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해 특집-다문화가 우리다] 천안 베트남 원오사

  • 새해특집
  • 입력 2020.01.02 14:36
  • 수정 2020.01.02 15:16
  • 호수 1519
  • 댓글 0

베트남 불자 발원 건립 이주민 정신적 의지처

2013년 SNS 커뮤니티로 시작
전국 지부서 신도 운영진 활동
결혼이주여성 지원 적극 나서

2019년 7월 천안 동남구 목천읍에 개원한 베트남불교 원오사(圓悟寺)는 국내 첫 베트남 사찰이다. 원오사는 2013년 설립된 ‘재한베트남불교공동체’로부터 시작됐다. 베트남에서 공부 중이었던 젊은 대학생 팃뜨엉탄<사진> 스님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페이지를 만들면서 시작된 이 공동체는 2014년 봄 결혼 이주민이었던 이옥빈씨가 공동체 대표를 맡으며 발전의 전기를 맞았다. 1994년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왔다가 1999년 한국인과 결혼한 뒤 귀화한 이옥빈 대표는 팃뜨엉탄 스님과 온라인으로 의사소통하며 공동체를 조직해 나갔다.

처음 공동체에 도움을 준 곳은 충주 대성사였다. 하지만 주지 스님이 입적한 후 마라톤 스님으로 유명한 구미 대둔사 주지 진오 스님이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2014년 12월 비영리민간단체 ‘원오도량’이 탄생할 수 있었다. 대학을 마친 후 한국에 온 팃뜨엉탄 스님은 2015년 3월 서울 국제선센터에서 ‘원오도량 개소식 및 베트남사찰 건립 모금행사’를 봉행하고 먼저 전국 각지에 산재한 회원들이 정기법회를 볼 수 있는 지역별 공간 확보에 나섰다. 전국사찰들과 협의해 법회공간을 빌려 서울을 비롯해 충주, 전주, 광주, 마산, 울산, 진주 등 9개 지부에서 정기법회가 봉행될 수 있었다.

팃뜨엉탄 스님 등 본국 출신 스님이 지도법사로 나섰고 전국 지부에서 재가신도들이 운영진으로 적극 활동했다. 재한 베트남 이주민이 20만명에 달하는 체류자 규모에 비해 커뮤니티가 늦게 결성됐음에도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운영이 지속됐다. 자연스럽게 사원 건립의 원력도 세우게 됐다. 이주민들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신행활동 욕구가 커지면서 4년간 모금활동이 이어졌고 2019년 7월, 천안에 원오사가 개원될 수 있었다.

원오사는 매월 정기법회와 우란분절 등 특별법회 뿐 아니라 청소년 여름캠프, 전통결혼식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정기법회 참석 인원만 100여명, 특별법회의 경우 1000여명이 동참할 만큼 활성화돼있다.

원오사 창건법회는 본국 큰스님들을 대거 초청한 가운데 재한 불자들이 불교에 귀의하는 법석으로 진행됐다.

특히 부처님오신날과 효도법회, 설 때는 모든 회원이 모여 1박2일 법회를 봉행한다. 이들은 ‘일월선문(日月禪門)’이라는 자체 제작 수지독송집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일주일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읽을 경전의 발췌문들이 기재돼 있다.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종일 수행 프로그램도 체계화돼 있어 지도법사가 없는 경우에도 신도들은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에 맞춰 수행을 실시한다.

원오사 신도는 이주노동자 50%, 결혼이주여성 40%, 유학생 10% 비율로 구성돼 있다. 결혼이주여성 출신이 많은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이다. 생각보다 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한 것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 원오사는 수행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법회와 행사를 꾸준히 준비한다. 앞으로는 그들의 자녀를 위한 짜임새 있는 활동도 적극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팃뜨엉탄 스님은 “원오사는 삼보의 가호와 불자들의 보시로 건립된 도량인 만큼,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법석이자 베트남 불자들의 안식처가 될 것”이라며 “한국 불교계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한국에 베트남 전통 불교문화를 알리는 한편, 재한 베트남 불자들의 한국 적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19호 / 2020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