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찾아온 시는 나의 모든 것을 변화시켰습니다. 나의 첫 시집도 어떤 이에게는 등대의 작은 빛이 되기를 서원합니다.”
장애불자들의 모임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가 최근 발간한 감성시집 ‘등대’의 주인공 홍현승 시인은 “등대의 아주 작은 빛처럼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은 보리수아래가 장애인 포교 활성화를 위해 발간한 감성시집 시리즈 중 하나다.
보리수아래는 어려운 여건 하에 있는 장애시인들의 작품활동을 도와 작가로 성장하게 하고, 작가 본인에게는 자긍심과 역량을 강화함은 물론 창작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롭게 다지기 위해 발간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홍현승 시인 시집에 앞서 성인제, 이경남 회원의 시집이 발간됐다.
홍 시인은 지난 10년의 기록 중 50여편을 골라 이번 시집에 담았다. “아직도 글을 쓰는 나 자신이 낯설 때가 있다”는 그는 “글이 나를 선택해 줘 고맙고, 더불어 그 글들의 뿌리가 되어 준 모든 분들과 존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공모전에 도전, 법보신문 사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수기는 뇌성소아마비 장애인으로서 장애에 대한 편견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과정을 담담하게 녹여내 큰 감동을 줬다. 또한 지난해에는 불교활동가지원기금운영위원회가 선정하는 불교활동가로 선정되는 등 불교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홍 시인은 “장애로 인해 상처 받을 때도 있었지만 보리수아래를 만난 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진정한 불교를 알아가고 있다”며 “장애에 대한 이해 부족과 편견의 개선을 발원하며 주변의 격려와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IT업계에 취업하는 겹경사를 맞은 홍 시인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활동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일도, 글도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44호 / 2020년 7월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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