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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을 높이는 사찰음식] 계호 스님 ‘가죽전’

맛과 향, 건강까지 담아낸 봄철 별미

열 내려주고 염증치료 도움…각종 비타민 신진대사 촉진
5~6월 채취해 나물로 무치거나 부각으로 만들어도 일품

가죽전. 진관사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제철 채소를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인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법보신문은 사찰음식의 대가로 알려진 여섯 명의 스님에게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사찰음식’을 주제로 각각 한 가지 음식을 추천받아 소개한다. 편집자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 서울 진관사 주지 계호 스님이 추천하는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사찰음식은 ‘가죽전’이다. 가죽전은 가죽나물을 주재료로 묽은 밀가루 반죽을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이다. 계호 스님은 가죽나물에 대해 “맛과 향도 뛰어나지만, 건강을 위해 현대인들이 꼭 섭취해야 할 식재료”라고 강조했다.

가죽나물은 참죽나무의 어린 순을 말하는데 두릅과 함께 봄철에 맛볼 수 있는 대표 별미 식재료로 꼽힌다. 참죽나무는 얕은 산지에 많이 분포하며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갈색을 띠는 어린 순은 5~6월 채취 가능하며 겉절이로 먹거나 살짝 데쳐 나물로 무치기도 한다. 더 자란 것은 장아찌를 담거나 찹쌀풀을 발라 말린 뒤 기름에 튀겨 부각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참죽의 뿌리껍질은 저근백피, 또는 춘백피라 하여 한방에서는 이질과 대하증, 설사를 멎게 하는 지사제로 쓰인다. 민간에서는 이질로 인한 혈변이나 위궤양에 뿌리껍질을 진하게 달여 마시기도 했다. 어린 순에는 비타민 A, B1, B2, B6, C와 칼슘, 마그네슘, 단백질,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다. 맛을 보면 약간 쓰고, 소량의 독성을 포함하고 있어 썩어도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동의보감’에서는 가죽나물의 효능에 대해 정혈, 지혈, 소염, 지사, 부인병, 몽정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실제 열을 내려주고 습을 제거하며 항균작용이 있음이 연구진들의 실험을 통해 통해 밝혀진 바 있다. 특히 내부 장기의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고 관절염과 요도염, 장염 등의 질환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가죽나물은 체내 노폐물과 독소를 외부로 배출시키는 해독작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세먼지와 황사 등 체내로 유입되는 각종 유해물질을 체외로 배출하고, 각종 비타민 성분은 체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계호 스님이 면역력을 높여주는 사찰음식으로 가죽나물을 이용한 가죽전을 추천한 이유다.

가죽전을 만들기 위해 가죽나물과 밀가루, 홍고추, 소금, 식용유를 준비한다. 연한 가죽나무 순을 깨끗이 씻어 소쿠리에 받혀 물기를 제거한다. 홍고추도 미리 채 썰어 준비해 놓는다. 소금으로 밑간한 밀가루에 물을 조금씩 추가하며 전을 하기에 적당한 묽기로 반죽을 만든다. 먼저 밀가루를 가죽나물에 묻힌 후 다시 반죽에 적신다. 데워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이 묻은 가죽나물을 팬에 올린 다음 홍고추를 고명으로 얹어 노릇하게 부친다. 조금 더 건강을 생각한다면 일반 소금보다 죽염을 추천한다.

계호 스님은 “가죽나물은 파처럼 알싸하게 매운 냄새가 나고 비릿한 향도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가죽나물을 활용한 전과 부각은 누구나 거부감 없이 좋아한다”며 “2013년 진관사를 방문한 미국의 영화배우 리차드 기어 가족도 가죽나물 부각을 최고의 맛이라고 찬사했고, 다른 외국인들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바이러스와 세균으로부터 면역력을 높여주는 최고의 식재료인 가죽나물로 코로나19를 지혜롭게 극복하자”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계호 스님은
진관사 산사음식연구소를 설립해 사찰음식 대중화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G20세계종교지도자, 주한대사부인 가든클럽, 한반도평화기원 주한대사 초청행사, 프랑스 국무장관 초청행사 등 수년간 국가와 종단 주요행사에서 사찰음식으로 만찬을 선보였다. 백악관 전 주방장 샘 카스, 뉴욕 미쉐린 3스타 에릭 리퍼트, 세계 톱3 셰프로 뽑힌 덴마크 르네 레드제피 등 세계 유명 셰프들이 찾아와 사찰음식 조리법을 배웠다. 2017년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으로 지정됐다.

 

[1540호 / 2020년 6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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