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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 정각 스님, ‘인간 방생’ 특별기고

기자명 주영미
  • 기고
  • 입력 2019.11.06 14:44
  • 수정 2019.11.12 14:01
  • 호수 1512
  • 댓글 1

11월6일, 행복드림센터 운영 6개월 맞아 작성
“진정한 방생은 소중한 생명 지키는 인간방생”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기 생명 소중”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 상임대표 정각 스님.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 상임대표 정각 스님.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 상임대표 정각 스님이 지난 4월29일 개소한 부산 최초 영·유아 유기 예방 시설 ‘행복드림센터’의 운영 6개월을 맞아 영·유아 유기 예방을 위한 근본적 해결을 발원하며 ‘인간 방생’을 주제로 본지에 특별 기고문을 보내왔다.

정각 스님은 “영·유아 유기와 관련된 문제를 통해 소중한 생명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방생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인간방생을 통해 소중한 생명의 생명권, 인권, 행복권이 보장될 수 있는 불교계의 행동과 실천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는 지난 4월29일 부산 홍법사(주지 심산 스님,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 공동대표) 경내시설 중 한 건물에 ‘행복드림센터’를 개소하고 부산 최초의 영·유아 유기 예방을 위한 상담소 및 베이비박스 운영을 시작했다. 본부에 따르면, 6개월 동안 미혼모 상담은 물론 자가 출산 직후 도움을 호소해 긴급 조치가 진행되는 등 상담 사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대부분의 상담은 단발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불교계의 관심과 관계 기관과의 협조도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가 지난 10월28일 행복드림센터 운영 6개월을 진단하며 개최한 ‘영·유아 유기 예방 빛 행복권 보장을 위한 간담회’.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가 지난 10월28일 행복드림센터 운영 6개월을 진단하며 개최한 ‘영·유아 유기 예방 빛 행복권 보장을 위한 간담회’.

정각 스님은 부산인권센터, 무료법률사무소, 부산 자비의 전화 등 시민단체의 대표를 맡아 인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시민운동에 진력해왔다. 스님은 그 동안의 경험과 원력을 모아 지난 2018년 3월29일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를 발족하고 국민행복포럼, 영·유아 유기 예방을 위한 세미나, 간담회, 행복드림센터 운영 등의 활동을 전개 중이다. 스님은 부산 영도 미룡사 주지로 오랜 기간 수행과 포교에 앞장서왔으며 현재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영도구불교연합회 고문도 맡고 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아래는 정각 스님의 기고문이다.

진정한 인간방생의 길

2019년 6월13일 경북 구미의 한 원룸에서 탯줄이 달린 신생아가 쓰레기더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2019년 7월11일에는 밀양 농가 쓰레기더미 속에서 온몸에 벌레와 모기 물린 자국이 가득한 상태로 신생아가 발견됐고, 2018년 부산에서도 영아 시신 2구가 원룸 냉장고에서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한해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생명이 200명이 넘는다. 우리는 이 같은 현실에서 아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어떠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행동을 하고 있을까. 사회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안타까움과 비난 여론을 쏟아내지만 생명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과 실천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부처님은 전생에 비둘기 한 마리를 살리려 온몸을 보시하셨듯 오늘날 불교계도 그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기의 생명과 행복에 미쳐야한다. 지금 우리가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타까운 소식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법륜 스님 즉문즉설이 진행된 2018 국민행복포럼.
법륜 스님 즉문즉설이 진행된 2018 국민행복포럼.

방생은 생명을 살리며 공덕을 쌓고자 하는 불교 고유의 정신이자 문화이다. 최근 방생문화는 포획되거나 구호된 동물을 풀어주는 것에서 이제는 이들이 잘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자리이타(自利利他)형 방생으로 발전하고 있다. 채식방생, 식물방생, 생태방생 등이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포괄적 차원의 환경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해야 하며, 생명을 살리는 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인간 방생은 많은 불자들이 공감하는 것으로 인간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진정한 방생이며, 인간의 권리와 행복을 보장해 주는 과정이 방생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6조에는 모든 아동이 고유의 생명권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며, 가능한 최대한 아동의 생존과 발달을 보장해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아기의 생명을 살리는 문제는 단순히 아기의 생명보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아기가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불교의 인간방생은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기들의 생명을 지켜주고 좋은 인연을 통해 아이들의 인권과 행복권이 보장될 수 있는 제2의 인생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국민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해왔다. 52년간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교정교화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마지막 사형수의 사형집행과정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부산인권센터, 무료법률사무소, 자비의 전화 등 인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애써왔다. 지금은 이 모든 과정과 노력이 결국은 국민의 행복을 길임을 깨닫고 구체적인 노력과 실천을 하고 있다. 또 이 모든 노력과 행동의 근간은 불교의 인간방생의 실천이라고 자부한다.

현실 세계에는 도움을 바라는 안타까운 생명들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기들은 사회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어떤 아기는 태어나는 것 자체로 축복과 사랑을 받지만, 어떤 아기는 태어나는 것이 절망과 고통의 씨앗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단순히 아기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 모든 책임이 아기를 잉태한 부모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9년 9월 경북 의성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방금 홀로 화장실에서 힘겹게 새 생명의 탯줄을 자른 엄마의 전화였다. 임신 기간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홀로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던 그녀는 아기와 함께 홍법사 행복드림센터로 찾아오겠다고 했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기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과 엄마의 심리적 안정이라고 판단했고 경북 의성 근처로 직접 어머니를 만나로 갔다. 결과적으로 아기가 안전하게 병원에서 보호받고 엄마가 출생 신고를 통해 제도권 내에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렸다.

아기의 생명을 살리는 문제는 책임과, 권한 등 어떤 경우보다 우선시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아직 아기가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의 부족, 출생신고를 통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데 필요한 까다로운 행정절차, 이 문제를 바라보는 행정기관의 입장 등 산적한 문제들이 적지 않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노력과 행동을 직접 하지 않으면 문제의 정확한 본질을 알 수 없으며,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

행복드림센터에서, 정각 스님.
행복드림센터에서, 정각 스님.

부처님과의 인연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인생의 선물이다. 새로운 생명이 온전하게 생명의 존귀함 자체로 인정받고 부처님과 인연이 닿을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하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는 없다. 많은 새로운 생명이 아무런 선택의 기회조차 없이 세상의 냉혹한 현실에서 우리가 행동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우리의 뜻이 인간방생의 참된 정신으로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때다.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 상임대표 정각 손 모음.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는 지난 4월29일 부산 홍법사에 ‘행복드림센터’를 개소했다.
국민행복실천운동본부는 지난 4월29일 부산 홍법사에 ‘행복드림센터’를 개소했다.

 

[1512호 / 2019년 11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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