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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생활 100일 동안 바뀐 특별한 마음관찰 기록

  • 불서
  • 입력 2020.07.27 13:35
  • 호수 1547
  • 댓글 0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 신민정 지음 / 북로그컴퍼니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현대인들 가운데 과중한 업무와 틀어진 인간관계 때문에 몸과 마음도 지칠 대로 지친 이들이 적지 않다. 모든 걸 다 바치며 일했다고 자부했던 곳에서 나의 가치를 부정당했다고 느낀 순간, 같은 꿈을 꾸던 소중한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사라진 순간, 소외와 고립을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에 대한 미움과 분노, 꿈과 목표의 상실, 육체적 질병과 마음의 상처로 얼룩진 하루하루는 지옥과 다르지 않다. 

서른한 살 직장인 신민정도 그랬다. 그렇게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과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때 평소 인연 있던 심리학과 교수님 추천으로 절을 찾았다. 불자도 아니고 종교도 없었던 그는, 단지 방전되고 시들어가는 자신을 살리기 위해 절에 들어갔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그곳에서 “오로지 나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며 나를 관찰하고 탐구했다. 나에게 왜 이런 불행이 찾아왔을까? 무엇 때문에 이토록 괴로울까? 나는 언제 행복한가? 내가 진정 원하는 건 무엇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으며 관심과 돌봄을 오직 자신에게만 향하도록 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는 100일 간 절에 머물면서 자신이 배우고 느낀 것들, 가졌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일자별로 기록했다. 그리고 이 책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에 그 기록을 다듬어 옮겼다.

그가 왜 절을 찾았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스님은 100일간 머무를 것을 제안한데 이어, 먼저 1만 배를 하도록 했다. 그렇게 만 배를 시작해 절반쯤 했을 때, 괜찮은 조건의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이런 기회가 다시 찾아올까?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일까?” 등 절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이런 저런 고민에 빠진 자신을 발견한 그는 과감하게 제안을 거부했다. 

만 배를 마치고 절 생활을 이어가면서 ‘법화경’을 강독했다. 그러면서도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과 ‘텅 비어 있는데 꽉 찬 기분’ 등 부정과 긍정의 마음이 교차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100일 동안 ‘음식을 대하는 자세’ ‘몰입의 힘’ ‘웃음’ ‘진정한 소확행’ ‘몸으로 하는 마음공부’ ‘몸은 치장하면서 마음을 돌보지 않는 삶’ ‘침묵이 바로 나를 살리는 묘약’ ‘존재에 대한 주목’ 등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됐고, “오늘이 나의 미래”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저자는 100일 동안 5만 배의 절을 하고, 경전 30회독을 하며 무려 21,540페이지를 읽었고, 1000시간을 수행하면서 그 수치 이상으로 보고 듣고 배우고 느꼈다. 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어느새 고통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다.

그렇다고 삶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다. 서른셋이 된 지금 그는 회사와 집을 오가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오늘을 가볍게 살아가는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저자가 100일 동안 절에 살면서 기록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마음관찰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행복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만날 수 있다. 1만48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47호 / 2020년 7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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