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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명예’와 ‘이익’을 탐하지 말라

기자명 선응 스님

이익 구함은 업의 불길에 장작 더하기

거칠고 부패한 색‧성‧향‧미‧촉‧법
모두 불을 치성하게 하는 도구
명예와 이익이 있는 수행자는
풀 옷을 입은 야인보다 못할 뿐

59장은 “세상의 헛된 명예를 탐하는 것은 헛된 기교로 형색만 수고롭고, 경영해서 세상의 이익을 구하는 것은 ‘업’의 불길에 장작을 더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요동(了童, 16세기)의 ‘사십이장경주’이다. 

‘사십이장경’에서 “사람이 명예를 구하는 것은 마치 향을 태워서 향을 맡게 하는 것과 같이 ‘참된 길을’ 지키지 않고 명예를 탐하는 것이므로 재앙이 되어 후회하게 된다”고 했다. ‘불유교경’에서도 “계를 수지해서 청정한 자는 판매하거나 무역하고 밭과 집에서 가축을 기르고 사람을 부리고 재물을 축적하는 일들을 멀리 떠나야 한다. 마치 불구덩이를 피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서산대사는 “‘세상의 헛된 명예를 탐하는 것’은 어떤 이의 시에서 ‘기러기 하늘 끝으로 날아갔지만 자취는 모래에 남아 있고, 사람이 죽은 후에 이름은 집에 있다’고 하였고, ‘경영해서 세상의 이익을 구하는 것’은 나은(羅隱, 833~909)의 ‘영봉시’에서 ‘백가지 꽃을 찾아 꿀을 모은 후에 수고로움을 알지 못하는 누구를 위한 단 맛인가?’하였다. ‘공로가 헛되다는 것’은 얼음을 깨서 조각해도 쓸모없는 기교이고, ‘업의 불에 장작을 더한다는 것’은 거칠고 부패한 ‘색‧성‧향‧미‧촉‧법’은 모두 불을 치성하게는 도구다”라고 해석했다. 

사람이 ‘명예’가 있어도 ‘가문’에 이름만 남아서 공허하다. 나은의 시에서 “평지와 협곡을 논하지 말라. 한정 없는 바람과 빛으로 다 덮여있다”고 한 후구는 단 맛은 쓴 고통으로부터 생하지만 다 남을 위한 일로서 세상의 ‘오욕(재‧색‧식‧명‧수)’을 위해서 기꺼이 인고하는 것이 헛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법화경’에서 ‘3계(욕계‧색계‧무색계)’가 불타는 집과 같으니 경계를 집착하거나 애착하지 말고 오직 ‘삼승’, ‘성문‧벽지‧불승’을 증득해야 한다고 설한 것이다.

60장은 “‘명예’와 ‘이익’이 있는 ‘납자’는 풀 옷 입은 ‘야인’보다 못하다”이다. ‘납자’란 송나라 황정견(黃庭堅, 1045~1105)의 ‘송밀로주오봉’에서 “물가 숲 아래에서 ‘납자’를 만나니 ‘동서남북’이 도량이구나”라고 한 것으로, ‘선종’에서는 ‘참선수행자’가 ‘명리’를 탐한다면 ‘떠도는 사람’보다 못한 것을 말한다. 즉, “‘금륜’에 침 뱉고 ‘설산’에 들어간 것은 천 ‘세존’도 바꾸지 않는 ‘궤칙’이다. 말세에 ‘양의 몸에 호랑이 가죽’의 무리가 염치를 모르고 풍조를 바라며 세력을 따라 은밀하게 아첨하고 총애를 취하니, 오호라!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궤칙’은 어떤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일과 이치이고, ‘염치’는 ‘회남자·태족훈’에서 ‘예의와 의리가 없는 일’이다. ‘금륜’이란 고봉(1238~1295)의 ‘선요’에서 세계(동서남북)를 통치하는 전륜성왕(Cakravarti-rājan)으로 ‘불교를 전법한 왕(Aśoka)’이다. 세존(Bhagavat)은 ‘사십이장경’에서 ‘3계에서 홀로 존귀한 분’이고, 법장(643∼712)의 ‘탐현기’에서는 ‘모든 ‘탐진치’가 없고, 32상과 지혜와 방편을 구족해서 중생을 감화하기에 찬탄하고 공양을 받는 분’이라고 한다. ‘양질호피’는 양웅(揚雄, BCE. 53~18)의 ‘법언‧오자’의 내용이다. 여기서는 내면에 ‘명리’를 탐하는 마음으로 겉모습만 ‘세존’의 제자인 것을 말한다. 해석하시다. “마음이 세상의 영리에 오염된 자는 권력에 아부하고 세상의 일을 따라서 허리를 굽히고 빨리 걸으니 도리어 세속 사람이 비웃는다. 이 ‘납자’의 ‘양의 몸(내면)’은 많은 행이 증명한다. ‘장자’의 내용으로 결론한다.” 

‘풍진’은 세상의 일들에 휘말리는 것이고, ‘장자(莊子, BCE. 369~286)’의 고사에서, 중국 상(商, BCE. 1600~1046)대 은나라 주왕(紂王, BCE. ?~1046)이 충신을 죽이고 간신을 따르기 때문에 숙부인 비간(比干, BCE. 11c)이 충고하니 “성인의 심장에는 구멍이 일곱 개나 있다고 들었다. 진짜 그런지 확인하겠다”며 비간의 심장을 꺼내도록 했다. 중국에서 비간은 문장과 재물을 관장하는 ‘문곡성’으로 기리고 있다. 세속의 ‘의리’를 논해도 왕위를 버리고 깨달았던 ‘붓다’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 된 까닭을 증명한 일이다.

선응 스님 동국대 불교학 박사 sarvajna@naver.com
 

[1554호 / 2020년 9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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