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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동 전문의 “죽음은 항상 삶 속에 존재한다”

  • 문화
  • 입력 2019.11.20 13:25
  • 호수 1514
  • 댓글 0

진흥원, 11월19일 화요열린강좌
죽음명상 기반은 자애로운 마음
헌신적이고 열려있는 태도 중요

“죽음을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삶 안에서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죽음의 문제는 곧 삶의 문제다. 죽음을 품에 안는 것이 빠를수록, 삶에 질력하고 현실감 있게 살아가는 시간이 늘어난다.”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는 11월19일 이성동 정신과 전문의 초청 화요열린강좌를 개최했다.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 다보원에서 열리는 이날 강좌에서 이성동 전문의는 ‘왜 죽음을 명상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임종을 앞둔 이들의 명상치료 훈련 프로그램을 담은 조안 할리팩스의 ‘죽음을 명상하라’를 기반으로 삶과 죽음에 관한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와 컴패션(compassion)에 대해 소개했다.

이 전문의는 ‘죽음을 명상하라’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죽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이 주는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 단계를 밟아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멀리하고 싶은 죽음을 삶속에 적극 끌어들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이 존재한다”며 “우리 삶 안에 이미 죽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불교의 가르침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우리가 죽음의 괴로움과 함께 살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문의는 특히 “‘아함경’ 등 경전에서 부처님은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무너지지 않은 깨끗한 믿음과 성스러운 계의 성취를 강조하며 사성제, 팔정도, 사념처, 사무량심 등 수행을 이야기한다”며 “이는 현실의 고통을 1%라도 줄여주기 위한 자애로운 마음의 실천이며 이를 프로그램화한 것이 할리팩스의 죽음 명상치료 훈련”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죽음을 생각할 때 깨달아야 하는 세 가지 지침을 설명했다. ‘알지 못하는 것’ ‘가만히 지켜보는 것’ ‘연민에 가득 찬 행동’이 바로 그것이다. ‘알지 못하는 것’은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마음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만히 지켜보는 것’은 결과에 대해 가치판단을 내리거나 집착하지 않고, 이 세상의 괴로움과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함께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마지막 ‘연민에 가득 찬 행동’은 나와 다른 사람을 괴로움에서 구하기 위해 헌신적인 태도로 이 세상과 함께하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이 전문의는 “세 가지 지침은 임종, 사망, 돌봄, 애도에 대처하는 필수적인 토대이며 이것을 기초로 죽음에 대해 사유하고 명상할 때라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인드풀니스 수행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직관력을 예리하게 해 준다. 임종을 앞둔 이들의 명상치료를 위한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즉각적인 반응을 줄여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회복력을 높여준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의는 “죽음에 대한 명상을 통해 죽어가는 이들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이타심, 공감, 진정성, 존중, 참여, 그리고 연민과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이러한 인간의 잠재된 가능성이 발휘될 때 죽음이라는 진실과 직면할 수 있고, 죽음 또한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삶 안에서 끌어안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14호 / 2019년 1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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