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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 스님, 선문헌 금자탑 ‘정법안장’ 3·4권 역주

  • 교학
  • 입력 2020.06.18 11:55
  • 수정 2020.06.19 09:56
  • 호수 1542
  • 댓글 0

총장 퇴임 후 위원회 구성해 진행
법어 출처 밝히고 최대한 쉽게 번역

'역주 정법안장 강의' 3·4권
'역주 정법안장 강의' 3·4권

선학 연구자는 물론 선수행자의 필독서로 꼽히는 일본 조동종 개산조 도겐 스님(1200~1253)의 ‘정법안장(正法眼藏)’ 3·4권이 우리말로 번역됐다.

동국대 명예교수 보광 스님은 32년간 동국대 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정법안장’을 대학원 석·박사 과정 교재로 선택해 역주와 번역, 강의했던 내용을 책으로 묶은 ‘역주 정법안장 강의’ 3·4권을 펴냈다. 2000년 6월에 1권을, 2012년 6월에 2권을 각각 출판한지 8년만이다.

세계적인 선학 연구의 텍스트로 유명한 ‘정법안장’은 도겐 스님이 중국 송나라로 건너가 천동여정 선사로부터 깨달음을 얻고 귀국한 후 22년간 써내려간 필생의 역작이다. 13세기 송나라 선원의 수행방법과 의식, 청규, 사원가람배치, 생활상 등 불교의 모습을 생생히 전해주는 ‘정법안장’ 전 95권은 일본 조동종의 성전으로 받들어질 뿐 아니라 일본인이 쓴 가장 심원한 사상체계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법안장’이란 말은 선이 추구하는 불도의 바른 안목에 대한 깨달음, 또는 선종이 다른 종파와 다른 바르고 핵심적인 진리의 안목을 설한다는 자각을 표현하는 용어이다. 선을 중심으로 불교의 종합적인 체계 확립을 시도하고 있는 ‘정법안장’은 일본뿐 아니라 동아시아 선가에서도 선수행자들이 스스로 깨달음을 점검할 수 있는 나침반으로 여겨져 왔다. 참선납자들에게 책을 못 보게 했던 성철 스님이 유일하게 일본어까지 공부하면서 보도록 권유했던 책이 ‘정법안장’이다. 서옹 스님을 비롯한 많은 큰스님들이 ‘정법안장’을 수행자 지도와 제접에 크게 활용했으며, 법정 스님도 이 책이 한글로 나오기를 학수고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보광 스님은 지난해 동국대 총장 퇴임 후 곧바로 ‘역주 정법안장 강의’ 편찬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1년간 매주 편찬위원회를 열어 윤독과 교정, 증의, 색인 등 과정을 거쳐 이번에 3권과 4권을 한꺼번에 출판했다. 3권은 18 ‘심불가득’권에서 24 ‘불교’권까지, 4권은 25 ‘신통’권에서 30 ‘행지(하)’권까지 각각 수록했다. 여기에는 덕산선감이 용담숭신을 찾아가던 중 떡 파는 노인을 만나 ‘금강경’의 심불가득(心不可得) 구절에서 답을 못해 망신당했다는 이야기와 관련해 노파가 도인이 아니며 덕산도 용담 문하에서 오랫동안 지도를 받지 않아 거칠어졌다는 등 새로운 해석이 돋보인다. 또 ‘정법안장’의 명작이라는 ‘고경(古鏡)’에서는 거울을 소재로 아주 오랜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도록 선각자의 세계가 전개되고 있음을 감동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특히 선에서 흔히 교외별전을 말하지만 이는 사견(邪見)으로 석존이 불법 아닌 것을 가르쳤을 리가 없으므로 석존이 말한 것이 바로 정전(正傳)이라고 지적하는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저자인 보광 스님은 “‘정법안장’은 언설과 마음까지 초월하는 결과물이자 불립문자의 이치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선문헌의 금자탑”이라며 “이번 역주에서는 도겐 스님의 법어에 나오는 출처를 자세히 밝히고 번역도 최대한 쉽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각권 3만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42호 / 2020년 6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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