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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사, 14년 만에 다시 열린 ‘우란분절 사은법회’

  • 교계
  • 입력 2020.09.02 16:42
  • 수정 2020.09.02 17:13
  • 호수 1552
  • 댓글 0

9월2일 백중회향 맞아 선원·학림·소임 스님 50명에 대중공양
신도회 제안으로 가사불사 전통에 공승재 더해 2000년 첫 법회
“신심·원력 결집된 전통 계승해 포교 원동력으로 정착시킬 것”

하안거기간 수행 정진한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동시에 모든 스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특별한 우란분절 행사가 남양주 봉선사에서 14년 만에 다시 봉행됐다.

조계종 25교구본사 봉선사(주지 초격 스님)는 우란분절(백중)인 9월2일 경내 청풍루에서 ‘제8회 사은법회’를 봉행했다. 사은법회에서는 봉선사 보림선원에서 하안거를 마친 수좌스님 10명을 포함해 능엄학림 학인과 강사스님, 사중 소임자스님 등 50여명의 스님들이 신도들로부터 공양을 받았다. 신도들은 백중 49일기도기간 동안 정성껏 이어온 선망부모 천도기도를 회향하며 하안거를 해제하는 스님들뿐 아니라 백중 기도를 함께 이끌어준 모든 사중스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공양물에 올렸다.

이날 법회는 우란분절 49일 기도를 회향하는 기도법회와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사은법회로 구성됐다. 사은법회에서는 사부대중이 함께 ‘우란분경’을 독송한 후 신도들이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신도대표가 사은례를 독송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수칙이 철저히 준수되는 가운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법당 출입 인원도 제한됐다. 법당에 들어오지 못한 불자들은 법당 밖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신도들은 사은례에서 “고해중생이 괴로운 이생 길목에서 헤맬 때 스님들의 감로법문이 광명의 등불이 되어주셨다”며 “그 크신 위신력으로 저희의 선망부모, 형제, 자매, 질손 영가는 극락세계에 왕생하시고, 현세 부모님은 백년이 평안하시며, 저희는 어두운 마음이 밝어지고 막혔던 장애가 소멸되어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며 삼보의 은혜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신도들은 “스님들의 가르침을 명심 또 명심하여 저희도 부처됨을 소망하고 작은 일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발우인 우란분에 담겨 스님들에게 올려진 공양물은 신도회에서 준비한 물품 외에도 개별 신도들의 동참으로 마련됐다. 신도들은 각자 정성껏 준비한 공양물을 인연 있는 스님들의 우란분에 직접 넣어 공양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법당 출입 인원이 제한됐다. 법당에 들어오지 못한 불자들은 법당 밖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스님들은 ‘우란분경’을 합송하며 공양의 공덕을 찬탄했다. 

공양을 받은 봉선사 회주 밀운 스님은 법어를 통해 신도들의 공덕을 치하하며 “오늘 공양을 받으며 내가 이 공양을 받을 만한 공덕이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며 “스님들 모두 더욱 정진해 공양에 부끄럽지 않은 수행자가 되길 바란다”는 당부로 하안거 해제법어를 대신했다.

봉선사 사은법회는 지난 2000년 처음 봉행됐다. 1971년부터 사중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우란분절 가사불사의 전통에 더해 사중의 모든 스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공승재 형태의 공양을 올리고 싶다는 당시 김순경 봉선사신도회 총회장과 조관음행 신도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봉선사 신도회는 이후 7년간 매년 우란분절에 맞춰 사은법회를 봉행했다. 하지만 종단이 의제통일을 위해 2006년 가사원을 설립, 개별사찰에서의 가사불사가 사라지게 되면서 가사불사와 공승재의 의미를 함께 담아 진행했던 사은법회도 2006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불자들로부터 공양받은 가사를 수하는 스님들.
신도들은 사은례를 통해 스님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봉행된 사은법회는 2006년 마지막 봉행된 사은법회의 명맥을 잇는다는 의미를 살려 ‘제8회 우란분절 사은법회’로 명명됐다. 2000년 첫 사은법회 봉행 당시 신도회 총무소임을 맡고 있었던 이도피안 봉선사신도회장은 “오늘 우란분절을 맞이해 위로는 삼보님의 은혜와 선망부모님의 은혜, 그리고 현세 부모님의 은혜에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을 올린다”며 “사은법회는 2500년 전 부처님 당시 대목건련존자의 효성과 수행법을 되살린 불자들의 정성스러운 실천불교행”이라고 사은법회의 의미를 되살렸다.

김순경 전 봉선사신도회 총회장은 “봉선사 우란분절 사은법회의 참뜻은 중생에게 광명의 등불이 되어주신 삼보의 은혜와 선망부모의 은혜를 비롯한 모든 인연에 대한 은혜에 보은하려는 실천수행”이라며 “2006년 마지막 사은법회를 봉행한 후 14년이 지난 오늘 제8회 우란분절 사은법회가 다시 봉행되니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봉선사 주지 초격 스님.

주지 초격 스님은 “1971년부터 이어졌던 가사불사의 역사와 2000년부터 7년간 봉행됐던 사은법회의 전통을 이어 오늘 14년 만에 제8회 우란분절 사은법회를 봉행하게 됐다”며 “당시 백중을 앞두고 한 달여 동안 정성껏 가시를 짓던 불자님들의 정성과 신심은 봉선사의 오늘을 있게 한 아름다운 전통이자 계승해야할 역사인 만큼 사은법회를 오늘에 되살려 ‘모든 가족의 불자화, 불교생활화, 포교사화’라는 봉선사의 원력을 실천해나가는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남양주=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552호 / 2020년 9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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