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력수행 한선미(60, 자운영)- 상

기자명 법보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하며
통도사부산포교원 인연맺어
매일 300독 수지독송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3년결사 회향

자운영, 60

33년 전쯤으로 기억이 된다. 군인 가족이었을 때 군법당과의 인연이 불교에 첫발을 딛게 된 계기였다. 어린 아들을 등에 업고 법당에 가면 아들은 법당에서 기어 다니며 신나게 놀았다. 이렇게 불교와 인연이 되었고, 부산으로 이사를 내려오게 되면서 불교는 내게 더욱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종교가 되었다.

부산에서 지낸 이후로 틈틈이 인연 닿는 사찰을 순례하듯 찾아다니면서 기도를 이어가던 중, 한 스님의 권유로 매일 신묘장구대다라니 21독을 해보라는 제안을 통해 다라니 기도를 알게 되었다. 다라니 기도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면서, 부산에서는 제법 큰 규모로 매월 다라니 기도 법회가 진행되던 통도사부산포교원을 알게 되었다.

통도사부산포교원에서 진행되는 법회는 도시 생활을 하는 재가불자들에게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가행정진이었다. 매월 양력으로 1, 2, 3일 이렇게 3일간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하는 다라니기도였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그때도 새해를 맞아 이 기도에 동참하기 위해 통도사부산포교원을 2000년 1월 찾아갔다. 내가 살던 지역에서 가기에는 교통편이 불편했지만, 일단 무조건 동참하겠다는 각오로 도량을 찾아갔다.

부산 중심가인 서면로터리에 인접한 큰 도심포교당, 통도사부산포교원 법당을 가득 채운 신도들을 보고 무척 놀랐다. 무엇보다 그 큰 법당에 그 늦은 시간 기도하고자 모인 그 많은 신도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그 날의 기억은 너무도 강렬하여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그렇게 다라니 기도를 시작으로 통도사부산포교원 대광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매월 1080배 참회 기도와 3000배 참회기도를 시작했다.

종교를 갖게 되는 계기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당시 나는 나의 고통을 해결해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기도에 매달렸다. 남편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따랐고, 경제적 고통이 크다 보니 마음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나 역시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을 내어 기도에 매진했다. 주로 저녁 시간을 이용했고, 토요일 밤이면 인연 닿는대로 철야 정진을 할 수 있는 도량을 찾아다녔다. 기도할 수 있는 곳이면 혼자서 어디라도 찾아 나서기를 지속했다. 그렇게 기도에 매진하던 중 도반 언니와 함께 찾아간 한 사찰의 스님께서 내가 다라니기도 수행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매일 300독 씩 3년 동안 하라는 숙제를 주셨다. 그 숙제를 받은 나의 첫 마디가 “스님! 못합니다. 낮에 직장 다니고 살림도 살아야 하는데 못합니다. 어떻게 하루에 300독을 합니까?” 였다. 그랬더니 스님께서 “누가 앉아서만 하라고 하는가. 오며 가며 하면 되지”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그래도 대답을 하지 못한 채 돌아왔다.

이후 300독 까진 못해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다라니는 물론 참회기도, 법화경 독송, 사경도 해가며 2년이 지났을 때 아들이 대학입시를 재수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심정이었다. 마음을 다잡고 매일 300독을 목표로 수행을 시작했다. 아침 출근하기 전 21독, 밤에 잠들기 전 108독, 그리고 출근하는 길과 퇴근하는 길, 점심시간, 근무시간 짬짬이 시간을 내어 하루 300독 이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쌓은 기도의 힘이 나름 있었을 텐데 300독은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시간이 날 때마다 다라니 기도에 매달렸다. 행주좌와 어묵동정 다라니 기도에 매진했다. 시간 여유가 있는 휴일에는 사찰을 찾아 조용한 전각에서 108배 참회 기도를 하고 다라니 기도를 했다.

그렇게 1년이 채 되기 전, 건강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혓바닥 안쪽은 항상 혓바늘이 돋아있었고 체력이 바닥나서 몸이 부었다. 머리가 터질듯이 아프기도 했다. 그럴 때면 한의원의 도움을 받아가며 기도에 매진했다. 그렇게 어려움을 극복해 가며 3년이 지나 비로소 300독 다라니 정진 3년 결사를 회향했다. 이후에도 다라니는 나의 주력 수행 기도가 되어 매일 21독씩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1522호 / 2020년 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