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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코끼리 조련사 빳사를 교화하다

좋은 벗은 수행의 절반이 아닌 전부

코끼리를 조련하는 뺏사에게
네 종류 인간에 대해 가르쳐
사귀어야 하는 좋은 벗이란
감각기관 잘 제어하는 사람

살다보면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어떤 만남은 끔찍한 기억이 되어 상처로 남기도 하고, 어떤 만남은 좋은 기억이 되어 삶의 양식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부처님은 언제나 선한 벗(kusala mitta)을 사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 ‘담마빠다(법구경)’에서는 “악한 친구들을 가까이하지 말고, 비열한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말라. 덕 있는 친구들(mitte kalyāṇe)을 가까이하고, 최상의 사람들을 가까이 하라”(78게송)라는 말씀이 전한다. 그 외에도 덕 있는 자, 선한 자를 벗으로 삼으라는 말씀이 수없이 나온다. ‘상윳따니까야’에서는 “좋은 벗은 수행의 절반이 아니라 전부이다”라는 말씀을 하실 만큼, 사람을 사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맛지마니까야’에 ‘깐다라까의 경’이 있다. 이 경에 등장하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코끼리 조련사 뻿사(Pessa)이다. 뻿사에게 부처님은 네 종류의 인간에 대한 가르침을 주신다. 

[붓다] 뻿사여, 세상에서 어떤 사람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수행을 실천합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수행을 실천합니다. 어떤 사람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수행을 실천하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수행을 실천합니다. 어떤 사람은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수행을 실천하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 수행을 실천합니다. 그는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아서 지금 여기서 탐욕이 없고 열반에 들어서 청량하고 행복을 경험하고, 가장 뛰어난 존재로 스스로 지냅니다. 뻿사여, 이들 네 종류 인간 가운데 어떤 인간이 그대의 마음에 듭니까?
[뻿사] 세존이시여, 저는 네 번째 사람이 마음에 듭니다.
[붓다] 뻿사여, 무엇 때문에 세 종류의 인간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뻿사] 세 종류의 사람들은 즐거움을 바라고 괴로움을 싫어하면서도 스스로를 괴롭히고 학대하거나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학대하거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학대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MN.I, p.341)

경전에서는 네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내용을 요약하면 첫 번째 사람은 고행을 실천하는 자이고, 두 번째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잔인한 일을 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세 번째 사람은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많은 생명을 해치고, 또 사람들에게 시키는 것을 말하고, 네 번째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사실 이러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삶에서 엉뚱한 일로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본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자신을 극한의 상황으로 모는 사람들이 있다. 한편으로 다른 사람에게 못된 일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에서 비난할 만한 일을 시키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본다. 또한 자신에게 이익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생명을 해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기도 한다. 

건강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뻿사와 같이 이 세 종류의 인간 모두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뻿사는 ‘사람들은 즐거움을 바라고 괴로움을 싫어하면서’라는 전제를 갖고 말을 하고 있다. 이것이 건강한 상식이다. 그리고 즐거움은 무엇이고, 괴로움은 무엇인지를 바르게 아는 것이 또한 상식일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그것에 집착하고 욕심을 부리면 그것이 괴로움으로 변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우리의 여섯 감각기관을 올바르게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여섯 감각기관을 잘 지키는 방식은 자신의 모든 행동과 말에 대해 명확히 아는 것과 계율의 준수로 이루어진다. 

결국 우리가 좋은 벗과 사귄다는 것은 도덕적 원리를 잘 지키는 사람이며, 감각기관을 잘 수호하는 사람과 가까이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진정한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뻿사는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 올바른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를 알고, 기뻐하며 돌아갔다.

이필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 nikaya@naver.com

 

[1554호 / 2020년 9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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