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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시궐(幹屎厥)

거꾸로 가는 촛불정부의 역설

촛불을 들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들어선 정부가 현 문재인 정부다. 그래서 ‘촛불정부’라 부르는 이들도 많다. 이런 국민적인 열망에 화답하듯 문재인 정부는 초기부터 평등과 분배를 우선순위에 두고 인권과 노동, 복지를 유독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하고 있다. 집값을 잡겠다고 여러 정책을 내놓았지만, 정부 출범 2년6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2억5000만원이 상승했고, 전국의 땅값은 2000조원이 올랐다. 정부를 믿고 주택구입을 미뤘던 서민들에게는 악몽이 됐다.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세 값에 비명을 지르며 빈민의 경계선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진보정권의 역설은 이뿐만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된 로스쿨은 현대판 음서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억대가 넘는 등록금에 화려한 스펙을 요구하면서 부모의 권력과 재력이 절대 조건이 돼 버렸다. 대입학생종합전형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능력을 평가해 입시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있는 집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폐지여론에 직면해 있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가계부실을 막는다며 은행대출을 조이니, 서민들의 주택마련은 이제 요원한 일이 됐다. 가난해도 공부만 잘하면 갈 수 있었던 법관의 길도, 고액과외는 못 받아도 이 악물고 공부하면 진학할 수 있었던 명문대의 진학도 온통 가시밭길이 됐다. 이런데도 정부는 집값은 이미 안정이 됐고, 각종 입시제도는 서민들에게 유리하다고 강변한다. 

간시궐(幹屎厥)이라는 화두가 있다. ‘마른 똥막대기’라는 뜻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전·현직 참모 65명의 부동산은 3억2000만원씩 올랐다고 한다. 평등과 분배를 입에 달고 살면서 서민의 사다리를 차버리는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냄새나는 마른 똥막대기는 하루빨리 멀리 내다버리는 것이 상책임을 죽비라도 때려 알려주고 싶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517호 / 2019년 12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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