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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사각지대 티베트난민에 마스크·진단키트 지원 시급”

  • 인터뷰
  • 입력 2020.09.17 17:22
  • 수정 2020.09.17 18:46
  • 호수 1554
  • 댓글 0

티베트난민돕기 개인전 개최한 여수 석천사 진옥 스님
6개월여 앞당겨 전시…수익금 전액 방역물품 지원에 사용
“확산세 심각 지원 미룰 수 없어…노스님들 감염 막아야”

티베트난민 돕기 개인전을 개최한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 스님.

“인도 정부가 사실상 코로나19 방역을 포기한 상태에서 이방인이나 다를 바 없는 티베트난민들은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특히 티베트사찰의 노스님들에게 코로나19가 확산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습니다. 최대한 빨리 확진자를 찾아내고 환자들을 격리·치료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들이 확보·운영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지원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20여 년간 티베트난민 지원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여수 석천사 진옥 스님이 서둘러 서울 전시회를 개최한 이유다. 9월16~22일 서울 경인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진옥 스님의 두 번째 개인전 ‘선·열반의 노래’는 예정보다 반년 가까이 앞당겨 열렸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최소한의 방역물품 구입과 치료시설 지원을 위한 비용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스님은 전시회의 수익금 전액을 인도 북부 다람살라와 남부 몽콧에 위치하고 있는 티베트 난민촌과 사찰의 코로나19 방역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방역과 치료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된 인도에서 티베트난민들은 감염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을 뿐 아니라 최소한의 치료조차 받기 어렵다”고 지적한 진옥 스님은 “마스크와 코로나 진단키트, 방호복 등 최소한의 방역물품만 있어도 티베트 난민촌과 사찰의 감염 확산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티베트사찰의 경우 외부인들과의 교류가 많지 않은 덕에 확진자를 초기에 찾아내고 적절한 격리와 치료만 이뤄진다면 스님들을 코로나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진옥 스님은 데퐁·세라·간덴사 등 티베트 사찰의 스님 17000여 명을 통함 2만여 명의 티베트 난민들이 정착한 몽콧지역에 초등학교를 임대, 200여개의 병상을 마련하고 사찰과 난민촌에서 발생한 확진자에 대한 격리·치료를 지원했다. 또 지역 병원과도 협조해 결핵병동을 코로나 중증환자 병동으로 활용, 집중치료를 진행한 결과 17명의 중증환자 가운데 7명이 완치판결을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 몽콧지역의 티베트난민촌에서는 코로나19관련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진옥 스님의 지원으로 인도 티베트 난민촌과 사찰에서 코로나 검사가 진행됐다.

진옥 스님은 올해 초 다람살라와 몽콧 지역에 마스크 구입비용 6000만원을 긴급 지원한데 이어 부처님오신날 이후에는 불자들의 등값과 ·보시금을 모두 모아 2억4000여 만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또 티베트망명정부를 통해 티베트난민들을 위한 긴급생활지원자금 6000여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티베트난민들은 중국의 눈치를 보는 국가와 기업들로 인해 늘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도 티베트난민들을 위한 지원에는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염병의 위협과 그로인해 생활고에 처해있는 이들을 정치적인 이유로 돕지 못한다면 종교와 종교인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이들에게는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할 뿐입니다.”

워킹스루 검사 부스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는 티베트 스님들.

스님은 이번 전시에 도자기, 서예, 미술 등 8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림을 배운 적도 없고 전문가도 아니지만 십시일반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게 작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어 매일매일 꾸준하게 작업한 결과물”이라고 작품들을 소개한 진옥 스님은 “국내 사정도 여의치 않다며 전시회를 말리는 분들도 있었지만 지금 돕지 못하면 내일 그들은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다. 적든 많든 정성이 모아지는 데로 그들을 돕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554호 / 2020년 9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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