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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모든 생명은 사랑받아야 한다

기자명 법장 스님

생명은 서로 배려하는 존재, 불살생계 근본 가르침

축살생구계, 생명존중보다 명확
살생 도구조차 갖고 있는 것 금지
인과 중 가장 중한죄는 살생중죄 
범망경 “원수에게도 보복 말아야”

불교의 식문화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육식의 금지이다. 이러한 내용은 특히 우리 동아시아 불교권에서 두드러진다. 그 이유는 바로 생명존중이라고 하는 대승불교의 가르침에 의한 것이다, 불교에서 육식을 금지하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다른 동물, 유정이라고 불리는 존재의 피와 살을 먹기에 금지하는 것도 있으나, 그 이전에 그 생명 있는 존재들이 누군가의 탐욕과 집착에 의해 소중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명존중의 모습은 ‘범망경’의 ‘제10 축살생구계(畜殺生具戒)’에 보다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이 계율은 불교의 불살생계 이전의 금지사항을 나타내는 것으로, 살생에 사용될 수 있는 도구들조차도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계율이다. 사람이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불교뿐만이 아닌 모든 종교와 사회법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칫 사람이라는 것에 한계를 두어 그 외의 다른 동물들에게 소홀해질 수도 있다. 

이에 불교에서는 모든 생명 있는 존재를 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도구를 의도적으로 지니는 것조차 엄격하게 금지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평소에는 마음을 잘 가다듬고 평안하게 지낼 수 있으나 다른 외부적인 자극이나 고통에 의해 이성적 판단이 약해져 언제든지 돌발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이에 자신의 감정을 넘어선 상태에도 극단적인 행동을 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로서 이러한 계율을 제정한 것이다. 

또한 자신의 음식에 대한 탐욕이나 사냥, 낚시 등의 재미를 위한 것조차도 불교에서는 다른 생명을 빼앗는 것으로 보기에 그런 것을 하기 위한 도구들도 집 안에 두는 것을 금지시킨다. 우리는 윤회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서로 얽혀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 안에는 우리 인간만이 존재한 것이 아니라 축생 등도 포함되어 있고, 그러한 생명 있는 존재들은 과거로부터 끊임없는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그저 말 못하고 못 알아듣는 미물이라고 하여 절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원인과 결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것을 ‘인과응보’라고 하는 것이다. 어떠한 일을 의도적으로 하게 되면 반드시 그 일에 상응하는 결과(과보)를 받는다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인과법 중에 가장 악하고 무거운 것이 다른 생명을 빼앗는 것이다. ‘범망경’에서 “집 안의 원수에 이르기까지도 오히려 보복을 하지 말아야 하거늘, 하물며 일체 중생을 죽여서야 되겠는가”라고 하여 어떠한 경우라도 모든 생명을 해하는 것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불교는 모든 생명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고 그로 인해 모두가 함께 보다 나은 내일을 추구하는 가르침의 종교이다. 육식을 금지하는 것을 단순히 동물의 살을 먹는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즐거움을 위해 낚시를 하거나 사냥을 하는 것을 개인의 즐거움의 추구에 그치지 않고 그 이전의 한 생명에 대한 고귀함을 인정해주고 그 생명들조차도 우리와 함께 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러한 상대를 해할 수 있는 작은 가능성을 갖는 것조차도 경계해 그 어떠한 경우라도 극단적인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어떤 현상에 대한 해결은 단순히 그 결과만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생겨난 원인을 더욱 중요시하고 그 원인 이전의 상태에서 해결하려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5월의 푸르름 속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의 생명으로서 평등하게 자연의 배려를 받고 있다는 감사함을 알고 모든 생명들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으로 보다 나아가야겠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37호 / 2020년 5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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