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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개 사찰 2만7735점 목판 정밀조사…18개 보물지정 성과

  • 성보
  • 입력 2019.12.13 20:07
  • 수정 2019.12.13 20:38
  • 호수 1517
  • 댓글 0

6년간 진행한 일제조사 마무리
12월13일, 고불식·학술대회 개최
전통방식으로 2750판 찍고 장황
77책 3부 제작, 조계종 등 봉안
정병삼 교수 “세계유산 가치 충분”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문화재청과 함께 2014~19년 진행한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에서 전국 114개 사찰 2만7735개의 방대한 목판을 정밀 조사했다.

전국 사찰에 잠들어 있던 조선시대 목판들이 수백 년 세월을 거슬러 그 진면목을 드러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가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함께 2014~19년 진행한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에서 전국 114개 사찰 2만7735개의 방대한 목판을 정밀 조사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12월1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지난 6년간의 사찰 목판 조사‧연구의 성과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는 전국 사찰 소장 목판에 관한 기초조사로 2014년부터 인천‧경기 및 충청, 전라도를 시작해 2019년 강원도 및 보강조사까지 총 6년간 진행됐다. 목판의 재원 사항 및 형태서지사항을 항목별로 세분화해 조사했으며, 각 목판의 보존상태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 6년 만에 전국 114개 사찰 2만7735판 정밀기록화 조사를 완료할 수 있었다.

작업은 단순 조사로만 끝나지 않았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학술적 보존가치가 높은 목판을 선별해 50종 2750판을 대상으로 인출작업을 병행했다. 조사 완료한 경판 가운데 완결성과 시기성, 기록성 등을 검토하고 12개 사찰에서 50종 2750판을 뽑아 전통 방법으로 장황(粧潢)해 77책씩 3부를 찍어냈다. 인출도서는 조계종과 문화재청, 사찰에 각각 소장돼 관련 학술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인출 작업은 전통방식을 꼼꼼히 고증해 복원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인출 기법은 물론, 인출에 사용될 먹과 한지 등 재료까지 철저하게 조사해 전통에 준하거나 현존 최고 수준으로 선정했다. 인출과 관련한 유·무형유산을 복원함으로써 향후 새로운 문화유산을 창출하는 계기로 삼기 위함이다. 인출은 목판에 물과 소나무를 태워서 그을음으로 만든 먹인 송연묵(松煙墨), 천일염이 섞인 용약을 바른 뒤 한지를 문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목판에 남은 먹과 이물질을 닦고 충분히 건조해 다시 보관됐다. 작업은 전통 인경기술을 보유한 원로전문가 변영재 인경장(印經匠)이 직접 맡았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현 시대에 맞는 종합적인 인출 체계를 확보함으로서 전통과 현대 기술이 공존하는 매뉴얼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목판 18건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것도 큰 성과다. 2016~17년 2년간 강화 전등사 묘법연화경(보물 제1908호), 순천 송광사 청량답순종심요법문(보물 1913호), 서산 개심사 오대진언(보물 제1967호) 등이 보물로 지정됐으며, 2017~18년 ‘국가지정대상문화재’ 추천 검토 건수로 경상도와 서울지역 목판 12건도 올라간 상태다.

이에 대해 정병삼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사찰 목판은 국가문화재를 넘어 세계기록유산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찰 목판은 조선시대 불교계 동향을 그대로 반영하는 사상과 신앙의 결정체로 역사적 의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기록유산의 진정성을 담보한다”며 “또 목판 인쇄술의 가장 뛰어난 결과물로서 지속적 기능을 계승하며 연마한 독창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적 중요성을 갖춘 기록문화”라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성공적인 목판 일제조사 완료와 인출을 차축하며 12월13일 서울 조계사에서 전국 12개 사찰 50종의 경판 인경본을 부처님 전에 봉정했다. 이날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지난 6년간 실시한 사업을 통해 문화재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경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한편 국가지정문화재로써 국민에게 성과를 돌려주는 커다란 업적을 이뤘다”며 “중요 경판 인경작업 역시 경판의 보전과 더불어 후대에 우리 문화재를 올바로 전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치하했다.

한편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전국 사찰 수미단 일제조사’ 사업도 추진한다. 사찰 소장 불교문화재 가운데 화재‧습기‧미생물 등 다양한 외부 위험에 노출된 불단 및 불단 장엄용 목공예에 대한 정밀 기초자료를 구축하고 중요한 문화재는 문화재 지정을 추진해 안정적인 보존과 관리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17호 / 2019년 12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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