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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재정난에 불상 2점 경매 내놔

  • 성보
  • 입력 2020.05.22 14:35
  • 수정 2020.05.22 14:42
  • 호수 1539
  • 댓글 0

보물 지정된 제284호와 제285호
6~7세기 특징 드러난 불상 평가
경매 시작가 각각 15억원 추정
향후 불교문화재 더 매각할 듯
비지정문화재 해외반출도 우려

간송미술관이 경매에 내놓은 '금동여래입상(보물 제 284호)'와 '금동보살입상(보물 제285호)'. 출처=케이옥션
간송미술관이 경매에 내놓은 '금동여래입상(보물 제 284호)'와 '금동보살입상(보물 제285호)'. 출처=케이옥션

일제강점기 사재를 털어 문화재를 수집하고 해외 유출을 막은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의 5000여 소장품 중 불교문화재 2점이 경매에 처음 출품됐다. 재정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간송미술관 측이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불상 2점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향후 불교 관련 문화재를 더 매각할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매 불상은 ‘금동여래입상(보물 제284호)’과 ‘금동보살입상(보물 제285호)’으로 5월27일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에서 열리는 경매에 출품된다.

간송이 1941년 일본 도쿄에서 구입한 이 두 불상은 6~7세기 우리나라 불상 양식의 특징과 변천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높이 37.6cm의 ‘금동여래입상’은 당당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부처님의 모습을, 높이 18.8cm의 ‘금동보살입상’은 가느다란 눈과 입 등 한국적인 얼굴을 형상화했을 뿐 아니라 새의 날갯짓처럼 뻗은 옷자락 등이 독특하게 표현돼 작품성 면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두 불상의 경매 시작가는 각각 15억원으로 합계 최소 30억원으로 추정됐다.

간송미술관은 1938년 보화각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이다. 일제강점기에 간송이 문화재 수집에 헌신해 지켜낸 유물을 다수 소장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1962년 간송이 타계한 후에는 한국민족미술연구소와 간송미술관 체제로 개편됐다. 3대에 걸쳐 간송의 유지를 받들어온 후손들은 2013년 공익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간송미술문화재단(이사장 전영우)을 설립, 대중 전시와 문화사업 등을 병행하고 있다.

간송미술관 살림이 어려워진 결정적 계기는 2년 전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이 타계하면서다. 문화재 승계에 대한 막대한 상속세가 부과되면서 재정난을 겪게 됐다는 게 간송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소장품을 경매에 내놓는 것은 소장자의 선택이지만 문제는 불교문화재 경매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5월21일 입장문을 통해 “문화재 모두가 소중하지만 불가피하게 소장하고 있는 불교 관련 유물을 매각하고 지금까지 간송미술관을 상징해온 서화와 도자, 전적이라는 중심축에 더욱 집중하려 한다”며 향후 이어질 불교문화재 매각에 대한 계획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현재 간송미술관에는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국보 제72호)’과 ‘금동삼존불감(국보 제73호)’이 있다. 문화재적 가치로 따지면 이번에 출품되는 두 불상보다 더 크다. 간송미술관은 국가지정문화재는 아니지만 각종 불교문화재를 다수 관리하고 있기에 매각이 추후 계속된다면 비지정 불교문화재의 국외반출도 가능해진다.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으로 활동했던 정병삼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불교계에서 나서면 제일 좋겠지만 금액적인 면에서 힘든 게 사실”이라며 “문화계가 힘을 모아 간송의 귀중한 문화재가 흩어지지 않고 공공성을 살리며 보존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39호 / 2020년 5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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