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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출가자’와 ‘참선정진’

기자명 선응 스님

생사를 벗고 번뇌 끊기 위함이 출가

승은 붓다제자로 공경 받는 분
출가 공덕은 허공과 같이 자재
적정처에서 선정삼매를 익히고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56장에서 “‘출가인’이 외전을 익히는 것은 마치 칼로 진흙을 베는 것과 같아서, 진흙은 쓸 곳이 없는데 칼만 저절로 상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는 용수(150~250)의 ‘대지도론’에서 “‘계’를 수지하지 않는 사람은 영리한 지혜가 있을 지라도 ‘세상의 일’을 ‘경영’해서 여러 가지 ‘생업’의 일을 구하려고 한다. 지혜의 뿌리가 점차 둔해지는 것이 마치 예리한 칼로 진흙을 베는 ‘도공’과 같이 둔한 그릇만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이다.

제바(提婆, Āryadeva, 170~270)의 ‘백론’에서 ‘내도’는 불교도고, ‘외도’는 ‘연기‧공‧무자성’의 법성을 알지 못해서 ‘상(相, nimita)’을 집착하는 논사들로 인도 ‘6파 철학’이다. 길장(549~623)이 ‘중론‧백론‧십이문론’의 각 주석에서 중국 공자(孔丘, BCE. 551~479)의 ‘5상(常)과 노자(BCE. 6c)의 ‘청담사상’으로 불교를 해석한 초기 중국불교논사들을 ‘사견(邪見, mithyā-dṛṣṭi)’으로 논파했다. 

해석하시길 “(법화경) 문 밖 장자의 아들이 도리어 불난 집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은 장자의 아들이 걸식하는 것처럼 본래 청정한 ‘진여 법성’을 갖춘 부처님인데도 스스로 중생의 오욕락으로 고통을 겪고, ‘불난 집’에서 노는 아이들 같이 ‘탐‧진‧치’에 빠져 ‘재물‧성욕‧음식‧명예‧장수’를 즐겨서 윤회하는 것을 말한다. 

57장은 지현(智賢, 12세기)의 ‘치문경훈’에서 “출가해서 ‘승려’가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겠는가? 안일함을 구하는 것이 아니며, 따뜻하고 배부름을 구하는 것도 아니며, 영리와 명예를 구하는 것도 아니다. ‘생사’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며, ‘번뇌’를 끊기 위함이고, 부처님의 ‘혜명’을 잇기 위함이며, ‘삼계(욕계‧색계‧무색계)의 중생’을 제도해서 해탈하게 하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출가’란 ‘유마경’에서 “위가 없는 바른 깨달음의 마음이 곧 출가다”라고 하며, ‘석씨요람’에서 “‘대비바사론’에서 ‘집’은 번뇌의 인연이고, ‘출가’란 누적된 번뇌가 멸한 것으로 ‘원리(遠離)’다”고 하며, ‘반야심경’에서 “보살의 길은 멀리 전도된 몽상을 떠나서 ‘열반’을 얻는다”고 한 것이다. 

초기 율전에서 ‘승(僧 Saṃgha)’이란 좋고 적절한 방법으로 실천하는 붓다 제자로서 ‘공양과 공경을 받는 분’이다. 부모와 스승의 승인이 있어야 하며, 전염병이나 빚이 없고 전과나 정신적 병이 없어야 한다. ‘대승본생심관경’에서 “출가 공덕은 허공과 같이 자재하다. 재가인은 탐욕이 바다를 채울 수 없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라고 하니, ‘삼계(trayo-dhātu)’는 생명의 원동력, 욕망으로 사는 6도(지옥‧아귀‧축생‧인간‧천도‧아수라)의 ‘욕계(kāma-dhātu)’와 지‧수‧화‧풍의 ‘색계(rūpa-dhātu)’와 허공과 같은 ‘4선정’으로 체득하는 ‘무색계(arūpa-dhātu)’다. 평하시다. “하늘을 뚫는 ‘대장부’의 기상이라고 하겠다.” 출가자가 ‘깨달음’과 ‘중생제도’ ‘자리이타’의 마음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58장은 “부처님께서 설하시기를, ‘무상’의 불이 모든 세간을 태운다고 하시고, (치문경훈) 중생은 고통의 불이 사면(동‧서‧남‧북)에서 한꺼번에 타오른다고 하며, (대지도론) 모든 번뇌의 도적이 항상 엿보아 사람을 죽이려고 한다. (불유교경) 도인은 스스로 경계해서 깨달아야 하니 마치 머리위의 불을 끄는 것과 같이하라고 하셨다”이다. ‘불유교경’은 ‘불수반열반략설교계경’이고, 5세기 후진구자국의 ‘구마라집(344~413)’이 번역하였으며, ‘사십이장경’과 ‘위산경책’과 함께 ‘선종’에서는 중요한 경전이다. ‘3계’가 오직 ‘마음’이니 출가인은 적정처에서 ‘선정삼매’를 익힐 것을 강조했다. 평하시다. “‘몸’에는 ‘생노병사’가 있고, ‘세계’는 ‘성주괴공’이 있으며, ‘마음’에는 ‘생주이멸’이 있으니, 이것은 ‘무상’한 고해의 불이 사면에서 함께 타는 것이다. 삼가 참구하는 ‘현인’에게 말하니 세월을 헛되이 지내지 말라!” 

붓다는 ‘나’와 ‘나의 대상’은 영원하지 않고 고통으로 존재한다. 근원이 ‘공’한 줄 알면 ‘나’에 대한 집착과 ‘대상’에 대한 갈애를 떠나서 해탈한다는 것을 깨닫고 전하셨다. 참선자는 ‘바른 깨달음’을 향해 정진해야 한다.

선응 스님 동국대 불교학 박사 sarvajna@naver.com

 

[1553호 / 2020년 9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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