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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 나눔, 연탄·김치가 전부 아니다

겨울이 되면 사찰과 단체에서 나눔의 온정을 이웃에 전한다. 추위를 견뎌야 하는 독거 어르신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정이 조금이라도 따뜻한 겨울 나기를 바라는 자비행의 실천이다. 금전적인 후원도 많지만 겨울철 인기 보시는 연탄이다. 무엇보다 후원자들이 손에서 손으로 옮기는 연탄은 ‘주는 정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물품이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연탄을 보시 하려면 1년 전 예약을 해도 힘들다’는 풍문이 떠돌고 있다. 연탄난방 세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연탄 보시 단체는 늘었기 때문이다. 

조계종부산연합회도 지난 2017년 ‘연탄불공회’를 시작으로 연탄 나눔을 펼쳤다. “동절기 추위를 견디기 힘든 소외 이웃을 돕자”는 조계종 대강백 무비 스님의 발원에 힘입어 조계종부산연합회가 CMS계좌를 개설하며 시작됐다. 첫해에는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옮기며 쪽방 어르신을 위한 나눔을 전개했다. 하지만 그 자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겨울에 연탄이 필요한 세대는 그리 많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대신 상당수 저소득 세대가 기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지만, 기름 값이 비싸 보일러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심지어 기름 값을 아끼기 위해 보일러를 끄고 전기 난방기기에 의지해 한겨울을 버티는 이들도 많다는 전언이 이어졌다. 

조계종부산연합회는 연탄불공회 후원금으로 지난해 저소득 가정에 난방유를 지원했다. 첫 시도에 기대 이상의 반응이 돌아왔다. 몇 해 만에 보일러를 가동했다는 세대도 있었고, 추위 걱정 없이 겨울을 보냈다는 인사도 있었다. 올해는 지난해 44세대에서 55세대로 지원 세대를 늘렸다. 각 세대는 부산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의 추천으로 진행해 내실을 더했다. 

지난 11월12일에는 스님들이 난방유 지원 세대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한 어르신은 “지난해 겨울에는 한 번도 보일러를 틀어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세대에서는 보일러의 연료통 자체가 낡아 간단한 수리도 진행했다. 조계종부산연합회는 연탄불공회가 향후 보일러 없는 세대에 보일러를 설치하는 보시행으로 발전하길 염원했다.
 

주영미 기자

연탄만이 아니다. 김치, 백미에 머물던 동절기 먹거리 종류도 다양하게 변화된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모두 수요자들의 욕구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부처님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과 보시품이 모두 청정할 때 진정한 보시가 이뤄진다고 했다. 연탄도, 김치도 꼭 필요한 나눔이다. 다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 필요한 것을 찾아 그들이 원하는 보시품을 전하는 것도 분명 소중한 공덕행이다.

ez001@beopbo.com

 

[1518 / 2019년 12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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