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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바람결 따라 다시 돌아오소서”

  • 교계
  • 입력 2020.08.31 11:13
  • 수정 2020.09.01 16:36
  • 호수 1552
  • 댓글 0

전 태고종 종정 혜초당 덕영대종사 영결·다비식
8월30일, 선암사서 태고종 종단장으로 봉행

태고종 종정 17·18·19세를 역임한 혜초당 덕영 대종사 영결식과 다비식이 순천 선암사에서 거행됐다.

혜초당 덕영 대종사 장의위원회는 8월30일 순천 선암사에서 ‘혜초당 덕영 대종사 영결식 및 다비식’을 봉행했다. 태고종 종단장으로 진행된 영결식은 명종, 개식, 삼귀의례, 영결법요, 행장소개, 육성법문근청, 열반송 봉독, 영결사, 추도사, 조사, 헌화 및 분향, 문도대표 인사, 사홍서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가운데 선암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진행된 영결식에는 태고종 종정 지허, 총무원장 호명, 원로의장 도광, 중앙종회의장 법담, 호법원장 지현 스님 등 종단 집행부 주요 소임자들과 선암사 방장 지암, 선암사 주지 시각, 각 지역종무원장 스님 등이 참석했다.

영결사하는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영결사하는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영결사에서 “아무리 생사가 여일하고 거래(去來)가 따로 없다고는 하지만 스님을 떠나보내는 후학들은 그 슬픈 마음을 가눌 길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하며 “스님께서는 동진출가하신 이래 칠십여 년의 수행참구를 통해 상생화합과 원융의 덕화를 몸소 보이셨다”고 추모했다.

원로의장 도광 스님 역시 추도사를 통해 “스님이 주석하심으로 선암사가 위엄이 있었고, 스님이 계심으로서 종조의 종지종품이 가볍지 않았다”며 “지금 선암사 도량엔 종도의 슬픔과 그리움이 가득하니 부디 태고의 바람결 따라 어서 돌아오시길 바란다”며 스님의 속환사바를 염원했다.

중앙종회의장 법담 스님은 조사에서 “민족이 서로 갈라지고 불제자가 백안으로 외면하는 전란과 법난의 가운데 오직 청정함으로 다투는 중생으로 하여금 가야할 바른길을 열어보시다 이제 편안 모습으로 회향하시니 이제는 무엇으로 깊은 은혜 갚으리까”며 스님의 생전을 회상했다.

호법원장 지현 스님 또한 “평생을 수행으로 일관하시고 크나큰 덕화(德化)를 베푸셨던 큰스님 저희 후학들이 종단을 올바르게 호지 못하여 큰스님을 만년에 편히 모시지 못한 죄를 깊이 참회하며 어리석고 부족한 저희들이 큰스님께서 늘 하명하신 종단의 안정과 화합의 가르침에 함께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원행 스님은 부회장 홍파 스님이 대독한 조사에서 “대중을 교화하고 사회를 선도하시니 그 덕화는 도솔천에까지 미쳤고 태고종 종정으로 세 차례나 추대되시니 종도와 사부대중의 사표가 되셨다”며 “참으로 우리 치문(淄門)에 수많은 선지식이 계셨으나 스님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긴 어른은 흔치 않았다”고 추모했다.

덕암 회상 문회 회장 혜일 스님은 사형인 혜초 스님의 열반 소식에 “청천벽력과 같은 심정이었다”며 “사형님이 다정한 눈빛과 단아한 미소는 햇살로 바람으로 꽃으로 화하여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그리움을 전했다.

조사에 이어 헌향과 분향을 마치고 법구는 위패와 영정, 만장을 앞세운 가운데 승선교를 건너 다비장으로 이운됐다. 연화대에 안치된 법구는 20여 스님들의 거화와 300여 스님들의 염불성 속에 사바의 마지막 흔적마저 지운 채 사대로 돌아갔다.

[본 영상은 불영TV에서 촬영, 제공합니다. 바로가기http://bytv.kr/]
 

태고종 종정 17·18·19세를 역임한 혜초 스님은 1932년 경남 진양에서 태어나 1945년 진주 청곡사에서 청봉(靑峰)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49년 해인사 강원 대교과를 수료하고 1956년 해인대학(현 경남대학) 종교학과, 1960년 일본 임제대학(현 하나조노대학) 선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과 2004년 불이성 법륜사 주지를 두 번 역임한 혜초 스님은 1988년 한국불교포교사 협회장으로 취임해 포교활동 및 수행정진에 진력한 데 이어 1993년 2월부터 5월까지 미국 뉴욕 전등사 초청법사로 초대돼 미국 전역에서 순회포교 활동을 펼쳤다. 한국불교를 지속적으로 서구사회에 알리고 후학 양성 및 태고종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에 대통령 동백상 훈장을 받기도 했다. 또 태고종 중앙종회의원, 태고종 사회부장, 포교원장, 부원장, 총무원장을 역임했으며, 2004년 6월 덕암 스님의 뒤를 이어 제17세 종정에 추대됐다.

8월26일 밤12시 선암사 무우전에서 세납 89세, 법납 75세로 원적에 들었다.

순천=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552호 / 2020년 9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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