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각 스님의 녹색불교
본각 스님의 녹색불교
  • 유정길
  • 승인 2019.12.02 13:18
  • 호수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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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을 비롯하여 여러 국가들이 모인 국제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 이슈는 항상 환경문제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들 국가가 자기 나라로 돌아오면 환경문제는 후순위로 밀리고 1순위는 경제성장, 일자리 문제가 된다. 대부분의 국가지도자들이 선거로 선출되다보니 자기 임기를 넘어선 장기적인 과제인 환경문제보다 임기 내 국민들에게 직접 이익이 되는 경제문제에 함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구적 환경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 없이 국제적 약속에 떠밀려 마지못해 실행하는 듯한 양상을 띠게 된다.

2020~30년까지 10년간 지구기온은 1.5도로 묶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 이상이 되면 이제 영영 돌아올 수 없고 회복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태평양에 떠다니는 한반도 몇배 크기의 쓰레기섬과 비닐·프라스틱 문제는 어떤가. 11월5일 전국 153개 국가의 과학자 1만1000명이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할 정도로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가 지구적 환경문제이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비정부조직(NGO)라면 단연 불교,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등 종교조직이다. 각 종교가 주장하는 종교인 숫자를 합치면 한국의 인구를 넘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큰 조직이다. 이 위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법률과 정책이 가장 중요하고, 환경시민단체들의 사회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머니머니 해도 가장 큰 조직인 종교, 그 중에도 불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책임도 막중하다. 

그래서 이제 녹색불교가 되어야 한다. 불교가 환경생태 등 녹색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고, 나아가 불교 스스로 녹색적 가치로 재구조화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생태사회를 만드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불교환경연대는 녹색불교운동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녹색사찰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찰 스스로 일회용품과 비닐사용을 줄이고, 에너지사용을 줄이며, 대안에너지를 실천하고,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일이다. 또한 사찰의 신도들로 하여금 가정으로 돌아가 생활실천과 지역사회에서 환경실천을 하게하는 일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마음공부와 수행, 명상을 통해 소욕지족의 소확행과 행복을 누리며, 유기농식품을 구매하고 지역에서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 협동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다. 또한 경제성장이 중심이 아니라 생태적 지속가능한 발전을 중심으로 한 녹색국가를 만드는 일이다. 

녹색불교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녹색사찰운동의 제1호 사찰로 가장 솔선해서 나선 분이 금륜사 주지이자 이번에 제12대 전국비구니회 회장으로 선출된 본각 스님이다. 본각 스님은 금륜사 내에 종이컵이나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군장병 간식을 지원할 때도 종이봉투를 사용하고, 떡도 랩이나 비닐에 싸지 않고 반드시 그릇을 가져와야 담아준다. 초기에는 진통이 있었지만 강력히 실천하다보니 신도들은 아예 개인통을 갖고 절에 오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아가 신도들이 ‘우리절은 녹색사찰’이라며 자부심을 느끼는 단계가 되었다. 

이러한 강력하고 모범적인 본각 스님의 실천이 힘이 되어 이후 울산 백련사, 은평 열린선원, 장성 천진암, 의정부 석림사, 울산 여여선원, 태능 법장사, 강서구 반야정사, 천안 성불사, 파주 약천사, 오산 대각포교원 등이 녹색사찰을 약속하고 실천중이고, 이후 구미 화엄탑사와 의정부 회룡사도 녹색사찰협약을 준비하고 있다.

10월13일 비구니회장 취임 일성도 환경문제의 실천을 비롯한 정의와 사회적 과제에 눈감을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당일 다회용 도시락통에 떡을 정성껏 담아 선물로 나눠주어 참여자들에게 각별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한국 스님의 절반인 비구니스님이 생명에 대한 각별한 감수성을 기반으로 생활밀착적인 실천을 널리 전개해 실질적으로 녹색불교를 선도하길 바란다. 그래서 한국의 불교의 밝은 대안과 희망이 되길 기원한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ecogil21@naver.com

 

[1515호 / 2019년 12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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