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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을 높이는 사찰음식] 적문 스님 ‘엄나무순 밀전병 무침’

꼬들쌉쌀 개두릅, 밀전병 더해 맛·영양 UP

면역력 높이는 사포닌 인삼에 비해 10~15배 많이 함유
반드시 삶아서 식용…쌈채소·무침·튀김으로 활용 가능

엄나무순 밀전병 무침. 수도사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제철 채소를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인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법보신문은 사찰음식의 대가로 알려진 여섯 명의 스님에게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사찰음식’을 주제로 각각 한 가지 음식을 추천받아 소개한다. 편집자

적문 스님은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 가운데 유일한 비구스님이다. 중앙승가대 학인시절 학보사 기자로 사찰음식문화를 취재하다 사찰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고, 사찰음식의 연구와 기록, 전수를 위해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원까지 설립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적문 스님이 소개한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사찰음식은 ‘엄나무순 밀전병 무침’이다.

개두릅이라는 별명을 가진 엄나무순은 식용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약성을 지녀 한방약재로도 널리 사용된다. 독성은 없지만 서늘한 성질에 맛은 쓰고 아리며 특유의 향을 가지고 있어 식용으로 이용할 때는 삶아 데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봄에 돋아나는 새순이 굳어지기 전에 채취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낸 후 찬물에 씻어 순해지면 무침나물로 이용하거나 밀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겨내도 좋다. 꼬들꼬들하고 사각거리는 식감과 쌉싸름한 맛에 삶아진 순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쌈채소로도 일품이다. 엄나무순을 데친 상태로 냉동 보관하면 연중 그 맛을 즐길 수 있다. 

한방에서는 강장, 해열, 당뇨, 피로회복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엄나무를 “허리와 다리를 쓰지 못하고 마비되는 것을 예방하고 이질, 곽란, 옴, 버짐, 눈에 핏발이 서는 것 등을 치료하며 중풍을 없앤다”고 소개한다. 그만큼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특히 면역력을 높이고 항암작용을 하는 사포닌이 인삼과 비교했을 때 10~15배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간 기능을 회복하고 몸의 독소를 배출하는 데 탁월하며, 혈중지질을 낮추고 신장을 튼튼히 하는 섬유질, 인, 칼슘, 비타민 등도 풍부하다. 

또 다른 주재료인 밀은 이뇨작용이 뛰어나 각종 성인병의 주된 원인이 되는 염분과 노폐물 등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또 몸의 열기를 빼내 염증을 가라앉히고, 독기를 제거해주며, 혈류 개선 및 혈액 순환을 돕는다. 이밖에 밀의 주성분인 단백질과 식이섬유, 글루텐은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고 신장 기능을 강화시켜 신진대사에 도움을 준다. 초조함, 우울증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엄나무순 밀전병 무침은 먼저 깨끗이 씻은 엄나무순을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짝 데친 후 소쿠리에 두어 물기를 뺀다. 이어 밀전병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에 물, 식용유, 소금을 약간씩 넣고 오래 저어 끈기가 나도록 걸쭉하게 반죽한다. 달궈진 팬에 식용유를 얇게 두르고 걸쭉한 밀가루 반죽을 얇게 부쳐낸다. 부쳐진 밀전병이 식으면 가로 1cm, 세로 10cm 길이로 자른다. 넓은 그릇에 엄나무순과 밀전병을 넣고 고추장, 청장, 참깨, 식초를 적당히 넣어 무치면 된다. 

스님이 추천한 엄나무순 밀전병 무침은 행자시절 추억이 깃든 음식이기도 하다. 스님은 열 살 때부터 고향인 완도 남망산 중턱에 자리 잡은 불로사에서 생활했다. 유난히 배고팠던 시절, 고추장 종지 하나 들고 남망산을 올랐다. 우연히 엄나무를 발견했고 막 돋아난 새순을 따 생으로 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복통과 설사로 된통 고생을 해야 했다. 며칠 뒤 어른스님이 “엄나무순은 생으로 먹으면 탈이 난다”며 살짝 데치고 거기에 밀전병을 함께 무쳐 주었다. 

적문 스님은 “맛은 물론 면역력을 증장시켜주는 엄나무순 밀전병 무침을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에게 적극 권해드린다”며 “다만 데쳐낸 엄나무순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두통, 설사, 가슴 두근거림과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적문 스님은
중앙승가대 시절 학보사 기자로 사찰음식문화를 취재하면서 사찰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03년 틱낫한 스님 방한 당시 사찰음식 공양을 담당했다. ‘전통사찰음식이 현대인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전통사찰음식’ 저술에 이어 ‘적문스님 사찰음식 이야기’를 1년간 연재하기도 했다. 1993년부터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원 소장으로 재직하며 30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2019년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으로 지정됐다. 

 

[1540호 / 2020년 6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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