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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선원 천막결사, 재가자도 함께 정진합니다”

11월16일, 첫 토요정진 시작
300여 불자 동참…열기 후끈
선원 울타리에 소원등 매달며
원만한 회향․불교 중흥도 염원

11월16일 상월선원 아래 마련된 임시법당에는 지난 11월11일 동안거 결제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진행된 토요정진에 동참하는 불자들로 가득 찼다.

갑작스러운 한파로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빠르게 서울에 첫눈이 관측된 날, 허허벌판에서 서리와 달을 벗 삼아 정진하는 위례 상월선원 주변이 이날의 한파를 무색하게 하는 온기로 가득 찼다. 한국불교중흥을 발원하며 동안거 천막결사에 임한 9명 스님들의 의지를 이으려는 재가불자들의 끊임없는 발걸음이 이어진 것. 스님들의 외호 대중을 자처한 이들이 함께한 이날 정진은 훗날 이 자리가 ‘수행문화의 혁신’과 ‘도심포교의 모범’을 보여줄 곳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 시간이기도 했다.

11월16일 상월선원 아래 마련된 임시법당에는 지난 11월11일 동안거 결제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진행된 토요정진에 동참하는 불자들로 가득 찼다.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을 비롯해 포교사단,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수국사 등 주요사찰 신도회, 동국대 교직원과 산하 학교장, 학생들 사이엔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씨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각계각층에서 모인 300여명의 동참자들은 힘찬 목소리로 석가모니불을 외치며 한국불교중흥을 발원했다.

정진은 오후 2시, 신묘장구대다라니 21독으로 시작됐다. 남양주 묘적사 주지 환풍 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40여분 동안 진행된 독송이 고요했던 선원 주위에 울려 퍼졌다. 이어진 108배와 참선은 불자들의 정진 열기를 후끈 달아 올리며 임시법당을 열기로 가득 채웠다.

상월선원 지도법사인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은 “9명의 스님들은 이곳 임시법당이 불자님들에게 형식만을 따르는 정진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기도와 수행을 찾는 곳이 되길 바랐다”며 “상월선원에서의 기도가 자신을 바로보고 자기를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왁자지껄 한 안거 모습에 의아해 할 불자들을 위해 세심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스님은 “안거라고 하면 고요한 곳에서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만을 떠올리겠지만 남대문시장이나 명동 한복판과 같이 사람들 사이에서 행하는 정진은 생활 속 불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아파트 공사판 속에 위치한 상월선원 정진은 불자들이 만들어가는 야단법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번의 신묘장구대다라니 21독 후 동참자들은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동안거의 무탈한 회향과 응원의 바람을 담은 형형색색의 등을 상월선원 울타리에 매달았다. 개인의 소망을 담은 글귀보다는 이번 결사의 원만한 회향을 염원하는 글귀가 주를 이뤘다.

울타리 안 상월선원을 향해 하염없이 합장반배를 올린 수국사 신도 김용덕 불자는 “스님들 입재와 동시에 부부가 함께 100일 기도를 시작했다”며 “큰 뜻을 품고 정진하고 있는 9명의 스님들이 건강하게 안거를 나실 수 있도록 자주 찾아 함께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사 신도 원지심 불자도 “9명의 스님들이 실제 정진하고 있는 천막을 보니 놀라우면서 신심도 생긴다”며 “신도시에 새로운 사찰을 만들겠다는 취지도 있다니 개인적인 기도를 넘어 불교 발전을 위해 동참하는 느낌”이라고 가슴 벅찬 기분을 전했다.

탑돌이 후에는 동참자들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임시법당에서 매일 예불을 올리고 있는 환풍 스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스님은 “9명 스님들의 원만한 회향이 불자님들의 신앙생활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저도 불자님들이 소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저의 역할인 기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에 대해 “닳지 않는 배터리”라고 표현한 스님은 “인솔 스님을 따라 원력을 크게 갖고 임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신성현 동국대 불교대학장은 “1986년 백련암에서 성철 스님을 뵀을 때 느꼈던 형형한 눈빛이 3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이 법당에도 가득 차 있음을 느낀다”며 이날의 정진 감격을 표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신 학장은 “결사를 통해 불교정신을 되살린 역사를 새겨 보면 이는 초발심으로 되돌아가자는 뜻이 아니었나 싶다”며 “초발심으로 돌아가자는 원력을 가진 9명의 스님들의 정진에 불자들도 적극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인 부산대 교수는 매주 토요일 정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 이병인 교수는 “80년대 참가했던 불교 수련대회 생각이 많이 나는 하루”라며 “한국불교가 침체돼 있다는 소식들에 울적했지만 상월선원을 발판으로 뛰어오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종환 영석고 교장은 “오늘 이곳에 젊은 학생들이 없어 조금 속상하지만 미래 한국불교를 위해선 우리 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 시간”이라며 “불자학생들과 다시 한 번 동참해 학생들이 스님들의 원력을 보고 듣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자리를 꼭 마련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채석래 동국대 일산병원 연우회 회장은 “무엇보다 건강한 회향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며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적극 힘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토요정진은 오후 5시 반이 훌쩍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상월선원 측은 매일 정진을 하면서 매주 화·토요일에는 집중정진을 진행한다. 또 매월 한차례 철야정진으로 그 열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90일 용맹정진은 선원 안 뿐 아니라 밖에도 진행된다. 대덕사 다도반 회원 6명은 동안거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해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차와 다과를 제공한다. 김종숙 명선다례원장은 “추운 날씨에도 상월선원을 찾는 이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드리고자 망설임없이 마음을 냈다”며 “스님들과 동참자들이 무사히 건강하게 동안거를 회향하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오후 5시 운영되며 차와 간단한 다과가 준비돼 있다.

정오 스님을 포함한 유투브 담당자 4명은 상월선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영상으로 제작, 유투브를 통해 대중들에 제공한다. 정오 스님은 “역사적인 순간을 기억하고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온라인 공간”이라며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겠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상월선원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유투브에서 ‘천막결사상월선원’(‣바로가기)을 검색하면 만날 수 있다.

위례=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14 / 2019년 1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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