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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역 4부 아함 전체를 16권으로 풀어쓴 대작

  • 불서
  • 입력 2019.12.02 13:31
  • 수정 2019.12.02 13:32
  • 호수 1515
  • 댓글 1

‘아함전서’ / 김윤수 역주 / 운주사

‘아함전서’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는 길에 여러 경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제약받지 않고 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경전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경전 중에서도 어떤 경전을 만나느냐에 따라 불교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판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 불교에 관심 갖고 경전 공부를 시작한 김윤수 전 판사도 이런 저런 책을 봤으나 불교를 이해하는 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40대 중반 늦은 나이에 불교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번역본이 출간되기 시작한 ‘상윳따니까야’를 접하면서 불교의 근본원리를 대략 가늠할 수 있었고, 그때 ‘니까야’와 ‘아함경’이 불교 원형에 가장 가까운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니까야’와 ‘아함경’에 관심을 갖게 됐으나 새로운 언어를 배울 엄두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자연스럽게 ‘아함경’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고, 아함을 공부하기 전에 대승 경전부터 공부한 그는 10여년 만에 스스로 ‘아함경’ 번역을 시작했다.

지난 2013년 여름 ‘한문대역 잡아함경’ 전5권을 번역해 출판한 김윤수 전 판사는 “세상에 있는 불교경전 중 하나만을 남기고 모두 없애야 하는 사건이 혹 발생한다면, 그 하나는 ‘상윳따니까야’와 ‘잡아함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잡아함경’에 이어 ‘증일아함경’ ‘중아함경’ ‘장아함경’ 등 나머지 3아함경에 대한 번역까지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일을 마치고 마침내 ‘아함전서’ 전16권으로 내놓았다. 한역 4부 아함 전체의 체제와 용어를 통일하고, 이해하기 쉽고 현대적인 우리말로 번역한 것은 물론 상세하고 방대한 주석을 단 대 역작이라 할 만하다.

‘잡아함경’은 부처님으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가르침을, 상응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종합해 모은 경이다. 역자는 현존 한역본의 순서가 아니라 원래의 순서를 복원해 경의 배열을 바로 잡고, 전후의 경문 및 상응하는 ‘상윳따니까야’와의 대조 등을 통해 표현의 오류를 바로 잡으면서 번역했다. 제Ⅰ권은 오온을 중심 주제로 해서 189경을, 제Ⅱ권은 육입을 중심 주제로 해서 131경을, 제Ⅲ권은 인연을 중심 주제로 해서 298경을, 제Ⅳ권은 도=보리분법을 주제로 해서 431경을, 제Ⅴ권은 게송을 가진 310경을 수록했다. 상응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총 1359경을 종합해 모은 것이다.(전5권 세트 15만원)
 

김윤수 전 판사가 일반 대중들도 ‘아함경’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4부 아함을 모두 번역해 ‘아함전서’ 16권으로 엮었다.

이어 ‘증일아함경’은 법수를 중심으로 해서 모은 가르침이다. 역자는 이 경전을 ‘앙굿따라니까야’와 대조할 때 몇 가지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우선 ‘앙굿따라니까야’에 9557개의 경이 수록된 반면, ‘증일아함경’에는 670개의 경만 수록된 것이다. 특히 서로 내용이 일치하거나 대응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은 150개 정도였다. 그리고 ‘증일아함경’에는 전반에 걸쳐 대승불교의 흔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으며, 길이가 상당히 긴 경이 다수 포함됐는데, 이는 대부분 본생담이나 인연담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역자는 이를 법수 중심으로 472경을 모았고, 전4권으로 엮었다.(전4권 세트 12만원)

역자는 세 번째로 불교 수행자들이라면 자신의 거울로 삼아야 할 가르침들을 중간 길이의 경들을 중심으로 해서 모은 ‘중아함경’을 ‘송’이 아닌 ‘품’을 기준으로 해서 전5권으로 구성했다.(전5권 세트 14만원) 이어 불‧법‧승 삼보와 불교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경들을 모은 ‘장아함경’은 전2권으로 엮었다. 여기서 Ⅰ권에는 불보와 법보를 설명하는 경을 수록했고, Ⅱ권에는 승보와 불교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경을 수록했다.(전2권 세트 6만원)

역자는 “공부에 뜻을 둔지 20년, 번역에 착수한 지 8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읽어서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 ‘아함경’을 완성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완벽한 번역본이 아니라고 겸손함을 보이고 있다. 오랜 세월 부처님 가르침을 가장 원형에 가깝게 전하고 있는 ‘아함경’에 천착한 저자의 역서를 펼쳐보다 보면, 부처님 당시의 날 것 그대로 모습과 가르침을 만날 수 있다. 불교에 대한 이해 또한 그만큼 깊어지게 될 것이다.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15호 / 2019년 12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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