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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리더, 정도 걷는 원행 스님 지지한다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0.09.14 11:29
  • 호수 1553
  • 댓글 0

법보신문 ‘36대 총무원 집행부 2주년 성과와 과제’ 설문조사 결과는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종무행정에 대한 종단 리더들의 중간평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의미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승려복지’와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탄력을 받아 당초 예상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과제도 안게 됐다. 학인 수 감소에 따른 기본교육기관 조정 결단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다.


‘출가인구 감소’ ‘승려의 고령화’는 자연스레 스님들의 노후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는데, 원행 스님도 승려복지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일찌감치 직시했다. 총무원장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승가복지가 실현 되어야 승가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일성이 방증한다. 노후소득보장 방안으로 국민연금제도를 활용하는 등 실질적인 복지제도를 안착해 갔다.  

2019년 2월 종단 지도자 포럼에서 승려복지 본인기본부담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안정적 복지기금 확보를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지만 종도로서의 소속감을 고취시키자는데 방점을 찍은 제도였다. 하지만 “종단이 책임진다 해놓고 왜 본인에게 일부를 부담시키느냐?”는 반대 여론도 만만찮을 것임이 예견된 사안이었다. 

수용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취임 3개월에 접어든 총무원장이 결정 하기란 녹록치 않았다. 그럼에도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수용에 무게를 두었고, 그해 9월 제도 도입을 결의함과 동시에 공청회를 거쳐 11월 승려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중앙종회는 지체 없이 개정안을 의결했다. 

올해 7월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한 달 만에 스님 83%가 가입했다. 놀라운 성과다. 이것은 승려복지에 목말라 있는 종도들의 마음을 적확히 통찰하며 강단 있는 행정을 집행한 결과다. 아울러 교구본사 차원의 승려복지 추진과도 맞물려 시너지 효과는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단 숙원 불사 중 하나가 시원스레 풀려가는 듯하다. 중앙종회의원과 전국비구니회 집행부가 ‘승려복지 자부담시행’을 가장 잘한 일로 평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교구본사주지 스님들은 가장 잘한 일로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꼽았다. 총무원장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불사여서만은 아니다. 각각의 불사에 동감하기 때문이다. 

2019년 4월 백만원력 결집 선포식을 통해 전한 4대 불사는 ‘인도 부다가야 한국사찰 건립’ ‘종단 요양원 및 요양병원 설립’ ‘계룡대 영외법당 불사’ ‘경주 남산 열암곡의 통일신라 마애불 일으켜 세우기’였다. 하나하나 모두 의미 있는 불사지만 엄청난 재정 투입이 전제된 불사이기에 ‘진행 자체도 힘겨울 것’이라는 깊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교구본사, 신행단체 등 사부대중의 보시 행렬은 지금도 줄을 잇고 있다. 선포 8개월 만인 12월 설매·연취 보살은 인도 부다가야 내 한국사찰 건립에 써달라며 50억원을 희사했다.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적극 동참하는 이유가 궁금한데 설문조사 결과가 실마리를 제공한다. “종단의 백년대계를 위해 십시일반 동참해야 한다.” “한국불교의 저력을 보여주는 일이다.” 사부대중 각자 내면 깊숙이 응축된 ‘불자의 힘’을 표출시켜 종단 차원의 대작불사 결실을 맺어 보기 위함이다. 이것은 종단 혼란으로 실추된 불교위상을 다시 세워 보려는, 불자로서의 자부심과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의지이다.

승가교육체계 개선을 위한 시급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9%가 ‘기본교육기관 조정’을 선택했다. 뒤를 이은 ‘출가학교 운영’은 28.2%에 그쳤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기본교육기관으로 지정된 승가대학은 최소 정원을 채우기에도 급급하다. 올해 1월 기준으로는 14개 승가대학 가운데 학년 당 10명 총 40명을 채운 곳은 2곳에 불과했고, 총 학인수가 10명도 안 되는 사찰승가대학이 3곳이나 있었을 정도다. 

해마다 출가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 수급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해결책도 많지 않다. 단 몇 개의 사찰승가대학으로 통합하거나, 중앙승가대학으로 단일화하는 것이다. 종무행정 차원의 결단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문조사 결과는 교육원은 물론 총무원도 이 난제를 푸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관련 사찰의 합의·지지를 한없이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전국비구니회 종법기구화, 사회약자 대변, 통일 로드맵 구성 등의 주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 2년의 행보처럼 정도를 걷는다면 종도들은 현 집행부를 적극 지지할 것이다. 

 

[1553호 / 2020년 9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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