시 하였고 때로는 보다 깊고 힘든 수행을 위해 같은 의지를 지닌 수행자들이 모여 ‘결사’라는 가행정진도 해왔다.

이번 천막결사는 위례신도시에 마련된 종교부지에 상월선원을 개원하여 시행된다. 비록 총림 등의 사찰에 마련된 선원은 아니지만 그곳에 9분의 스님들이 정진을 할 수 있는 임시 공간이 새롭게 문을 여는 것이다. 이와 같이 종래의 총림이나 사찰에서 떨어진 곳에 수행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불교에서는 아란야(阿蘭若araṇya)라고 한다. 수행에 적합한 곳을 정해서 그곳에서 조용히 일심으로 정진하는 수행자를 아란야 비구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수행자들은 정진 외에 생활을 위한 공양과 가사, 도구들을 마련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동남아의 상좌부 불교에서도 아란야 정진을 하는 수행자를 위해서 근처의 사원에서 공양을 준비해주거나 의복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번 위례천막결사에 많은 사찰과 신도분들이 동참하여 스님들이 정진에만 일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또한 불교의 오랜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불교는 수행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종교이다. 이번 상월선원의 위례천막결사는 앞으로의 불교 중흥과 포교에 중요한 기점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많은 선원에서도 일심으로 안거와 산철을 구분하지 않고 정진하시는 수좌스님들이 계신다. 

이러한 스님들과 더불어 조계종단의 영향력 있는 스님들이 결사를 맺고 용맹정진을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불교의 수행과 불교에서 추구하는 것을 알릴 수 있고 그것에 감응하여 동참하는 신도들이 늘어난다면 수행과 포교가 동시에 상응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이뤄진 수행은 다시 바른 회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역대 조사 스님들이 그러하셨듯이 수행으로 이루어진 것들을 다른 대중들과 함께 나누고 느낄 때 불교의 가르침이 펼쳐지는 것이다. 자신의 깨달음만을 위한 수행이 아닌 그 수행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른 눈을 뜨고 삶의 의지처가 될 수 있도록 자리이타의 회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결사에서도 한국불교중흥을 수행의 서원으로 세웠고 그 서원에 함께 하려는 대중들의 의지가 모이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모인 모든 대중들의 서원은 한결같다. 우리 불교를 다시금 널리 알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평안하고 안락함을 느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한결같은 서원으로 모두가 일심 정진하고 그것을 이번 동안거를 마치고 포교의 원력으로 삼아 이타행을 펼친다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그들의 마음을 울리는 깊은 가르침으로 원만한 회향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기대와 발원으로 이번 동안거는 모든 사부대중이 함께 수행정진하는 시간으로 맞이했으면 한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11호 / 2019년 11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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