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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총림 송광사 남은당 현봉 스님 승좌법회 봉행

  • 교계
  • 입력 2019.11.11 18:02
  • 수정 2019.11.12 13:40
  • 호수 1513
  • 댓글 4

11월11일, 1000여 사부대중 동참
조계총림 송광사 제7대 방장 취임

조계총림 송광사(방장 현봉 스님·주지 진화 스님)는 11월11일 경내 대웅보전에서 제7대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남은당 현봉대선사 승좌법회를 봉행했다.

승좌법회에는 방장 현봉 스님을 비롯해 유나 영선, 주지 진화, 조계종 호계원장 무상,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을 비롯해 송광사 본·말사 대중스님 200여명과 이정현 국회의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과 신도 등 사부대중 1천여명이 동참했다. 승좌법회는 법고를 시작으로 명종, 삼귀의, 반야심경, 고불문, 육법공양, 헌향, 행장 소개, 법어, 사홍서원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기해년 동안거 결제일에 봉행된 승좌법회에서 신임 방장 현봉 스님은 유나 영선 스님과 주지 진화 스님에게 조계총림을 상징하는 법장(法杖)과 불자(拂子)를 각각 봉정 받으며 총림의 명실상부한 지도자임을 대내외에 표방했다.

조계종 호계원장 무상 스님은 대중을 대표해 낭독한 고불문을 통해 “지난 산중총회에서 현봉선사를 제7대 방장 후보로 선출하였고 중앙종회에서는 만장일치로 추대하여 오늘 동안거 결제일을 맞아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승좌법회를 봉행하게 되었다”며 “제불보살님께서는 대자비로 오늘의 법회를 증명하사옵고 조계산문 송광사 조계총림 대중들이 화합하며 여법하게 수행 정진할 수 있도록 호념하여 달라”고 부처님 전에 고했다. 이어 “우리 대중들은 오늘의 이 법회로 인하여 더욱 보리심을 발하여 부처님의 정법에 따라 불퇴전의 정진을 하겠다”고 서원했다.

방장 현봉 스님은 법어를 통해 “이제 우리 총림 대중들은 이 주장자 하나에 망상과 시비·갈등을 모두 거두고 하나되며 이를 의지하여 서로 절차탁마하자”며 “조계총림의 숲에서 각자의 소임을 다하며 각각 자기 빛깔의 우담바라를 피워내는 총림을 만들어 이 조계총림이 모든 불자들의 안심입명처가 되고 이 세상의 휴양림이 되도록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간밤에 조계산에는 먹구름이 끼고 천둥번개가 치면서 많은 폭우가 쏟아졌지만 새벽이 되니 밝은 달이 나타나면서 온 도량을 훤하게 비춘 것처럼 불자가 시비분별 가려내고 나니 산은 높고 물은 길게 흘러간다”며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사부대중을 위해서 진리의 주장자와 불자를 대중들에게 봉정하오니 제각기 이를 의지해 수행하면서 부디 헛발을 딛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강조했다.

방장 스님 법문에 이어 무각사 회주 청현 스님은 법거량을 청했다. 청현 스님은 “오늘 방장스님을 모시고 겨울 안거에 들어가면서 방장스님께 한마디 묻겠다”며 “공문을 통과하지 않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있느냐”고 물었고 방장 현봉 스님은 “깨달음에 이르는 길은 없다. 지금 바로 여기 있는데 무슨 길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청현 스님은 “우리 대중들을 위해 겨울안거를 잘 사는 길을 한마디 일러달라”고 재차 질문하자 방장현봉 스님은 다만 “밖에서 찾지 말라”고 화답했다.

한편 현봉 스님은 1949년 경상남도 사천 출생으로 1974년 구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하고 1975년 구산 스님에게 비구계를 수지했다. 1975년 송광사 수선사 선원에서 안거를 시작한 이래 통도사 극락암, 문경 봉암사, 수덕사 정혜사 등 제방선원에서 32안거를 성만했다. 1991년 조계총림 송광사 유나를 역임하고 조계종 제11대, 12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했다. 또 2000년 송광사 주지, 2002년 조계종 법규위원과 재심호계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선에서 본 반야심경' '너는 또 다른 나' '운옥재문집' '솔바람 차 향기' '밖에서 찾지 말라' '일흔집' 등이 있다.

개당승좌설법

이 법장(法杖)인 주장자는 영산회상의 부처님으로부터 역대전등 제대조사와 천하 선지식들에게 전해왔으며, 이 조계산문의 불일보조국사 진각국사 등의 여러 국사와 증명법사인 지공 나옹 무학스님과 청허 부휴 양대 조사를 거쳐, 근세에 조계종 초대종정 효봉대선사와 조계총림의 초대방장 구산대선사와 일각대선사 보성대선사에게 전해져온 이 조계총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불법의 표상입니다.

이 법장은 바로 진리의 지팡이입니다. 이 법장은 불가사의하여 천백억화신을 나투기도 하니, 바로 지금 이 주장자를 이렇게 보고 들을 줄 아는 여기대중들이 그 화신들입니다.이 법장은 밖에서 온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본래 갖추어 있는 바로 그 한 물건입니다.

一條拄杖兮 한자닥 주장자여!
無根亦無芽 뿌리도 없거니와 싹눈도 없구나.
行人善護持 수행인이 이를 잘 보호해 가지면
處處發曇華 간곳마다 우담발화가 피어나리다.

이 주장자는 뿌리도 없고 싹눈도 없고 모양이나 그림자도 없으면서 천지를 버티고 만물을 토해내며, 일월(日月)을 삼키기도 하고, 또는 번뇌 망상과 시비 갈등을 빚어내기도 합니다. 뿌리도 없고 싹눈도 없는 이 주장자에서 천하의 총림이 나왔습니다.

총림이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행자들이모인 성스러운 수행도량이란 뜻입니다. 총림은 영어로 헐리우드입니다. 인생이 한바탕 연극이라면 우리 대중들은 부처님처럼 진리의 삶을 펼치며 저마다 隨處作主하는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십시오.

이제 우리 총림대중들은 이 주장자 하나에 모든 분별 망상과 시비 갈등을 모두 거두어 하나가 되어 이를 의지하여 서로 절차탁마하며 이 조계총림의 숲에서 각자의 소임을 다하며 자기 빛깔의 우담발화를 피워내는 총림을 만들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이 조계총림이 모든 불자들의 안신입명처가 되고 이 세상의 휴양림이 되는 총림이 되도록 정진합시다.

竪也吐出萬法 세우니 만법을 토해내고
橫也呑却乾坤 눕히니 건곤을 삼켜버리네.
一揮拂塵埃 불자를 한번 휘둘러 털어버리니
山高兮水長 산은 높고 물은 길게 흐르네.

이 불자는 원래 먼지를 털어내는 물건이니, 바로 우리 중생들의 번뇌망상을 쓸어내는 방편의 道具이며 法具입니다. 이 불자는 세우면 천 갈래 만 갈래가 되고 눕히면 하나의 자루입니다.

세우면 천만갈래로 흩어지고 펼쳐지면서 온갖 연기를 일으키며 팔만사천의 경전이 되고, 눕히면 만법을 거두어 하나로 돌아가게 되면 말이나 글이 미칠 수 없으므로 부처님은 마갈타국에서 문을 닫고 말없이 수행하시었고, 유마거사는 비야리성에서 둘이 아닌 불이법을 물으니 침묵으로 응대하였으며, 달마대사는 소림굴에서 묵묵히 면벽했습니다.

이 불자는 공성과 연기가 구족하고 불변과 수연이 상조(相照)하며 침묵의 양구와 방과 할과 장광설이 자재하니, 부처님께서는 이를 깨달아 49년간 종횡무진으로 횡설수설하시며 설법하시었고, 중생들은 이를 미혹하여 일생동안 자기의 업식을 따라 횡설수설하고 있습니다. 여러 대중들이시여. 불조의 횡설수설과 중생들의 횡설수설이 같습니까? 다릅니까?

이 불자를 휘둘러 모든 사량분별을 털어버리니 이사구절백비(離四句絶白非)라 긍정도 부정도 모두 사라져버린다. 필경 어떠한가? 山高兮水長 산은 높고 물은 길게 흘러가네. 이 진리의 주장자와 불자를 다시 대중들에게 봉정하니 제각기 이를 의지하여 수행하면서 부디 헛발을 딛지 않도록 조심조심 하십시오.

[1513호 / 2019년 11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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