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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더 돋보이는 사찰들 있다

  • 교계
  • 입력 2020.10.06 16:02
  • 수정 2020.10.08 17:38
  • 호수 1556
  • 댓글 2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정운 스님 분석
코로나 대비한 불교계 모범사례 조사
종식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 행동해야
불교르네상스 만들 수 있는 중요시점

세계보건기구(WHO) 이사회가 10월5일 개최한 코로나 대책회의에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담당 사무차장은 “세계 인구의 약 10%가 코로나19에 걸렸을 수 있다”며 “(나머지) 90%는 여전히 코로나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알려진 전 세계 누적확진자 수보다 20배 많은 수치로 인류가 여전히 심각한 바이러스 위험에 놓여있음을 시사한다. 세상은 포스트 코로나에 맞춰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정운 스님이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불교계 모범 사례를 조사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행법(行法)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님은 동국대 종학연구소(소장 정도 스님)에서 10월15일 열리는 세미나에 앞서 ‘포스트 코로나, 불교 포교의 변환에 대한 소고’ 논문을 공개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포교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불교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 가지로 유형으로 나눠졌다. 첫 번째,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며 포교와 신행에 별도의 준비를 시도하지 않는 사찰, 두 번째,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점차 온라인 법회를 준비하는 사찰, 세 번째,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온라인 법회를 시행하고 사찰운영을 구조조정한 사찰이다. 정운 스님은 이 중 ‘세번째,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온라인 법회를 시행하고 사찰운영을 구조조정한 사찰’을 조명하고, 모범 사례 일부를 소개했다.

정운 스님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한 불교계 모범 사례로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서울 봉은사’ ‘고양 흥국사’ ‘대구 대관음사’ ‘오대산 사자암’ ‘무여 스님’ ‘원용 스님’ ‘조계사 청년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을 꼽았다.

정운 스님이 모범 사례로 꼽은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유튜브 채널. 주지 자우 스님이 일요법회에서 법문을 하고 있으며, 신도들은 실시간 채팅방에서 도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측 상단 메모는 법문에 대한 신도의 질문이다.

먼저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주지 자우 스님)은 소통하는 온라인 법회를 시도했다. 법회 상황을 단순히 생중계하는 게 아니라, 신도 이름을 부르며 실시간 댓글로 질의응답을 하는 등 소통을 강조했다. 비로자나국제선원 스트리밍 법회는 서울권을 너머 외국, 지방 등에 머무는 신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코로나19 확산에도 순항하고 있다. 연로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신도는 집이나 병원에서 법문을 들을 수 있다. 법회 후, 신도 관리도 확실했다. 신도가 법문을 듣고 궁금했던 내용을 댓글로 남기면 주지스님이 직접 전화로 상담을 해주는 방식이다. 신도들이 서로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온라인으로 마련됐다. 자우 스님은 네이버 밴드를 활용해 매일 경전에 나오는 명상관련 문구를 올린다. 이를 본 신도들은 도반들과 함께 수행담과 정을 나눈다.

봉은사 원명 스님이 지장재일 천도재에서 법문을 하고 있다. 신도들은 실시간 채팅방에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화엄성중' '관세음보살' 등으로 댓글을 남기며 법회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대한불교조계종봉은사' 캡쳐
봉은사 원명 스님이 지장재일 천도재에서 법문을 하고 있다. 신도들은 실시간 채팅방에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화엄성중' '관세음보살' 등으로 댓글을 남기며 법회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대한불교조계종봉은사' 캡쳐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 스님)는 연간 기도회원제를 도입했다. 1년 기도비를 선납하면 봉축기도부터 출가·열반기도, 안거기도, 입춘, 칠석, 신중기도, 생전예수재 등 13가지 기도법회에 자유롭게 동참할 수 있다. 회원제 가입신도는 서래원(불교용품점), 연회다원(전통차체험관)에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점심공양권 24장, 종일주차 6장 등이 제공돼 인기를 끌고 있다. 회원제 가입신도를 위한 주지스님의 특별법문도 이어진다. 봉은사는 각 법회를 진행할 때, 경내 법왕루 당우에서 신도회원 명단을 띄우고 참여를 못할 경우 개별 연락으로 피드백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기도 동참 장려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사찰에 대한 신도들의 소속감이 상당부분 증가했다는 평가다.

대관음사 주지 우학 스님이 한국불교대학 유튜브불교대학 멤버십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한국불교대학 유튜브불교대학' 캡쳐

대구 대관음사(주지 우학 스님)는 5년 전부터 온라인 포교에 발을 내디뎠다. 채널 ‘한국불교대학 유튜브불교대학’은 구독자 4만63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영상 ‘우학 스님 금강경 독송’은 95만4200회를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멤버십 서비스를 개설해 온라인 법문에 주력하고 있다. 20분 내외 법문이 주 2회 정기적으로 업로드 된다. 유튜브 가입절차에 따라 결제한 후, 담당자에게 연락하면 우학 스님의 ‘새로운 불교공부’ ‘무일 불교의법’ 두 권의 책이 무료로 배송된다.

강원 월정사 중대 사자암에서 업장소멸기도를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다. 중대 사자암 외관과 내부전경을 동시에 비춰 현장감을 살렸다. 신도들은 '기도 모양' 이모티콘과 댓글로 기도에 동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중대적멸보궁TV*실시간보궁기도' 캡쳐

강원도 오대산 사자암(주지 해여 스님)은 채널 ‘중대 적멸보궁 TV’를 개설해 오전 3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적멸보궁 법당 내·외부를 생중계한다. 신도는 시간이 날 때, 유튜브 채널에 접속하면 기도에 참여할 수 있다. 법당이 고스란히 내 손안에 들어온 것이다. 주지 해여 스님은 최근 BTN과의 인터뷰에서 “연령층 높은 불자에게 온라인 법회 시스템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중대 적멸보궁TV는 시대에 맞춰 법을 전하는 중요한 방편”이라며 “중대 적멸보궁TV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신도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여 스님이 경북 문경 김룡사를 방문해 사찰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스님은 실시간 채팅방에 직접 참여해 신도들의 물음에 빠르게 답변했다. 일부 신도들은 무여 스님을 후원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유튜브 채널 '무여스님TV' 캡쳐

사찰을 너머, 개인 활동에도 주목했다. 정운 스님은 사계절 자연이 담긴 사찰에서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는 채널 ‘무여스님TV’를 소개했다. 유튜버 무여 스님은 콘텐츠 개발부터 기획, 편집 등 모든 작업을 홀로 진행하고 있다. 구독자 수는 1만7000여명이며 영상 ‘무여 스님과 함께 하는 사찰여행-(정암사)’ 편은 조회수 29만1800여회를 기록했다. 고양 흥국사 주지 원용 스님도 ‘사이버법당’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스님은 흥국사 전경을 가상현실, 증강현실로 만들고 이를 결합해 열반한 큰스님이 법문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구현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운 스님은 ‘BTN 특별생방송’ ‘군법당 온라인법회’ 등을 소개했다. 특히 ‘조계사청년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온라인 콘텐츠를 소개하며 “젊은 감각으로 만들어져 이해하기 쉽고 친근했다”고 평가했다.

미래지향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스님은 포스트 코로나에 적합한 불교 행법(行法)을 모색하며 역증상연(逆增上緣, 어려운 고비를 겪으며 더 분발하는 인연으로 삼는다)을 인용했다. 이어 ‘시대 코드에 맞도록 현대적인 다르마 개발하기’ ‘염불의 현대화’ ‘간경·독경과 불서의 만남’ ‘기존 법회 형식에서 탈피하라’ 등에 초점을 맞춰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포교 방식에 대해 조언했다. 또 ‘시대에 맞는 승려상’이 그려진 ‘증일아함경’ ‘잡아함경’ ‘열반경’ ‘법화경’ ‘유마경’ 등 경전을 통해 "시대를 활용하는 무주심(無住心) 실천이야 말로 보살행자로서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운 스님은 ‘온라인 소통을 통한 신도간 연대감 형성’ ‘멤버십 운영제도 등 사찰 운영방식 변화’ ‘현대인 눈높이에 맞는 기도·명상법 보급’ ‘승려와 사찰의 적극적인 포스트 코로나 대응’ 등을 꼽으며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삼아 불교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정주연 인턴기자 jeongjy@beopbo.com

[1556호 / 2020년 10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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