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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특집-다문화가 우리다] 서울네팔법당 텍첸사

  • 새해특집
  • 입력 2020.01.02 14:26
  • 수정 2020.01.02 15:17
  • 호수 1519
  • 댓글 0

이주민·한국불자 찾는 서울 속의 다문화법당

한국불교 교류 기반 설립
네팔과 한국식 법회 병행
티베트 요가명상도 운영

서울 강남구 일원동 주택가의 한 건물 입구에 한글과 네팔어·영어로 동시에 이름을 표기해 놓은 ‘서울네팔법당’이 최근 사찰 이름을 ‘텍첸사’로 변경하고, 한국불교와의 교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텍첸사는 오랫동안 경기도 마석 보광사에 머물며 한국 불교계와 인연을 맺어 온 쿤상<사진> 스님이 한국 사찰과의 교류를 기반으로 설립한 법당인 만큼 한국 불교계와의 공고한 협력관계 구축은 물론, 불단도 네팔식과 한국식을 혼용하는 방식으로 조성해 이주민과 한국 불자들이 함께 찾을 수 있는 도량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텍첸사도 다른 이주민법당처럼 네팔이주민들이 예불을 드리는 신행 공간이자 동료들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향수를 달래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네팔불자와 한국불자가 직접 소통하고 교류하는 문화공간의 역할까지 하면서 ‘서울 속 작은 다문화법당’이 됐다는 점이다.

얼핏 보면 외모나 말투까지 한국 스님과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한국 사람을 닮은 텍첸사 주지 쿤상 스님은 네팔 중부 카트만두 남쪽 파탄에서 2남2녀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부친에게 불교 교리와 탱화그리기 등을 배웠다. 네팔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인도로 유학해 1981년 출가한 스님은 1994년 한국에 초청받아 왔던 것이 계기가 되어 몇 차례 방한 후 2004년 조계종 추천으로 종교 비자를 받아 마석역 근처 보광사에서 주석했으며, 2015년부터 1년 넘게 강원도 춘천 삼승사에 머물기도 했다. 네팔 스님이 상주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인근 공장 네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법문과 상담을 하던 중, 전용 법당의 필요성을 절감해 지금의 텍첸사를 열게 됐다.

“네팔 불자들에게 법문할 때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것”을 당부하는 쿤상 스님은 “이곳에서 정기법회를 봉행하는 것은 물론 이곳을 참선과 기도 등 신행 공간이자, 네팔 이주민들의 쉼터 및 한국불교와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텍첸사의 역할을 설명했다.
 

네팔법당 텍첸사는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은 신행공간으로, 네팔과 한국 불교를 잇는 교두보로 역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텍첸사는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네팔 전통방식으로 법회를 열고, 음력 초하루에는 한국의식으로 법회를 진행한다. 또 매월 10일엔 파드마삼바바 법회를 열고, 4대 명절 법회 등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요법회를 비롯해 한국불교와 네팔불교 명절을 기념하는 특별법회를 양국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이주민과 한국불자들이 함께 법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점이 이곳만의 특징이다. 또 2017년부터 인근 주민센터에서 한국불자와 이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한마당 축제를 펼쳐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처럼 한국불자들과의 교류에 적극 나서고 있는 텍첸사는 한국불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지난 10월9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9시30분에 ‘람림과 함께하는 티벳 요가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텍첸사는 연등축제 때에도 스님과 신도들이 직접 제작한 연두색 등을 들고 참여하고 있고, 남방불교권의 공식 부처님오신날인 음력 4월15일에는 고향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며 한국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텍첸사는 이렇게 점차 한국과 네팔, 양국 불교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장소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고 있다.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19호 / 2020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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