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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는 부모 마음

기자명 희유 스님

선망부모 위해 기도로 조상 천도
지극지정성하면 원하는 바 이뤄
기도 집중할 수 있도록 정진해야

긴 코로나19 상황이 우리들을 힘들게 하는 것도 모자라 폭염에 이어 태풍까지 고난의 연속입니다. 그간 우리들이 너무 환경을 함부로 사용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고 앞으로는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삶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행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어느 보살님이 “스님~” 하면서 저를 불러 세웁니다. 걸음을 멈추고 “네, 무슨 일이신지요?”를 물었습니다. 보살님은 기도를 여기저기 올려도 되냐고 질문을 하십니다. 봉은사와 조계사에 아들 대학합격기도를 올려놓았는데 그러고도 불안해서 또 다른 곳에 기도를 올리려는데 몰라서 물어본다는 거였습니다. “기도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좋지 않겠냐”고 답을 하였더니 근처에 사찰을 물어봅니다. 해서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일러 주고 복지관으로 돌아온 일이 있습니다. 

부모 마음이 그런 것인가 봅니다. 자식들을 위해 무엇이던지 더 해 주고픈 마음,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우란분절인 백중은 부처님 제자인 목련존자가 당신의 어머니를 위해 천도재를 한 날로 기억하고 계실 테지요. 이날 각 사찰에서는 조상 천도를 합니다. 정성으로 선망부모님들을 위해 기도하고 회향을 합니다. 요즘은 제사를 모시기 싫어 개종을 하는 일들이 왕왕 있습니다. 자신의 뿌리인 조상을 기리는 날을 부정한다는 것은 곧 자신도 부정하는 꼴인데,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우리들의 뿌리인 조상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은 참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마다 명절에는 공동 차례를 마련해 제사를 모시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차례를 지냅니다. 공동 차례에서 술 한 잔을 따르시고는 흐느껴 우시는 어르신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서 ‘이렇게라도 차례를 모시게 해드리는 일을 중단해서는 안되겠구나’를 느끼게 됩니다. 

요즘엔 각 사찰에서 공동 차례를 모시니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사찰 합동차례에 동참을 하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우란분절 기도동참으로 선망부모님을 위한 합동천도재를 올리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더 나을 테니 말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요즘은 코로나19로 사찰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습니다. 온라인을 통하여 기도를 함께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더욱 조심해야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다니시는 사찰스님에게 안부 전화도 하고 조상님을 위한 우란분절 기도도 동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희유 스님

`법구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복을 받아야 할 사람이 불행에 빠지는 것은 그 선행의 열매가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의 열매가 무르익으면 반드시 그 복을 받는다”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이 기도할 때는 지극지정성으로 해야 하는데 정말 우리들은 오롯이 집중하면서 기도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음과 정성으로 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기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단히 정진하고 또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와 무더위가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지만 나부터 먼저 생활방역수칙을 잘 지켜 나간다면 코로나19로부터 우리 모두가 안전한 그날이 하루 빨리 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날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성불하세요.

희유 스님 서울노인복지센터 시설장 mudra99@hanmail.net

 

[1551호 / 2020년 9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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