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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불교 신뢰도

  • 데스크칼럼
  • 입력 2020.03.13 19:24
  • 수정 2020.03.17 17:57
  • 호수 1529
  • 댓글 10

기윤실 조사서 불교신뢰 상승
20대 종교신뢰도는 불교 1위
종단, 자정 노력 있어야 유지

코로나19는 불교계에도 큰 시련이다. 절을 찾는 불자가 줄고 관람객 발길이 뚝 끊겼다. 사찰들이 법회, 교육, 순례, 방생 등 행사를 사실상 중단하다 보니 재정난이 깊어지고 있다. 개신교계가 신천지를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맹비난하지만 정작 많은 교회들이 일요예배를 강행하는 아이러니가 경제적인 이유에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불교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각 종단과 사찰, 불교단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마스크를 나누고, 성금을 모으고, 생수와 사찰음식을 전달하고 있다. 전국 사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희생자 애도 및 빠른 종식을 염원하는 기도가 곳곳에서 이어진다. 불교가 국가적인 재난에 맞닥뜨려 움켜쥐려 않고 펼치고 나누고 있는 것이다.

불교계의 이런 노력 때문인지 불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포털사이트에서 불교계 대응을 칭찬하는 내용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동체가 직면한 시련을 넘어서기 위해 불교계가 앞장서는 모습이 진정성 있게 와닿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긍정적인 변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있어 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2월에 발표한 여론조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윤실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개신교는 물론 다른 종교에 대한 대중들 신뢰도를 살펴볼 수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 불교는 26.2%로, 가톨릭(30.0%)에 이어 두 번째였으며, 개신교는 18.9%에 그쳤다. 설문에 참여한 54%의 무종교인들이 신뢰하는 종교도 가톨릭 33.0%, 불교 23.8%, 개신교 6.1% 순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개신교가 위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2017년 조사결과와 동일했지만 무종교인들 신뢰도는 2017년 6.8%에서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목사에 대해선 ‘신뢰하지 않는다’가 68.0%였고, 타종교인·무종교인의 불신은 70%를 넘었다. 개신교인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답변도 65.3%였다.

이번에 1위를 지킨 가톨릭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가톨릭 언론에서 ‘우리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이라는 제목을 뽑았지만 동시에 걱정도 드러냈다. 가톨릭 신뢰도는 2017년에 비해 2.9% 감소했으며, 무종교인들 신뢰도는 이보다 더 많은 3.5% 추락했다. 아직 가장 신뢰는 받지만 감소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반면 불교계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2017년 21.3%에 그쳤지만 2년 새 신뢰도가 4.9% 상승했다. 무종교인 불교 신뢰도 또한 2년 전 18.1%에서 23.8%로 무려 5.7% 높아졌다. 다른 종교가 현상유지도 어려웠음을 감안하면 불교 이미지는 크게 좋아졌음을 알 수 있다. 더 눈여겨볼 것은 20~30대의 종교 신뢰도를 합산하면 불교가 56.5%로, 가톨릭 48.5%, 개신교 25.5%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20대에서는 불교 신뢰도가 27.7%로 가톨릭 16.8%, 개신교 19.7%보다 월등히 높았다. 많은 젊은이들이 불교에 호감을 갖고 있음이 확인된 것으로 불교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다른 종교의 과도한 정치성향과 물질·성공주의, 권위주의 및 여성차별 등 부정적 이미지의 반사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준 것처럼 불교계가 종교인 과세, 차별금지법, 동성애 등 쟁점에 있어 일관되게 공공의 이익이나 소외 계층을 지향했던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편집국장
편집국장

허나 불교 또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무종교인 비율(54%)이 종교인 비율을 넘어선 데에서 알 수 있듯 한국사회는 갈수록 종교성이 옅어지고 있다. 스님이 스님답지 못하고 불자가 불자답지 못하면 언제든 비판세력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일부 스님들 일탈과 범계 행위는 불교계가 쌓아올린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종단이 온정주의를 넘어 불법(佛法)과 종법(宗法)에 의거해 끊임없이 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mitra@beopbo.com

[1529호 / 2020년 3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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