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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사 영산회상도, 해외 유랑 66년 만에 귀향

  • 성보
  • 입력 2020.07.29 17:47
  • 수정 2020.07.29 19:06
  • 호수 1548
  • 댓글 0

7월29일, 인천공항 통해 도착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 입고
8월 말, 환수 고불식서 공개
9월20일, 신흥사서 수륙재도

6·25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유출됐던 설악산 신흥사(주지 지혜 스님)의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신흥사 영산회상도 1폭과 시왕도 2폭이 7월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을 통해 미국에서 국내로 돌아왔다. 앞서 조계종(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6월25일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LA카운티박물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해당 불화들이 사찰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합의한바 있다.

돌아온 불화들은 2년에 걸쳐 이들을 복원하는 데 힘쓴 박지선 용인대 교수가 전통방식으로 직접 제작한 목함에 담겨 하늘을 날아왔다. 그 무게가 1.6톤에 달한다. 화물터미널에 직접 나가 불화를 맞이한 조계종 총무국장 지상 스님과 문화국장 법성 스님은 현장에서 반야심경 봉독으로 예를 올리고 성보의 환지본처를 축하했다.

불화들은 이후 무진동 차량으로 옮겨져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 도착했다. 이어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입고된 불화는 8월 말 봉행 예정인 환수 고불식에서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불화들은 1954년 6월까지 각각 신흥사 극락전과 명부전에 봉안됐다가 같은 해 6~10월 사이 속초지역 철수하던 미국 군인들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행방을 알 수 없다가 2007년 LA카운티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돼 2010~11년 2년에 걸쳐 복원됐다.

신흥사 영산회상도 현재 모습. 335.2 × 406.4cm
신흥사 영산회상도. 335.2 × 406.4cm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설한 법회 모습을 그린 불화다. 1755년 가로 4.064m, 세로 3.353m의 초대형 불화로 조성됐다. 강원도에서 현존하는 후불화 가운데 제작 시기가 이를 뿐 아니라 불화의 규격과 화격(畫格)에 있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귀중한 가치를 지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영산회상도와 함께 돌아온 시왕도는 명부에서 죽은 자의 죄업을 심판하는 10명의 대왕을 그려 명부전에 모셨던 불화로 1798년 제작됐다.

신흥사 시왕도.
신흥사 시왕도.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환수는 조계종의 환수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성보 문화재 환수를 위한 조계종의 다양한 노력뿐 아니라 사단법인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이사장 이상래)를 비롯해 지자체와 NGO 등이 협력해 일군 결과이기에 더욱 뜻깊다. 또 심하게 훼손됐던 ‘영산회상도’를 복원하는데 수년간 힘을 아끼지 않은 전문가들의 노력과 미국 LA카운티미술관의 한국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보존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흥사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영산회상도 환수 협상을 이끌어왔던 지상 스님은 “이번 환수는 약탈 문화재 이양이 소장 박물관과의 협의 하에 선의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의미가 크다”며 “양국 간의 상호 이해로 혼란기를 틈타 무단 반출됐던 소중한 성보가 환수된 만큼 다른 문화재들을 회수하는데도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사는 9월20일 경내에서 수륙재를 봉행할 계획이다. 수륙재 이후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당분간 신흥사 유물기념관에 보관되며 이후 새로 짓게 되는 전각에 모셔질 예정이다.

인천=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48호 / 2020년 8월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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