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염불하는 사람의 자세
16. 염불하는 사람의 자세
  • 허만항 번역가
  • 승인 2020.01.14 14:06
  • 호수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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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 모두 거두고 청정한 마음으로 염하라”

‘아미타불’ 명호엔 이익만 있어
업장 없어지고 선근 늘어날 것
부처님 잊지 않음이 수행 요지
조바심 내지 말고 늦추지 말라
인광 스님은 염불을 본명원진으로 삼아야 죽음 벗어나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했다. 부처님 다비 후 사리를 수습해 모신 도량에 봉안한 열반상.
인광 스님은 염불을 본명원진으로 삼아야 죽음 벗어나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했다. 부처님 다비 후 사리를 수습해 모신 도량에 봉안한 열반상.

“제55칙 : 이근을 거두어들여 아미타불 명호를 자세히 들어라.”

염불할 때 이근을 거두어들여 자세히 들을지니, 한 글자도 어물쩍 넘어가지 않고 오래 지속하면 심신이 하나로 돌아간다. 아미타불 명호 이 한 법을 들음이 실로 염불의 중요한 방법이니, 누구든지 이익은 있고 폐해는 없으며 그 공덕은 매우 깊다. 관상 등의 염불과 견주어 이 법을 아는 자는 이익을 얻고 모르는 자는 손해가 많다.  

“제56칙 : 마음을 관조하지 말고 육근을 모두 거두어 염불하라.”

그대가 정토종지를 모르면 ‘일함편복(一函遍復)’에서 말한 대로 진실한 믿음을 내어 간절히 발원하고 지성심으로 간절히 부처님 명호를 염하되, 마음을 관하는 염법으로 하지 말고 마음을 거두어들이는 염법으로 하라. ‘능엄경’에서 대세지보살이 말씀하시길 “육근을 모두 거두어 들여 정념이 서로 이어져서 삼마지를 얻는 것을 제일로 삼겠나이다” 하셨다. 염불할 때 마음(의근) 속으로 또렷이 염하고, 입(설근) 속으로 똑똑히 염하며, 귀(이근) 속으로 또렷이 들어야 한다. 이 세 근 하나하나 부처님 명호에 거두어들이면 눈도 여기저기 보지 않고, 귀도 갖가지 냄새를 맡지 않으며, 몸도 게으르지 않음을 ‘도섭육근(都攝六根)’이라 한다. 

육근을 모두 거두어들여 염하면 비록 망념이 완전히 없지는 않을지라도 마음을 거두어들이지 않은 것보다 마음속이 더욱 청정하여 정념(淨念)이라 한다. 정념이 언제나 이어져서 끊어짐이 없다면 저절로 마음이 한 곳으로 돌아가서, 얕으면 일심을 얻을 수 있고, 깊으면 삼매를 얻을 수 있다. 삼마지는 삼매의 별명으로 정정(正定)이라 하고, 정수(正受)라고도 한다. 

정정이란 마음이 부처님 명호에 안온히 머물러 더 이상 바깥으로 내달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수란 마음이 받아들이는 것은 오직 부처님 명호 공덕의 경계인연일뿐, 다른 일체 경계인연은 모두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정정은 고요함과 비춤이 쌍으로 원융함이고, 정수는 곧 망념을 조복하여 진심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진정으로 육근을 모두 거두어들여 염불할 수 있다면 반드시 업장이 없어지고 선근이 늘어날 것이다. 마음을 관조하지 않아도 마음은 저절로 청정 명료하니, 어찌 심화(心火)가 상승하는 병을 불러올 수 있겠는가?  

그대는 업력이 매우 무거운 범부로 망녕되이 마음을 관하는 법으로 수행하기에 이와 같은 지경에 이르렀다. 마음을 관하는 법은 교종에서 관을 닦는 법으로 이는 염불하는 사람의 근기에 맞지 않다. ‘도섭육근(都攝六根), 정념상계(淨念相繼)’야말로 상중하 성인과 범부 일체 근기의 중생을 두루 가피하는 위없는 묘법이다. 

‘도섭’이 중시하는 것은 들음(廳)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설사 마음속으로 묵념할지라도 들어야 한다. 마음속으로 염을 일으키면 소리의 상이 있어 자신의 귀로 자신의 마음속 소리를 들음이 여전히 또렷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자구구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면 육근이 하나로 들어간다. 이근 하나로 거두어들이면 모든 근이 바깥으로 내달리지 않아 빨리 일심불란(一心不亂)에 이를 수 있다. 다른 관법과 비교하면 명호를 집지하여 염불하는 방법이 가장 온당하고, 가장 힘이 덜 들며 가장 이치에 맞고 근기에 맞다.

“제57칙 : 마음을 거두어 들일 수 있어야 진실한 염불인이다.”

염불인은 공경 지성심으로 자자구구 마음속으로 또렷이 염하고 입으로 또렷이 염하여야 한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망념이 전혀 없지는 않아도 망념은 그리 많지 않다. 매우 많은 사람들은 단지 빨리 많이 하려고만 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읽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 마음을 거두어들일 수 있어야 진실한 염불인이라 말할 수 있다. 대세지보살께서는 자식이 어머님을 생각함을 비유로 삼아 자식이 마음속으로 어머님을 생각하기만 하고, 그 나머지 경계는 모두 자기 마음속 일이 아닌 까닭에 감응도교 할 수 있다 하셨다. 

“제58칙 : 아무리 바쁠지라도 부처님 생각을 잊지 말라.”

정토를 수습함은 연분에 따르고 힘에 따르거늘, 어찌 반드시 세간의 모든 인연을 배제하여야 수지할 수 있단 말인가? 비유컨대 효자가 어머니를 생각하고 음탕한 자가 미녀를 생각함에 비록 날마다 하는 일이 바빠도, 이 한 생각은 오히려 매순간 잊지 않는다. 정토를 닦는 사람도 이와 같다. 날마다 하는 일이 아무리 바쁠지라도 결정코 마음속에 부처님 생각(佛念)을 잊지 않는 것이 수행의 요지이다.

“제59칙 : 염불을 본명원진으로 삼아 버리지 말라.”

소리를 내어 염하면 ‘나무아미타불’ 육자로 염하는 것이 좋고, 마음속으로 묵념하는 경우 글자가 많으면 염하기 어려우므로 ‘아미타불’ 넉자를 염하는 것이 알맞다. 낮부터 밤까지 잠이 들면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가, 깨어나면 이어서 염한다. 염불을 자신의 본명원진(本命元辰)으로 삼아 잠시라도 버리지 말아야 비로소 범부를 뛰어넘어 성인의 흐름에 들 수 있고, 삶을 끝맺고 죽음을 벗어나 서방극락에 왕생할 것이다.

“제60칙 : 잡념이 일어날 때 조금도 방임하지 말라.”

일체중생은 무시이래로 육도윤회 하는 가운데 짓지 않은 업이 없다. 수행에 무심하다면 오히려 자신도 모르게 온갖 나쁜 생각이 생겨나고, 발심하여 수행한다면 이런 생각이 한층 더 많아질 것이다. 이는 진(眞)과 망(妄)의 상대적인 모양이 나타나는 것으로 종전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현현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때 아미타부처님께서 내 앞에 계시다고 생각하고 조금의 잡념 망상도 허락하지 말고, 지극 정성으로 간절히 부처님 명호를 염하라. 작은 소리로 염하거나 소리 내지 않고 묵념하되, 반드시 자자구구 마음으로 또렷이 염해야 하고, 입으로 또렷이 염해야 하며, 귀로 또렷이 들어야 한다. 이와 같이 늘 염할 수 있다면 일체 잡념은 저절로 소멸할 것이다. 

잡념이 일어날 때 격외로 정신을 전부 들어 염불하고, 내 마음이 소란을 피우도록 허락하지 말라. 만약 이와 같이 항상 염할 수 있다면 제6의식(意地)도 저절로 청정해질 것이다. 지금 막 잡념이 일어날 때 한 사람이 수많은 사람과 전쟁하듯이 조금도 방임하는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저것이 내 주인이 되고, 나는 저것의 위해를 받게 된다. 만약 목숨을 내걸고 저항하면 저것은 나를 따라 바뀔 것이니, 곧 번뇌가 바뀌어 보리가 된다. 그대가 항상 여래의 온갖 덕을 갖춘 위대한 명호로써 극력 저항하며 오랜 시간이 지나면 심지는 저절로 청정해질 것이다. 마음이 청정해진 후 여전히 염불하여 늦추지 않으면 업장이 없어지고 지혜가 열릴 것이다. 부디 조바심을 내지 말라.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520호 / 2020년 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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