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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중국불교계의 보은

  • 기자칼럼
  • 입력 2020.03.20 15:49
  • 수정 2020.03.23 11:24
  • 호수 1530
  • 댓글 2

한국은 신천지라는 개신교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 확진자의 70%가 신천지 교인이고 그들에 의한 감염 사례였다. 경제적 위기에 직면한 종교단체들의 집회로 소규모 집단감염도 잇따랐다. 치료시설 및 위생용품 부족으로 혼란은 확산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불교계가 한국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나선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다. 광둥성 동화선사는 마스크 10만개를 보시하고, 후난불교재단은 코로나 극복 지원금을 조계종에 전달하는 등 한국의 코로나19 피해 극복과 종식을 위해 정성을 보탰다.

중국불교계의 행보는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에 퍼졌을 당시 한국불교계가 마스크, 손 세정제, 구호 기금을 기부해 중국 국민들에 도움을 준 것에 보은 차원이다. 종단과 상관없이 이어진 중국불교계의 동참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근본으로 하는 보시바라밀의 실천이다. 중국불교계의 지원은 한국불교계가 뿌린 작은 선행의 씨앗이 몇 달 사이 선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것은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였다. ‘우한폐렴’이라 지칭하던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돼 중국 전역과 한국을 강타했다.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입국한 국민들이 확진 환자로 판명되자 중국에 대한 혐오와 분노도 같이 시작됐다. 국내 많은 언론들이 앞다퉈 ‘우한폐렴’이 한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노골적인 지역혐오를 조장했다. 정부가 국민들을 외면한 채 중국만 떠받든다고도 비난했다. 이러다보니 불안해진 많은 국민들에게서 중국인 입국 금지와 혐오감정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얼마 후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고 오히려 대구·경북지역으로 국내 확진자가 크게 늘자 외국에선 한국을 경계하며 150여개 국가로부터 입국 금지를 당하는 등 한국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벌어지기도 했다. 혐오하고 기피하다가 혐오와 기피를 당하는 입장으로 뒤바뀐 셈이다.

불안과 두려움은 혐오와 분노로 이어지기는 쉽다. 그러나 혐오와 분노는 문제 해결은커녕 또 다른 갈등과 혐오로 이어지고는 한다. 우리는 부처님의 독화살 비유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부처님은 “어떤 사람이 독화살을 맞았다, 독화살을 맞은 그가 화살을 뽑지 않고 생각하기를 ‘이 화살을 쏜 사람은 누구고 그는 왜 나에게 쏘았을까. 화살을 만든 나무의 재질은 무엇이며 또 화살촉에 묻은 독의 성분은 무엇일까’만 생각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 물었다.

김내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비장한 시대에 이를 극복하기위해 갈등과 혐오를 부추기기보다는 당면 과제를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으로 퍼진 바이러스 발생지가 어디인지, 누구에 의해 전염됐는지보다 더시급한 것은 코로나19를 서둘러 종식시키는 일이다. 특정 국가와 단체들에 대한 혐오와 분노는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19라는 화살을 뽑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중국불교계의 보은은 분노와 혐오가 아니라 신뢰와 자비심이 이번 사태를 해결 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ny27@beopbo.com

 

[1530호 / 2020년 3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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