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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시주의 은혜’와 ‘출가자의 도안’

기자명 선응 스님

출가자는 항상 경각심으로 수행하라

털 쓰고 뿔 있는 것 알려 하면
헛되이 신도의 보시를 받는 자
보시받을 때 화살받듯 하란 건
불도를 상실할까 염려한 경책

63장은 “그러므로 설하기를, ‘털을 쓰고 뿔이 있는 것’을 알려고 하면 지금 헛되이 신도의 보시를 받는 자이다. 어떤 사람은 배고프지 않아도 먹고 춥지 않아도 입으니 이것은 진실로 어떤 마음인가. 모두 눈앞의 즐거움이 문득 이 몸 후의 고통인 줄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이다. ‘털을 쓰고 뿔이 있다’는 것은 ‘치문‧법창(11c)’에서 ‘항상 어지럽게 지배할 일을 찾는 것’이라고 하고, ‘전등록’은 ‘스승의 궤칙을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하며, ‘임제어록’에서는 “그대가 만일 생각마다 마음을 쉴 수 없으면 문득 다른 ‘어리석음’의 나무에 올라가서 ‘지옥‧아귀‧축생‧인도‧천도‧아수라’와 ‘태‧란‧습‧화’에 들어가서 털을 쓰고 뿔을 단다”고 했다.

해석하시길 “‘대지도론’에 ‘어떤 도인이 다섯 알의 좁쌀로 소의 몸을 받아 태어나 근육과 뼈로써 배상하고 죽어서는 가죽과 살로써 갚았다’는 것은 믿음의 보시를 헛되이 받는 과보가 메아리와 같이 상응한다”고 했다. 이것은 석존(BCE.6c)의 십대제자 중에 ‘지계제일’인 ‘교범파제(Gavampati)’ 내용이다. ‘바라나시’의 상인계급으로(유부파승사), 야사(Yasa)와 함께 ‘모든 무상한 생멸의 법은 생멸이 멸하면 적멸해서 열반이 된다’는 게송을 듣고 출가하여 ‘아라한과’를 증득했다(‘잡보장경’).

음식을 되새김하는 습관이 있었으므로 ‘소’를 관련해서 ‘우파리’로 한역되었고, 항상 천상에 있었으므로 부처님의 입멸을 볼 수 없었으며, 스스로 ‘화광삼매’에서 입적했다(생경). ‘율장’에 ‘사문이 벼를 한 움큼 쥐고 감탄했는데 천둥번개를 만난’ 일화와, ‘좁쌀 5알을 떨어뜨려 노동과 고기로 갚은’ 일화다.

64장은 “그러므로 ‘뜨거운 철로 몸을 감을지언정 신심 있는 사람의 ‘옷’을 받지 않고, 쇳물을 입에 부을지언정 신심 있은 사람의 ‘음식’을 받지 않으며, 쇳물에 몸을 던질지언정 신심 있는 사람의 ‘거주처’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이다. 이 내용은 ‘잡아함경‧대적유경’ 등에서 보살이 계율을 지키기를 서원하는 내용이다.

다시 해석하길, “‘범망경’에 파계한 몸으로 신심 있는 사람의 여러 가지 공양과 여러 가지 보시한 물건을 받아서는 안 된다. 보살이 만일 이 발원을 하지 않으면 ‘경구죄’가 된다하였다”고 했다. 법장(643~712)의 ‘범망경보살계본소’에서 “‘바라이’의 중죄를 범하지 않았지만, 청정한 행을 오염시키는 ‘48경구죄’가 있다”고 한 것이다. 가볍게 범한 마음이 ‘중죄’의 근원이 되는 것을 말한다.

65장에서는 “그러므로 ‘도인’은 먹을 때에 독을 먹는 것과 같이 하고, 보시를 받을 때에 화살을 받는 것과 같이 하여, 후한 공양과 듣기 좋은 말은 ‘도인’이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다. 이 내용은 ‘치문‧자수심(?~1131)소참’의 내용이다.

해석하기를 “음식 먹는 것을 마치 독을 먹는 것처럼 하라는 것은 ‘도안(눈‧천안‧혜안‧법안‧불안)’을 상실할까 염려한 것이다. 보시 받기를 화살에 맞는 것처럼 한다는 것은 ‘도과(불도)’를 상실할까 염려한 것이다”라고 했다. ‘도과’란 ‘법화경·약초유품’에서 “모든 세상은 견고하지 못하고 거품과 같으니 싫어서 떠나는 마음을 생해서 3명(천안‧숙명‧누진)과 8해탈(안과 밖의 물질에 대해서 해탈하여, 몸으로 청정함을 증득하고 공과 의식의 가변 없는 대상과 생각이 없으며 없는 것도 아닌 ‘멸진정’을 몸으로 체득해서 해탈한 상태)을 증득한다”고 한 것이다.

66장에서 요약하길 “그러므로 ‘도’를 닦는 사람은 칼을 가는 한 덩어리 숫돌과도 같아서 장씨도 와서 갈고 이씨도 와서 갈고 가니, 다른 사람의 칼은 예리해지지만 자신의 돌은 점차 소멸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돌에 갈러 오지 않는다고 싫어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치문‧자수심선사’ 내용이다. ‘참선자’가 ‘시비‧분별’의 일을 하는 것은 ‘도안’만 상한다. 평하길 “이와 같은 ‘도인’은 평생 향하는 것이 오직 따뜻하고 배부른데 있다”고 한 것은 ‘출가자’는 안주하지 말고 ‘경각심’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응 스님 동국대 불교학 박사 sarvajna@naver.com

 

[1556호 / 2020년 10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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