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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문화동행·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 고려인 역사 탐방

기자명 주영미
  • 교계
  • 입력 2019.11.25 09:35
  • 수정 2019.11.25 18:42
  • 호수 1515
  • 댓글 0

11월21~23일, 러시아 우수리스크 등
교육 비품 등 지원…전통 공연 감상
동명대 재학생 손편지로 감동 전해

향기로운 문화동행과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가 손을 잡고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러시아 연해주의 우수리스크에서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교육하는 활동에 자비의 온정을 전달했다.

향기로운 문화동행(이사장 보혜 스님)과 동명대(총장 정홍섭) 인도문화연구소(소장 장재진)는 11월21일부터 23일까지 2박 3일 동안 ‘연해주 독립운동의 산실 러시아 우수리스크 고려인 역사 탐방’을 전개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답사는 향기로운문화동행 이사장 보혜 스님, 장재진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장과 동명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부 불교 전공 및 동명대 불교동아리 ‘로투스’ 소속 대학생 20명 등 총 25명이 동참해 고려인의 삶을 공부하고 연해주의 항일 독립운동과 연관된 역사 현장을 직접 돌아보았다.

특히 이번 답사 일정 중에는 고려인 민족학교(교장 김발레리야)를 방문, 책상과 의자 등 비품 지원식을 갖고 학교 발전을 기원하는 시간을 가져 의미를 더했다. 향기로운문화동행과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는 고려인 민족학교 2층의 6개 교실에 설치될 책상과 의자 등 교육시설 비품 마련을 위한 장학비품 지원금을 전달한 것이다.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에서는 시계와 충전기 등도 전달하며 학교 발전을 기원했다. 동명대 재학생들은 직접 쓴 손편지를 학교를 통해 고려인 민족학교 재학생들에 전달하며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발원했다. 이날 고려인 민족학교 측에서는 고려인의 역사와 연해주 항일 독립운동을 알리는 영상을 상영하고 아리랑 무용단의 전통 한국무용, 화랑팀의 북 연주를 펼치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고려인의 열정을 소개했다. 보혜 스님과 대학생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공연을 감상하고 거듭 박수로 감동을 표현했다.

향기로운문화동행 이사장이며 부산 기장 청량사 주지를 맡고 있는 보혜 스님은 “글로만 접했던 연해주와 고려인의 역사 현장을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의 제안으로 대학생들과 함께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오기 전부터 설렜고 이곳에 와서 직접 보며 느끼는 심정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감동이 있다”며 “민족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모진 고난의 시간과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한 투쟁의 역사를 지금까지 후손들이 지키고 이어왔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자라나는 고려인 후손들에게 한국의 전통을 알리는 이곳 학교가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발레리야 고려인 민족학교 교장도 “지난 5월 개교한 이후 9월부터 한글 수업 등 교육 과정을 시작했고 현재 150여 명의 청소년이 이곳에서 한글을 익히고 한국의 전통문화, 노래 등을 배우며 한국을 알아가고 있다”며 “아직 시설이나 비품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함이 많지만, 학교에 보내주시는 관심과 응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려인 민족학교는 우수리스크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지도하고 한글을 가르치는 교육시설로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우수리스크 고려인 문화를 알리는 대표 시설인 고려인 문화센터에서 25년 동안 활동한 김 발리리야 교장이 한국 전통문화를 청소년들에게도 전하기 위한 교육기관 운영을 발원하며 원력을 갖고 개설한 곳이다.

동명대와의 인연은 지난여름 동명대 학생처 차원에서 학생회 임원 40여 명이 러시아 문화 탐방 중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때 일행은 고려인 민족학교의 개교 소식을 접하고 동명대 학생처 차원에서 로봇청소기를 기부한 바 있다. 당시 동명대 학생처장으로 탐방을 이끈 장재진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장은 고려인 민족학교가 교실은 조성됐지만 정작 책상과 의자가 마련되지 못한 상황을 확인하고 책상과 의자 등 학교 비품 지원을 약속했다. 장 소장은 이후 재학생 장학금 등 꾸준히 동명대 후원을 이어온 향기로운문화동행 이사장 보혜 스님에게 우수리스크 고려인 민족학교 후원을 제안, 스님도 적극적인 동참을 약속하고 동명대 측과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 후원자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번 답사가 전개될 수 있었다.

답사는 고려인 민족학교뿐만 아니라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톡에 남아있는 항일 유적지를 견학하는 일정으로 전개됐다. 답사단은 수이푼 강변에 위치한 이상설 선생 유허비를 참배한 데 이어 고려인 문화센터와 최재형 선생 기념관을 방문했다. 또 발해의 흔적이 남아있는 거북이상과 전로한족중앙총회 결성 장소를 돌아보았으며 블라디보스톡의 신한촌 기념비도 참배하며 연해주에서 전개된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렸다.

답사단에서 동명대 재학생 대표를 맡은 차승준 씨(글로벌문화콘텐츠학부, 24)는 “직접 독립운동의 역사 현장을 한 곳 한 곳 방문할 때마다 같은 민족이라는 감동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렇게 먼 나라에서 힘겹게 살아가면서도 한국의 전통을 지키고 독립에 앞장선 선조들을 기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동명대 불교동아리 ‘로투스’ 차기 회장 김민지 씨(20)도 “고려인 민족학교에서 전통춤과 북 공연을 볼 때 뜨거운 감동과 울컥하는 느낌이 들면서 평소에는 생각지 못했던 민족과 역사의 소중함을 러시아에 와서 비로소 느낄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며 “우리 민족의 뿌리를 지키고 보존하는 고려인의 활동에 대해 한국에 돌아가서도 좀 더 자세히 찾아보고 싶다”고 발원했다.

장재진 동명대 인도문화연구소장은 “여름에 이어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로 러시아 우수리스크를 방문하면서 이곳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더 절감하게 된다”며 “이번 답사를 적극 지원해준 동명대와 고려인 민족학교의 발전을 위해 학교 비품 등 큰 보시를 해주신 향기로운문화동행 이사장 보혜 스님 그리고 여러 후원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해다. 이어 장 소장은 “고려인의 삶과 항일 독립운동의 전초기지가 된 현장에 깃든 단일 민족의 뿌리와 정체성을 새기는 이번 탐방이 재학생들에게 역사 공부는 물론 민족의 동질감을 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인도문화연구소는 극동 지역에 남아있는 한국인의 역사를 찾아가는 여정을 지속할 예정이며 더불어 불교계의 관심도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한편 이번 답사단이 방문한 러시아 연해주는 상해임시정부 이전 대한민국 최초의 임시정부인 대한국민의회가 설립된 지역으로 독립운동의 전초기지라 불린다. 그중에서도 우수리스크는 190년 전 두만강 국경을 넘어 러시아에서 살게 된 고려인들이 이주해 살던 연해주의 대표적인 도시로 블라디보스톡에서 차량으로 1시간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다. 무엇보다 러시아에서 전개된 항일 독립운동의 숨은 조력자 최재형 선생이 마지막으로 거주한 생가가 남아있으며 스탈린 정권 당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는 수난의 역사를 거치면서도 지금까지 고려인 후손들이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보존하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러시아 우수리스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15호 / 2019년 12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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