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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에 학살당한 베트남 민간희생자 위로하다

  • 교계
  • 입력 2019.11.25 14:59
  • 호수 1514
  • 댓글 0

조계종 사노위, 11월14~17일
베트남 피해지역서 평화기도
피해자 직접 만나 증언듣기도
스님들 위로의 삼배에 눈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베트남전 당시 주민학살이 벌어진 퐁니퐁넛 마을의 추모비 앞에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베트남전 당시 주민학살이 벌어진 퐁니퐁넛 마을의 추모비 앞에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베트남 전쟁 중 한국군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이들에 대한 참회와 추모가 베트남 피해지역에 남은 상처를 위로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는 11월14~17일 베트남 하미마을과 퐁니퐁넛마을에서 ‘베트남전 희생자를 위한 평화기도 순례’를 진행했다. 두 마을은 전쟁기간 파견된 한국군에 의해 주민들이 집단 학살당한 피해지역이다. 하미마을은 1968년 노인과 여성, 어린아이 등 135명이 한국군에 의해 학살당했으며, 퐁니퐁넛마을은 같은 해 74명이 희생당했다. 사노위 스님들은 마을에 세워진 추모비와 위령비 앞에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으며 참회의 기도를 올렸다. 특히 희생자의 가족들을 만나 위로와 사과를 전했다. 

퐁니퐁넛마을에서 만난 피해자 응우옌티안씨는 당시 8세였다. 어머니와 고모, 언니와 5세였던 동생을 잃었다. 오빠와 자신도 총을 맞아 죽음의 위기를 겪었다. 응우옌티안씨는 스님들과 만나 끔찍했던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어렸지만 무섭고 끔찍했던 상황을 아직도 똑똑히 기억한다”며 “엄마와 언니, 동생, 친척들이 다 죽었고 고아가 되어 남의 집 일을 도와주며 어렵게 살았다”고 말했다. 가족을 잃고 힘든 삶을 살았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진심어린 사과였다. 한국에서 온 스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며 그는 오히려 “잊지 않아 줘서 고맙다”고 했다. 응우옌티안씨는 “한국 사람들을 보는 것이 무서워 피하고 싶었지만 멀리서 찾아와준 스님들이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를 해줘 너무 고맙고 감사드린다”며 “한국정부가 과거 파견군으로 인한 학살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스님들은 그에게 참회와 위로의 마음을 담아 삼배를 했고, 과거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사회노동위 위원장 혜찬 스님은 “우리가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과, 배상, 진실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베트남 전쟁 한국군 희생자에 대해서도 진상규명과 책임자의 진심어린 사죄, 법적 책임,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하다”며 “희생자들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참회와 위로를 전하며 극락왕생을 발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노위는 2018년 9월9일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 200여명을 초청해 ‘베트남 전쟁 희생자 추모재’를 봉행한 바 있다. 사노위는 “앞으로도 베트남 전쟁 한국군 희생자에 대한 추모를 이어갈 예정이며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514호 / 2019년 1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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